송민성의 우등생보다 스마텔리트(Smart+Elite)

   
 

10대 청소년들은 마치 럭비공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종잡을 수 없다고들 하는데요. 청소년들에 대해 건강하고 착하며 활달한 모습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연상하는 분들도 있고, 반면에 제멋대로이고 무책임하며 불안정한 모습 같은 부정적인 측면을 연상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청소년에 관한 어느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특징 5가지를 '이기적이다, 버릇없다, 즉흥적이다, 주의가 산만하다, 솔직하다' 순으로 꼽았다고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청소년이라면 설문결과에 다소 의아해 할 수 있지만, 기성세대가 10대 청소년의 이미지를 어떻게 연상하는지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의 이러한 특징들은 학부모나 선생님이 훈육해야 할 소재이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아이들과 언쟁의 원인이 될 수 있을 텐데요. 특히, 학부모의 경우 자녀와의 갈등상황이나 언쟁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난감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부모-자녀와의 관계는 교사-학생의 관계와는 달리 매우 사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신의 욕구나 불만을 더 부정적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권위나 사랑으로 해결하려 해도 아이는 더욱 삐딱하게 행동하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는 등 더 악화되어 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 자녀들과의 언쟁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몇 가지 기술들을 소개합니다.

첫째, 고함과 욕설보다 낮은 목소리와 정돈된 어휘로 
내 자식인데 뭐 어때? 부모가 돼서 이 정도 말도 못 하나? 하는 생각에서 자녀에게 할 말 못할 말로 훈계하는 방식은 오히려 더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고함과 욕설은 사실 자녀를 설득하는 데 효과를 발휘하기보다, 자신의 화를 해소하는 데 효과를 주기 때문인데요. 내가 아주 많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표현하면, 아이들이 더 자극 받고 개선되겠지 하는 착각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함과 욕설에 노출된 아이들은 반발심에 문제행동을 더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이가 막무가내로 짜증내고 버릇없는 언사를 하더라도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와 표정, 그리고 정돈된 어휘를 단호하게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둘째, 자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해보자
언쟁은 양쪽 모두가 상대방에게 주장을 하는 말싸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싸움은 분노와 비난, 협박 등의 공격행위를 동반하게 됩니다. 우습게도 언쟁이 진행될수록 감정싸움에 치우쳐져 정작 왜 싸웠는지 잊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녀가 흥분해서 주장할 때는 같이 흥분하지 말고, 오히려 더 할 말이 없어질 때까지 잘 듣는 태도로 수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고, 또 끝까지 경청해주는 태도는 자녀에겐 가장 존중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존중받는다고 느끼면 부모의 의견도 존중하게 될 테니까요.

셋째, 비꼬거나 비난하지 말자
자녀와의 대화 중 언쟁하는 시간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본다면 매우 놀랄 수 있습니다. 아이와 진정한 교감을 이루는 대화보다, 비난하고 폄하하는 시간의 비중이 높다면 빠른 개선이 필요합니다.

"네가 하는 게 그렇지~뭘!", "너는 어떻게 제대로 하는 게 없니?" 이런 식으로 자녀에게 냉소적인 태도로 인식공격을 반복하게 되면 자존감이 훼손될 뿐만 아니라,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녀를 아무리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져도 비난과 비아냥거림은 아이에게 오해를 안겨줄 수 있으니까요.

"지금 너의 행동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니?" 혹은 "엄마는 너의 행동에 대해 조금 걱정이 돼" 이런 표현방식은 어떨까요?

넷째, 잔소리가 아님을 알리는 코멘트를 해라
훈육을 했지만 자녀의 행동이 잘 교정이 되지 않아 반복해서 훈육을 할 때에는 아이들에게 잔소리로 여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잔소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듣는 사람에게는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준다고 하는데요. 부모의 훈육이 잔소리로 여겨지게 되면 아이가 스스로 개선하는 노력이 감소하고, 실효 없는 언쟁들이 계속 야기되기 쉽습니다.

자녀 훈육 후 "충분히 알아들었을 테니 앞으로 다시는 같은 얘기를 꺼내지 않을 거야. 너도 노력해주기 바란다"는 말로 언쟁을 끝내면 아이에게 이성적으로 강한 호소력을 갖게 됩니다.

다섯째, 주어를 '너' 가 아닌 '나' 로 해라
자녀와의 언쟁을 항상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부모-자녀 대화에서 도피하고 자기주장을 펴지 않는 상태가 더 심각할 수 있는데요. 언쟁을 위험신호나 구조요청을 보내는 것으로 본다면 가족 간의 소통과 교감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언쟁이 시작되면 주로 "너는 왜 그렇게 엄마 말을 안 듣니?" 또는 "너는 게으른 것이 정말 문제야!" 같이 자녀를 중심으로 말하게 되는데, 그런 방법보다는 "엄마는 네가 엄마 말을 무시하는 것 같아 속상해." 혹은 "엄마는 네가 게으른 사람이 될까봐 걱정 된단다."와 같이 나의 감정 상태를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특히, 마음을 잘 열지 않는 자녀의 경우 이 같은 방식이 더욱 필요하겠습니다.

아이들의 학업동기부여나 학업능력향상 그리고 사회성-감성 등의 발달을 위해서는 ‘아이들과의 관계가 어떠한 상태인가’가 매우 중요한 관건입니다. 언쟁과 같은 상황은 양쪽 모두 상당한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이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횟수가 잦아지면 부모-자녀와의 관계가 저해될 정도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잘 설득하여 스스로 개선해 나가게 만들고 싶다면, 성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끈기를 가지고 자녀를 지켜봐 주고 기다려 주면서 리드해 나가는 연습이 필요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글은 <나침반 36.5도> 10월호 [진로탐색] 섹션에 실린 송민성 작가강사 칼럼입니다.

송민성 님은 모티베이터, 작가강사, 교육컨설턴트, CS리더십 전문가, 서울디지털대학교 학생지원팀장으로 일을 하면서 <나침반 36.5도>와의 인연으로 진로교육에도 참여하여 학생과 학부모 강연도 열정을 다해 참여해주고 있습니다.

저서: <비하인 더 커튼(Behind the Curtain)> (연경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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