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실화 바탕으로 제작

   
 

"여기가 지옥이다 야"

1943년, 천진난만한 열네 살 '정민'(강하나 분)은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가족의 품을 떠난다. '정민'은 함께 끌려온 '영희'(서미지 분), 그리고 수많은 아이들과 함께 기차에 실려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한다. 제2차 세계대전, 차디찬 전장 한가운데 버려진 '정민'과 아이들.... 그곳에서 그들을 맞이한 것은 일본군만 가득한 끔찍한 고통과 아픔의 현장이었다.

영화 <귀향>은 대한민국의 가장 아픈 역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영화화 된 극영화이다.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씨의 첫 증언 이후 올해로 25년이 됐고 광복으로부터 7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강제로 끌려가던 그날과 위안소에서 겪은 모진 일들은 여전히 할머니들의 가슴 속에 아물지 않는 흉터로 남아 있다.

수많은 피해자 중 238명만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정부에 등록됐고, 현재는 단 44명의 피해자만이 생존해 있다. 강일출 할머니는 열여섯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돼 소' 각 명령'에 의해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영화 <귀향>은 이 실화를 바탕으로 1943년,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차디찬 이국땅에 놓이게 된 열네 살 '정민'(강하나)과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할머니가 지난 2001년, '나눔의 집'(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 미술심리치료를 통해서 그린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을 철저히 재현해 당시 열여섯이었던 소녀가 피부로 느낀 두려움을, 동시에 전쟁에 혈안 되어 있던 일본군의 잔인함을 여지없이 '증언'한다.

영화 <귀향>을 각본·연출·제작한 조정래 감독은 지난 2002년 '나눔의 집'(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 봉사활동을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처음 만나게 됐다. 강일출 할머니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아 <귀향>의 시나리오를 완성시켰지만, 이후 수 년 동안 여러 차례의 투자 거절로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자유로운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도입한 조정래 감독은 총 7만 5,270명의 국민 후원으로 순 제작비 중 50%가 넘는 금액 12억여 원의 제작비를 모았다. 후원자 명단은 엔딩 크레딧으로 영화 <귀향>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국내외 후원자들의 이름과 함께 드러나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직접 그린 그림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삽입되며 그 의미를 더한다.

   
 

영화 <귀향>에는 50여 년 연기 인생의 손숙을 비롯해 오지혜, 정인기 등 연기파 배우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영화 속에서 '위안부'로 잡혀갔다가 탈출하여 생존하는 어린 '영희'(서미지) 역의 현재 역할 '영옥' 역을 맡은 손숙은, 지난 2014년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고 조정래 감독에게 노 개런티 출연 의사를 밝히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손숙은 아물지 않는 상처를 감추고 살아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의 모습을 50년 내공의 선 굵은 연기로 표현해 진한 여운과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배우 오지혜와 정인기는 극 중 '정민'(강하나)의 어머니, 아버지 역으로 분해 눈 앞에서 끌려가는 어린 딸을 보낼 수밖에 없던 슬픔을 스크린에 녹여내며 보는 이들에게 먹먹한 울림을 전한다. 또한 각 분야 스탭들 역시 재능기부로 참여해 <귀향>의 뜻깊은 제작에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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