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대의 예비 수험생 대상 '자기소개서 컨설팅' 행사 <사진 제공=영남대>

학생의 잠재 역량을 꿰뚫어볼 수 있고 진로나 전공에 대한 학생의 진지한 고민이 묻어나 있는 자기소개서는 대입 합격을 부르는 결정적인 무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많은 학생들이 평소에는 자소서 쓰기에 관심이 없다가 입시 시즌이 닥쳐서야 벼락치기로 자소서를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학생들은 자소서를 쓰기 위해 고교 3년을 되돌아보고는 빈약한 활동 내용을 앞에 두고 눈앞이 캄캄해 지기 일쑤이다.

자소서 쓰기는 3학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3학년 때 입시를 앞두고 보다 충실한 자소서를 작성할 수 있으려면 1, 2학년 때부터 꾸준히 자소서를 작성하는 연습을 해두어야 한다. 자소서를 작성하는 방법 상의 훈련뿐 아니라, 자소서를 작성하면서 자신의 고교생활을 근본적으로 살펴보며 문제가 있으면 시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는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자소서를 쓰게 되면 학생부에 이미 기록돼 있는 활동을 반복적이고 평면적으로 단순 서술하게 돼 학생만의 특징을 발견하기가 매우 힘들다. 그렇지만 몇번 반복해 작성하다 보면 고민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묻어나게 된다.

자소서는 기본적으로 학생부에서 빠진 내용을 적어 어필할 수 있으므로 의미 있는 내용을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작성한다면 학생부를 확실하게 보완해 주는 장점이 있다. 

자소서는 공통문항 3개와 대학이 별도로 요구하는 자율문항 1개 등 총 4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통문항 1번은 학교생활기록부 중 수상경력,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독서활동 및 동아리활동 상황 등을 참조하여 작성한다.

공통문항 2번을 작성할 때는 학교생활기록부 항목 중 창의적 체험활동 상황의 동아리활동, 자율활동, 봉사활동과 독서 상황 및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을 참조한다.

3번 문항은 학교생활기록부 중 봉사활동,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등 창의적 체험활동상황과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 등을 참조하여 작성하도록 한다.

자소서는 학생만의 특별한 경험을 통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발전을 이루었는지가 판단의 중요한 요소가 되므로 경험과 과정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

자소서 작성 시 자신의 고교생활에 대한 정리노트를 별도로 갖고 있다면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진로·진학, 전공 등과 관련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활동을 정리노트에 상세히 적어 둔다면 이를 재료로 내실 있는 자소서를 작성할 수 있다.

고교생활 정리노트가 결국 대입 당락의 중요한 키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학생부에 인성과 전공적합성 등이 잘 드러나 있지 않는 경우는 자소서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학생들은 학생부 기록에 대한 책임이 교사에게만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담임 교사, 담당 교과목 교사와 적극적인 관계를 이어가며 자신의 성장과정이 학생부에 오롯이 기입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단순히 친밀한 인간관계를 이어가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학업과 미래 전공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결국은 대학이 원하는 충실한 자소서를 탄생케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서울시교육정보연구원이 제시한 자소서 문항별 작성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 1번 문항 작성 방법

1번 문항은 학생의 학업(지적)역량에 대한 내용이며, 대학에서의 전공과목 수학능력 및 창의적인 인재로서의 발전가능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주요 평가요소로는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경험, 호기심에 대한 해결과정과 태도, 전공분야에 대한 열정과 관심 등이 있다.

이 항목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기록하는 것들을 보면 ‘학교 야간자율학습에 성실히 참여하여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향상시켰다.’ 또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중학교와는 달리 학습내용도 많고 적응을 하지 못하여 1학기 중간고사에 좌절을 하였다가, 오답노트 작성과 EBS 인강학습을 통해 성적을 향상시켰다’ 등이 주로 많이 등장하는 레퍼토리이다.

