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성의 우등생보다 스마텔리트

   
 

세계적인 명문고교들이 가지는 공통점 중의 하나는 바로 '인성교육'을 다른 모든 교과학습보다 우위에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아무리 우수한 학업성적을 가진 학생이라하더라도 남을 배려하는 인간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학교에서 퇴출시킬 정도로 인성개발을 학교교육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는 모든 학습교과에 인성교육이 통합적으로 녹아 들어가 있고,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 모두가 인성교육의 비전을 다 함께 추구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명문고교들은 인성을 가장 중요한 교육목표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학업성적도 탁월하여 세계적인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실력 있는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 명문고교들의 명성은 단지 인성교육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것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회성, 감성 등을 키워주는 특별한 통합적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해 학생의 학습능력과 학업성과까지 탁월하게 만들어낸다는 점도 그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학교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커 보입니다. 고등학교에서 학생을 유치할 때 과연 성적보다 인성을 더 큰 기준으로 삼을 학교가 얼마나 될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혹은 학교 내 위기의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학교가 얼마나 될지 또한 생각하게 합니다.

명문대 진학률로 명문고가 되는 우리의 사회적 정서는 교육적 측면에서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게 만듭니다. 더욱이 국내 500대 기업에서 채용조건 1위로 '인성'을 꼽고 있는 현실에서는 말이죠.

며칠 전 인성교육 최우수학교로 선정된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를 소개하는 방송을 보았습니다. 역시 통합적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효과는 놀라웠습니다. 입학 경쟁률이 2대 1로 상승하고 취업률도 50%로 뛰었으며, 유명 기능대회의 수상자를 다수 배출하는 성과를 보인 것이죠.

게다가 학교폭력이 0건이라는 점은 믿기 어려웠지만, 학부모, 교사, 학생 900여명이 모여 신뢰와 책임을 연대하는 컨퍼런스를 열고 있다는 사실에서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주의를 끈 것은 그들 모두가 학교를 행복한곳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순히 '인성교육=예절교육'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분이라면, 진정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으로 보여질 것입니다.

그렇지만 인성교육을 학교현장에서 구현하는 것은 사실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몇몇 선생님이 혼자 전담하는 차원의 인성교육을 운영하는 학교라면, 그 효용성과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요.

교육현장에서 임상적으로 축적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교육 선진국들이 꼽은 '인성교육이 잘 되는 학교의 공통점 5가지'를 소개합니다.

어른이 직접 모범적 인성모델이 되어 준다

이것은 인성교육의 핵심이기도 한데요. 윤리, 예절, 사회성-감성 등을 가르치는 것보다, 선생님과 학부모가 어디에서든 일상에서 스스로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것을 말합니다. 인성교육 담당교사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학교의 모든 교사와 학부모들이 미리 연대해서 예외 없이 역할을 수행합니다. 인성은 배워서 향상되지 않고, 모범을 보는 것으로 향상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이것은 학교 전체의 문화를 바꾸는 것이며, 기업의 경우라면 전사적 쇄신과도 같습니다. 그러므로 교사 간의 소통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이 반드시 제공되고 있는 점도 공통적입니다.

학생 간의 유대감과 책임감을 강화시킨다

학생들에게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얘기하고 상호 공유하는 시간을 자주 할애해서 유대감을 높입니다. 자아가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청소년은 불확실한 미래를 혼자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면서 모두 함께 더불어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체 안에 있다는 유대감을 일깨워 줍니다.

또한 이런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수반되는 책임있는 행동덕목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해서,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만듭니다.

토론이나 일기쓰기를 활용한다

윤리적, 도덕적 성찰을 자주 갖게 만드는 것인데요. 학습방해, 폭력사건 등 학교일상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나 드라마나 영화 속의 상황을 주제로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토론과 논쟁을 펼치게 합니다. 서로 다른 입장과 의견을 공유하고, 올바른결론에 도달하는 것을 합의하는 것 등은 매우 강력한 성찰의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전통교육과정을 활용한다

모든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새로운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인성교육 모두를 해결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교적 예의범절 체험 프로그램이나 각 지방의 특색 있는 예절문화 등을 이채롭게 활용해서 흥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다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협력하거나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정기적으로 펼칩니다. 이것은 학교 범위의 인성교육을 실제 사회 단위에서 실현해 보는 좋은 체험이기도 한데요. 학교 밖에서도 모범적인 어른들과 조우하면서, 사회에서도 인성이 똑같이 중요하게 인정받는 덕목이라는 것을 느끼게 만듭니다. 결국 이것으로 '학교-가정-지역사회'로 이어지는 인성교육의 선순환적 구조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송민성 님은 모티베이터, 작가강사, 교육컨설턴트, CS리더십 전문가, 서울디지털대학교 학생지원팀장으로 일을 하면서 <나침반 36.5도>와의 인연으로 진로교육에도 참여하여 학생과 학부모 강연도 열정을 다해 참여해주고 있습니다.

저서: <비하인 더 커튼(Behind the Curtain)> (연경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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