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높은 투표율, 학생부종합전형의 위력

   
▲ 청주 충북공고 리더십 캠프 <사진 제공=충북교육청>

16년 만에 집권당이 제2당으로 밀려난 6.13 총선 결과가 연일 화제다. 많은 전문가들은 여소야대 정국을 맞게 된 것은 진보성향이 강한 2030세대의 투표율이 높아진 결과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4월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의 전국 투표율을 58.0%로 잠정 집계했다. 전체 유권자 4,210만 명 중에 2,443만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19대 총선 투표율 54.2%보다 3.8%p 높아진 결과다. 

KBS 출구조사 결과 이번 총선의 세대별 투표율은 20대가 49.4%, 30대가 49.5%, 40대는 53.4%, 50대는 65.0%, 60대 이상은 70.6%를 기록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20대는 36.2%, 30대는 43.3%, 40대는 54.1% 50대는 65.1%, 60대 이상은 69.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총선에서 20대의 투표율이 13.2%p, 30대 투표율이 6.2%p 각각 오른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투표율이 모두 하락한 결과를 보였다. 

이번 총선 결과 30~40년간 공고히 이어져오던 한국 정치의 지역구도도 재편되는 양상이다. 대구와 부산 등 야권 진입을 허용치 않던 보수의 아성이 깨졌으며, 호남과 제1야당의 결합이 처음으로 와해됐다. 여권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서울 강남과 분당에서 20년 만에 야당 의원이 당선되는 등 특정 지역의 1당 독식구조가 깨졌다.

천지를 개벽시킨 청년층의 투표율 급상승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SNS를 중심으로 크게 형성됐고 지난 8~9일 사전투표 기간에 주말이 끼어 투표율이 더 올라간 것으로 분석했다.
 

   
▲ 19·20대 총선 세대간 투표율 비교 <표=에듀진>

또한 진보 성향이 강한 젊은 층에서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해 승부를 갈랐다고도 했다. 전·월세 급등으로 새누리당이 불패신화를 써내려갔던 서울 강남·송파·강동·양천구와 경기 성남에서 젊은 층의 몰표로 야당 후보들이 대거 승리를 거뒀다는 말도 나온다. 그런데 집권여당의 실정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반복돼 왔다. 그렇다면 청년층은 왜 지금 투표로 정권 심판에 나선 것일까.

본지는 여기서 청년층의 투표율 상승과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전형)의 상관관계에 주목하고자 한다.

2009학년도부터 시행된 입학사정관전형, 즉 현재 학생부종합전형은 내신과 수능 성적만으로 평가해 오던 기존의 전형 방식에서 탈피해, 학생의 잠재능력과 소질, 재능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현재는 대입 전체 선발 인원의 20% 이상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되고 있다.

입학사정관전형 초기에는 학교와 학생 모두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안정화에 접어든 지금 일선 학교에서는 수능 위주의 한 줄 세우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친구와 소통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자기주도적 인재로 학생들을 키우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제는 고교생 가운데 40% 이상이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고 있다.

결국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들로 하여금 수능에 올인해 오로지 점수 올리기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눈과 귀를 열고 친구와 학교, 더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깊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대단히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왔다.

학생부종합전형을 경험한 첫 세대가 현재 26세 청년들이다. 따라서 최초로 선거에 참여한 20대도 상당수다. 이들이 바로 세상을 바꾼 힘이다. 이에 비추어 보면 결국 달라진 교육 시스템, 즉 학생부종합전형이 청년층의 투표율을 높이는데 일조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은 인성, 배려, 소통 등으로 일컬어지는 능력을 가장 우선되게 선발하는 것이고 이런 방향으로 학생들을 교육해 왔기 때문에 지금의 20대초는 이전의 20대와는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을게 분명하다.

이제 서울의 중상위권 주요대학들의 학종 선발인원은 60%가 넘고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가 2018학년도부터 학생부종합전형을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한 뒤로 나머지 대학들도 서울대와 고려대의 뒤를 따르면서 학생부종합전형 인재는 갈 수록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은 교육 발전은 물론 사회 진보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데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헬조선’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무너진 한국 사회를 ‘살기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꿀 수 있는 열쇠는 학생부종합전형 세대가 쥐고 있다.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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