그러나 ‘독서활동과정에서 호기심을 느껴 좀 더 심화된 독서로 연결되거나’, ‘동아리활동이나 교과학습 시간 중 탐구한 내용에 흥미를 느껴 자율동아리를 조직하여 더 심화된 내용의 탐구활동을 한 내용’ 등 학교 활동 중에서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고 심화학습을 한 경험을 기록하는 것이 학생의 학업역량을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2번 문항 작성 방법

2번 문항은 학생의 교내활동 역량을 평가하는 문항으로, 평가요소로는 교내활동에 대한 충실도와 열정, 지속성, 다양성 및 전공에 대한 몰입도 등이 있다. 이 항목에서 대체로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과 학교 행사 등 자율활동에 참여했던 것들을 기록하는데, 대부분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나와 있는 사실들의 열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2번 문항에서는 학생과 학교 간의 차가 극명하게 벌어진다. 1, 2학년 활동의 구체적인 기록이 남아있는 학생들과 학교단위 우수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학교의 학생들은 2번 문항의 글자수가 넘쳐서 오히려 줄이려고 노력하는 데 반해, 자기기록이 없는 학생들과 학교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학교 학생들은 적을 내용이 부실하다 보니 막연한 형용사적 표현들로 글자수를 채우기에 급급한 경우가 많다.

이 문항에 적을 수 있는 활동 내용은 3개 이내이고 반드시 세 가지를 다 기록할 필요는 없다. 가장 의미가 있고 전공 관련성이 높은 활동의 비중을 높여서 기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활동하게 된 동기와 활동과정, 활동 이후 학생의 변화와 주변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 3번 문항 작성 방법

3번 문항은 학생의 대인관계역량을 평가하는 문항으로 인성, 품성, 자발성, 지속성, 사회성을 평가요소로 두는 인성평가 항목이다. 공동체의식에 포함된 타인에 대한 배려, 나눔의 의미, 협력적 경험,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기록하면 된다.

이 문항에서 학생들은 대체로 봉사활동과 축제, 체육대회 등 학교행사, 학급자치생활 중 발현된 나눔, 갈등 및 문제해결, 리더십 등에 관해 기록을 많이 하는데, 이왕이면 자기가 지원하려고 하는 대학의 인재상과 연관 지어서 기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컨대 연세대는 ‘진리와 자유의 정신을 갖춘 글로벌리더로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 고려대는 ‘성실성, 리더십, 공선사후정신’ 등 인성평가와 관련된 인재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각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상을 고려해서 작성해 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 4번 문항 작성 방법

잘 쓰여진 자소서의 경우에는 학생의 전공이나 진로지향성이 1, 2, 3번 문항에서 잘 드러나지만 대학은 학생들의 지원동기와 전공이해도, 진로계획에 대해 더 구체적인 사실을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4번 문항에서는 지원동기 및 학업, 진로계획을 묻는 경우가 많다.

4번 문항 작성 시 반드시 유의할 점이 있다. 대학이 관심을 갖는 것은 학생이 가지고 있는 막연한 꿈이나 구체적인 직업이 아니라 학생이 대학에서 어떠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어떠한 과정으로 공부하여 앞으로의 진로를 개척할 것인가이다. 그러므로 학생의 뚜렷한 목표의식과 전공에 대한 이해를 반드시 드러내야 하는 문항이다.

지원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의 학과소개나 학과 홈페이지를 통해서 대학 교과과정, 그 학과 졸업생들의 진로상황, 학과교수님들의 연구방향에 대해 알아본다면 도움이 되며 1, 2학년 때 충분한 진로탐색과 전공체험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물론 서울대처럼 4번 문항에 학생에게 영향을 끼친 3권의 책에 대해 기록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학생들의 실질적인 독서력이 학업역량이라고 생각하는 서울대의 인재상이 잘 드러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서울대를 지망하는 1, 2학년 학생들은 독서력을 심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