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 학부모기자단 차현숙 단장 인터뷰

교육 주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 교사, 학교의 노력만이 아니라 학부모의 관심 또한 절실히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교육 환경 개선에 뜻을 함께한 많은 학부모들이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쳐가는 모습을 일선 고등학교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할 부산시교육청의 학부모기자단은 이와는 또 다른 형태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위해 열정을 쏟고 있는 학부모 단체다. 부산교육청 학부모기자단 차현숙 단장을 만나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학부모기자단의 ‘열혈 활동기’를 들어보았다.

 

   
▲ 부산교육청 학부모기자단 8기 첫 연수교육(맨 왼쪽이 차현숙 단장) <사진=에듀진>


차현숙 단장이 학부모기자단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왕따, 폭행, 그리고 이보다 더한 일들이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부모가 사건이 발생한 후 뒤늦게야 문제를 알게 된다. 아이와의 소통, 학교와의 소통이 잘 이루어졌다면 막을 수 있는 일인데도 말이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선생님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학교는 아이들을 잘 보살펴주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맡기고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 내 활동 외에 다른 방식이 없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우리 아이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목소리도 직접 듣고 소통하며 교육 환경이 개선되는 데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었습니다.”

때마침 지난해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동래교육지원청 학부모 멘토로 활동하고 있던 차 단장에게 멘티 학교 교장선생님이 학부모기자단을 추천해준 것이다. 이렇게 인연을 맺은 부산교육청 학부모기자단에서 차 단장은 지난해 7기에 이어 올해 8기에도 단장 직을 맡아 ‘열혈 기자’로 활약하는 중이다.

부산교육청 학부모기자단은 차 단장의 주도 아래 학교 현장의 소식과 체험 명소 등을 직접 취재하고 교육현장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불어 참신한 교육정책을 제안하고 학생들의 학교생활, 학교별 행사와 교육정책이 실현되는 모습 등도 기사화한다. 학부모가 알아야 할 다양한 교육정책을 안내하고 학부모들이 원하는 교육 정책 등을 소개하는 것도 학부모기자단이 맡은 중요한 임무다.
 

   
▲ 학교 탐방 회의 <사진=에듀진>

지난 7기 학부모기자단은 소규모 시상식, 금정중학교 탐방, 학부모기자단원들의 재능 기부, 금정구 산성막걸리 축제 소개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해 왔다.

차 단장은 7기 활동 중 가작 기억에 남는 행사로 금정중학교 ‘하이파이브 데이’ 행사를 꼽았다. 금정중 ‘하이파이브 데이’는 매월 14일 교사와 학부모, 경찰관들이 등교시간에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힘 내!”, “사랑해!”, “화이팅!” 등 격려의 말을 건네는 행사다.

“작년 11월 금정중 ‘하이파이브 데이’ 행사 소식을 접하고 취재를 나가게 됐습니다. 교육 주체들이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취지의 행사라 부산교육청에 영상촬영까지 요청해 성사가 됐지요. 취재 소식을 듣고 많은 학부모님들이 참석해 주어 행사는 성황을 이뤘습니다. 그런데 촬영하시는 분께서 너무 늦게 오시는 바람에, 정작 행사 영상은 학생 주임 선생님이 찍은 것으로 방송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기획한 취재라 마지막까지 진땀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러나 방송 직후 차 단장의 휴대폰이 불이 나듯 울어대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가 부산교육뉴스 방송을 타자 방송을 접한 학교 선생님들이 너도 나도 연락을 해온 것이다.

"좋은 행사를 소개해 줘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본인 학교에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입을 모아 말씀하시더군요. 학부모기자단 활동하기를 잘했구나 하는 보람을 느꼈지요.”
 

   
▲ 학부모기자단 정기모임 <사진=에듀진>

차 단장은 학부모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좋은 정보와 다양한 정보 공유, 그리고 학부모의 입장뿐만 아니라 교사와 교육청의 의견을 동시에 들을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학부모기자단 활동을 통해 각 교육 주체들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어 하나의 사안을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를 기사화해 보다 많은 학부모, 선생님들이 소통할 수 있는 점이 학부모기자단 활동을 계속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한다.

물론 고충이 없지는 않다. 학부모기자단이다 보니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는 행사 위주의 취재가 많은데, 모든 학교에서 학부모기자단을 환영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취재차 학교를 방문하면 처음에는 냉대하고 경계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교육청에서 나왔다고 하니 왠지 조심해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시는 것 같아요. 또 약간은 귀찮아하는 느낌도 받고요. 처음 학부모기자단 활동을 시작할 때 이런 시각을 깨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취재를 하지 못하고 온 경우가 많았죠. 그래도 요즘은 그동안의 활동이 쌓인 덕분인지 일선 학교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서 취재 활동이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차 단장은 또한 학부모기자단원들이 전문 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취재 과정의 사진 촬영과 기사 작성, 그리고 적절한 기사 게재 시기 결정이 더욱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처음에는 카메라 조작법을 몰라 실수하고 기사글 작성에 어색해하던 단원들이 동료 기자단과 부산교육청 공보관실의 도움을 받아 차츰 성장해 좋은 기사를 쓰게 될 때면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도 했다.
 

 

   
 

부산교육청 뿐만 아니라 타 지역의 학부모기자단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묻는 질문에 “지역 간의 교류”라고 답했다.

"자매결연 형태의 교류와 정보 공유가 이뤄진다면 타 지역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새롭게 출범하는 8기 기자단의 경우, 타 지역 학부모기자단과의 정보 교류와 활성화를 위한 자매결연 관련 의견을 조율 중에 있습니다."

학교의 좋은 사례, 훌륭한 선생님 등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많이 쓰고 싶다고 밝힌 차 단장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학부모기자단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며 8기 학부모기자단 출범의 포부를 밝혔다.

총 30명으로 구성된 제 8기 학부모기자단은 3월 31일 ‘제 8기 부산시교육청 학부모기자단 위촉식’을 가졌으며, 4월 1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1년 동안 활동하게 된다. 8기 학부모기자단의 첫 활동은 5월 중에 예정돼 있으며, 부산국립과학관을 방문해 사진 찍기 실습을 겸한 기자들의 재능기부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교육청 학부모기자단이 작성한 우수 기사들은 부산교육청의 블로그 ‘부산교육과 친구되기’와 소식지인 ‘비전 21 부산교육’ 등에 게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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