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길만 고집하는 건 미련한 짓이다

   
 

한 분야의 진로만 바라보며 달려오다가 진로를 어쩔 수 없이 변경해야 될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첫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진로의 목적지가 바뀐 만큼 심리적 혼란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현상이다. 그럴 수도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진로를 변경한 게 잘못한 일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더 멋진 일들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야 한다. 주변 시선에 신경 쓰면서 지나치게 동요되어 마음을 흩트려서는 안 된다.

둘째, 애초에 그 직업을 왜 희망했고, 그 직업을 통해 얻으려던 게 무엇인지 자기 마음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당신이 그 직업을 원하는 근본 이유를 헤아려보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환상 때문인지, 다른 사람을 돕는 것 그 자체가 좋아서인지, 꿈을 포기한 것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인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꿈이라 꼭 도전하고 싶어서인지,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서인지, 주변 사람의 권유로 내 꿈이라고 생각해 왔던 건 아닌지 등 보다 구체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답을 찾아보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번거롭고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누구도 아닌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자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해답은 결국 당신 안에 있을 것이다.

셋째, 지금까지 목표를 향해 가면서 배우고 익힌 것들 중 새로운 경험이나 역량으로 진로 변경이 가능한 직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최대한 나열해본다. 처음부터 범위를 좁힐 필요는 없다. 20~30개쯤 무작위로 나열해 본 다음, 그중에서 강력히 이끌리는 직업을 두세 가지로 압축하면 된다.

또 평소에는 생각 못 했던, 자신에게 어울릴 만한 직업도 탐색 해본다. 각종 적성 검사를 해보거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고, 주변 사람들한테 당신에게 어울리는 직업을 추천받는 방법도 있다.

이는 그 직업을 원했던 근본 이유를 바탕으로 새로운 직업을 다시 탐색하는 과정인데, 열린 마음으로 직업의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천직이 되기도 한다.

넷째, 실제로 커리어 전환에 성공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에게 당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질문한다. 해당 직업의 좋은 점과 나쁜 점, 보수와 처우, 필요한 역량, 향후 비전 등을 자세히 물어보고, 당신이 그 직업에 어울릴지,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도 물어본다. 진로를 다른 방향으로 변경해야 한다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한다. 물론 진로를 수립할 때만큼이나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다섯째, 다른 직업을 통해 애초에 원하던 것을 얻을 방법은 무엇인지 찾아본다. 사람들은 꿈꾸던 직업을 통해서만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직업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이해완 교수가 좋은 사례를 보여준다.

이해완 교수는 15년간 해온 판사 생활을 접었다.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법관이 되었으나, 판사는 이미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만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법복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지기 전, 그러니까 각종 사회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일반인들과 기업들도 법률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온라인으로 법률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앤비’의 대표로 8년을 근무했다.

지금은 사회문제를 보다 더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자질 있는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법학과 교수로서 청춘들에게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만일 사법고시 실패 후 어쩔 수 없이 직장인이 된 사람이라면 비록 법관이 되지 못한 대신 다른 직업을 통해 법관으로서 구현하고자 했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인생에는 정답 없는 문제가 수두룩하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해답이 하나뿐이라는 오류에서 빠져나와야만 문제 풀이가 가능하다. 진로나 직업을 결정할 때도 마찬가지다. 보통은 한두 가지 대안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훨씬 더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꼭 희망했던 직업을 가져야만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원하던 직업을 가졌다가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로 이래저래 실망할 가능성도 있다. 뜻하지 않은 경험을 통해 천직을 찾는 경우도 있으니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런 의미에서 소망했던 직업을 가질 수 없게 되더라도 좌절할 필요가 없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직업 선택에도 하나의 정답만 있는 건 아니니까.

솔직히 말해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게 직장이고, 직업이다. 처음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 잠시 주저앉아 울 수는 있어도, 퍼지고 앉아 울기만 하며 세월을 보낼 수는 없다. 지금보다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거라고 믿어야 한다. 아니 ‘더 좋은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다짐해야만 한다. 운명을 딛고 일어서겠다고.

연애 문제를 떠올려보라. 사랑했던 연인이 떠날 당시에는 세상이 다 끝날 것 같지만, 상처가 아물 때쯤 고개를 들고 다시 일어서면 어느새 새로운 사람이 보인다. 현재 실연의 아픔을 뼈저리게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말처럼 쉬운 해법은 아닐 게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보다 큰 그림으로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그 순간의 좌절감에 빠져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면 절대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취업도, 사랑도, 운명도, 모두 마찬가지다.

진로나 직업에 대한 목표가 뚜렷한건 좋다.
그러나 하나의 길만 고집하는 건 미련한 짓이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출처: 도서 <따뜻한독설>
 

   
 

커리어코치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
I 정철상 저
I 라이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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