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대를 통솔할 때 등반 대장은 대원들의 가능성을 먼저 발견해야 한다.

학교교육은 가정이라고 하는 각각의 베이스캠프에서 온 대원(학생)들을 이끌고 등반 대장(교사)과 함께 산을 올라가는 과정과 같다.

3월에 등반대를 만나는 등반 대장은 바로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대원들의 기초 체력과 기본 장비(태도)를 점검한다.

대원들을 이끌고 정상까지 가야 하는 등반 대장은 최대한 간소하면서도 필요한 장비를 대원들에게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등반대의 성과가 예측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등반 대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등반 대장과 대원은 믿음의 소통 관계를 확실히 해야 한다. 등반 대장을 믿고 올라가 보자.

등반 대장은 대원들이 이런 마음을 가지도록 등반대 전체에 믿음을 주려 한다. 그러나 이런 준비 과정을 거쳐도 막상 산을 오르다 보면 힘들어지는 순간도 찾아오고 가끔은 등반대 전체가 곤경에 빠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등반 대장은 이때 대원들에게 이겨 낼 수 있다는 믿음과 신념을 보여 줘야 한다. 그러다보면 한 고비를 넘기고 평탄한 능선이 나타날 때 등반대는 추스를 기회를 가지며 다시 앞에 놓인 정상을 향해 매진해 나간다.

이렇듯 등반 대장은 대원 전체가 최대한 힘을 발휘해야 하는 곳과 쉬어야 할 곳을 미리 예측하고 대원들과의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지금은 노력해야 할 지점이야.”
“지금은 힘을 아껴야 할 지점이야.”
“여기서는 좀 쉬어도 돼.”

대원들 스스로 자유와 권한을 통제해서 쓸 때까지 등반 대장은 확실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베이스캠프에서는 대원 자체의 역량에 중점을 두지만 등반대에서는 팀의 역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등반 대장은 모든 대원들을 정상으로 인도하기 위해 경쟁보다는 협력의 팀워크를 강조한다. 강한 팀워크는 등반대가 장기간의 등정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원동력이 되기에 등반대장은 초반에 확실한 주도권을 가지고 등반대를 대한다. 대원 개개인의 역량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모둠이나 조를 편성해 협력하도록 이끈다.

정상이라고 하는 목표가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등반대 전체를 관장하며 최대한 대원 개개인을 배려해야 하는 리더로서 등반 대장은 끊임없이 등반대의 방향과 진로를 수정해 나간다. 때로는 등반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대원이 있다면 강하게 압박해야 할 때도 있고 지쳐 쓰러진 대원이 있으면 등반을 멈추더라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등반 대장의 어려움은 여기에만 있지 않다. 베이스캠프에서는 등반대가 멀리서 보이기는 하지만,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등반 대장은 베이스캠프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배려도 해야 한다.

대원들의 긍정적인 면을 먼저 봐야 한다.
“널 나쁘게 보지 않아.”
“네가 있어야 해.”

간혹 준비가 덜 되거나 용기가 부족한 대원도 있다. 한순간의 감정 통제를 하지 못해 다른 대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대원도 있다. 그러나 등반대가 꾸려지면 대원들과 함께 정상에 가야 할 가장 무거운 책임감은 등반 대장에게 있다.

대원들을 정상으로 인도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받아들일 때 역설적으로 등반 대장은 대원들의 부족함보다 강점을 먼저 볼 수 있다. 대장이 대원들의 긍정적인 면을 바라본다면 대원들은 주저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등반 대장을 믿게 된다. 대원들이 등반 대장을 믿어 주면 베이스캠프에서도 대장을 믿을 것이다.

학교교육의 핵심은 교사에게 있다.
등반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등반 대장의 역량과 소통을 바탕으로 한 통솔력이듯 학교교육에 있어서 교사의 역할 역시 등반 대장과 비슷하다. 정상을 도전하는 것은 긴 마라톤과 같다. 등반 대장은 대원들을 모두 이끌고 가야하는 막중한 책임도 가진다.

등반 대장에게 미리 알려진 루트가 있듯이 학교교육을 이끌 교사에게도 교육과정이라고 하는 경로가 주어진다. 그러나 대원들의 상태와 수시로 변하는 기상과 자연환경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낳듯이 1년간 학교와 교실에서도 수없이 많은 변수가 나온다.

학년이 시작되고 난 후 교사는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학급을 경영해야 한다. 등반대의 총책임은 등반 대장에게 있듯이 학교교육의 핵심 역량은 바로 교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I 학생 사용 설명서 I 차승민 저 I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출간 개구쟁이보다 더 장난꾸러기인 대마왕 차쌤은 아이들과 뒹굴며 놀 궁리를 연구한다. 아이들과 함께 10년 넘게 영화를 교육에 접목할 방법을 연구해 [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를 세상에 내놓았다. 또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선생님 사용 설명서]와 아이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비장의 기술인 [학생 사용설명서]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