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학과와 연관된 과목 공부도 놓치지 마세요"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입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본지가 마련한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전남대 화학과 4학년 박현경 씨 <사진=에듀진>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23살 대학교 4학년인 박현경입니다. 목포 혜인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광주광역시 소재의 전남대학교 화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연구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제 선택으로 대학 원서를 모두 화학계열로 지원했는데, 부모님께서 걱정이 많으셨습니다. 부모님은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에 지원하기를 바라셨지만 연구원이 꿈이었기 때문에 자연대학인 화학과에 지원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생물 과목에도 관심이 많아 대학 진학도 생명 관련 학과에 진학할 것으로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화학 공부를 시작하고 흥미를 느끼게 돼 많은 고민과 상담 끝에 화학과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대학에 와서 화학을 전공으로 공부를 해 보니 화학이라는 분야가 생각보다 다양하고 그 특성들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게 맞는 과목들도 있고 정말 이해하기 힘든 과목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고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적성에 맞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석사 학위는 생화학 분야에서 취득하려고 하는데, 생화학이라는 분야가 생물에 많은 관련이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던 공부,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울 수 있고 제 진로에도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 대학생교육기부단 기획관리 회의 <사진=에듀진>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중고등학교 시절 성적은 심화반에 들어가는 정도였습니다.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성적 고민도 했고 외모에 대한 고민도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성격이었습니다. 사람들과 부딪히고 문제를 일으키는 성격은 아니었고 친구들과도 잘 지냈지만 낯을 가리는 성격이 고민이었습니다.

친해지고 나면 잘 지내지만 처음에는 낯을 가리느라 같은 나이임에도 친구들을 많이 어려워하고 먼저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처음 만나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친해지는 성격을 가진 친구들이 가장 부러워서 고쳐야겠다는 생각은 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교생활과 공부만으로도 바쁘고 힘든 시기에 주변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고쳐야겠다고 생각만 할 뿐 고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친구들한테 “나 원래 낯가리는 성격이야”라고 얘기하면 “네가 낯을 가리면 이 세상 사람들 다 낯가리겠다”며 못 믿겠다는 대답이 돌아오지만, 그 당시에는 낯을 가리는 것이 생활하는 데 가장 힘들고 저에게도 큰 고민이었습니다.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내신은 언수외탐 평균 2.4였습니다. 저는 수시 정시 고민하지 않고 수시에만 집중했습니다. 전남대는 학생부전형으로 지원했고 나머지는 논술전형으로 지원했습니다.

학생부전형은 내신과 면접, 최저등급을 보는 전형이었고 논술은 논술시험과 최저등급을 보는 전형이었습니다. 정시는 크게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으로 최저등급을 나오게 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수능 공부를 했습니다.

   
▲ 대학생교육기부단으로 박람회 참가 <사진=에듀진>

외국어는 순식간에 오르는 과목도 아니고 흥미도 없고 자신도 없어서 모의고사 보는 식으로 시간 맞춰 문제풀이만 꾸준히 했습니다.

이과였지만 수능을 크게 준비하지 않는 터라 수리영역도 1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 없이 편한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탐구는 제가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따로 공부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쉬어가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틈틈이 재미있게 공부했습니다. 언어도 원래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매일 정해진 만큼 하다 보니 성적이 오르는 것이 보여 수능 전날까지 꾸준히 공부했습니다.

전남대에는 학생부 전형으로 합격했습니다. 최저등급은 그리 높지 않아 쉽게 통과됐고, 면접에서는 제 학생부를 보시고 질문하시는 것도 있었지만 지원하는 학과에 대한 이해, 기본지식 등을 물어 보셨습니다. “이상기체의 조건 5가지를 말해 보아라”, “펩타이드 결합을 한번 그려 보세요” 같은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저희 때에는 이상기체가 화학2로 분류돼 있어서 대부분은 필수가 아니었고, 제 고등학교 또한 화학2는 과목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와 화학에 관심이 있던 친구들이 모여 화학 선생님께 화학2를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리니 흔쾌히 야자시간 1시간을 빼 따로 수업을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화학에 대해 조금 더 배우고 면접을 봤기 때문에 답변을 더 잘할 수 있었고, 이것이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실험실에서 <사진=에듀진>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대학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대학 진학이라는 것이 앞으로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생각하거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너무 힘들어하고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가볍게 생각해서도 안 되는 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대학도 결국 하나의 과정이고 도전이며, 내가 하고 싶었던 것, 관심 있던 분야에 대해 더 깊이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꼭 전공을 살려 진로를 정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미래에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을 일을 하고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진로에 대한 고민도 더 많이 하게 되고 진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이나 학과를 선택하는 것은 그 과정 중의 하나이니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원하는 대학, 학과를 선택했으면 좋겠습니다.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A. 저는 연구직으로 일을 하고 싶기 때문에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 학위를 취득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학부생이지만 방학 중에는 지도교수님께 가서 대학원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다보면 이론 강의에서는 배울 수 없던 것을 배울 수도 있고, 직접 실험을 하면서 폭넓게 공부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내가 모르는 것이 정말 많았고 앞으로 배워야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느끼고 더 노력하게 돼,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실험실에서 실험하는 것이 학부생활에도 더 긍정적인 영양을 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화학은 생물지식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 생물학과 부전공도 하고 있습니다.
 

   
▲ 전공 공부 스터디 <사진=에듀진>

그리고 전공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학과 내에서 전공스터디 소모임 활동도 했습니다. 스터디 그룹을 짜서 전공 공부를 도움받기도 하고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는 등 전공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활동이었습니다.

3학년 여름방학에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 대학생교육기부단의 기획관리팀으로 대외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어떤 일을 기획하고 단체를 관리하는 것에 늘 흥미가 있었고 아직 생화학 분야의 연구원이라는 조금은 두루뭉술한 진로희망을 갖고 있어서, 제가 좋아하고 흥미 있는 일을 하다 보면 제 진로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하게 됐습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1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하고 행사를 기획하며 친해져 단체 회식도 자주 했습니다. 또 일산에서 열리는 교육기부박람회에 봉사자로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낯을 가리는 제 성격을 고치는 데에도 도움이 됐고 좋은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큰 의미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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