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민 샘의 학생 사용 설명서

교육에 있어서 부모는 기업의 오너, 교사는 임기가 정해진 전문 경영인

부모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 거의 전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경영관을 가지고 있지 않고 시시콜콜 간섭하고 참견하려 한다면 회사가 어려워진다. 대신 큰 틀을 잡고 지금 당장 효과가 없더라도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진다면 오너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

교사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 그리고 교사마다 조금씩 다른 개성의 지도 방법으로 전문 경영인과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전문 경영인은 임기가 정해져 있고 오너와는 달리 1년마다 성과를 보여 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을 수도 있다.

오너와 전문 경영인의 관계

학부모와 교사, 즉 대기업 오너와 전문 경영인은 서로의 역할이 다름을 인식하고 믿음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서로를 믿지 못하면 서로 의심하기 좋은 위치이고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기 너무 쉽다. 오너와 전문 경영인은 수평적인 관계여야 한다.

대신 등반대를 이끌고 있는 가이드는 전문 경영인이기 때문에 현지(학교나 교실)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서는 전권을 줘야 한다. 대원(자녀)이 등반을 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비를 준비하는 것보다, 건강한 체력과 기본적인 장비(자존감, 태도와 예절)를 충실히 갖춘 후 전문 경영인인 가이드가 요구하는 개별 장비(교사별 개성 있는 학급경영)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서로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

부모와 교사가 생각하는 학생

많은 부모들은 이런 걱정을 한다. ‘전문 경영인이 능력이 없거나 우리 대원을 차별하면 어쩌나?’ 우리 자녀가 기초 장비를 든든히 가지고 있으면 실패하더라도 베이스캠프에서 겨울을 나고 다시 도전할 기회가 생긴다. 그러므로 부모는 가정이 아이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는지, 따뜻한 베이스캠프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많은 교사들도 이런 걱정을 한다. ‘오너가 인정해 주지 않고 의심하면 어쩌나?’ 전문 경영인 은 대원에게 집중하고 대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지도력을 가지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전문적인 식견과 함께 맡은 임기 동안 대원을 파악하고 학교교육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오너에게 대원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자녀에 대해 걱정이 많고 노심초사하는 것 역시도 부모의 마음이라 인정하고, 높은 교육열의 하나라고 인정해야 해야 한다. 그래야 부모도 오너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의 강점과 단점 보기

가정교육
강점  단점 
∙ 부모는 자녀의 평생에 영향을 끼친다. ∙ 자녀의 객관적 파악이 힘들다.
∙ 자녀에게 거의 무한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 지식 교육이 어렵다.
∙ 베이스캠프로서 기본적인 태도와 습관의 기초를
  배울 수 있다.
∙ 자녀가 성장할수록 부모에 대한 심리적 의존도
  가 낮아진다.
∙ 자녀에게 사랑을 충분히 줄 수 있다. ∙ 어디까지 교육시켜야 할지 막막하다.
∙ 건강한 자존감을 길러 줄 수 있다. ∙ 잘하고 있는지 불안감이 높아진다.
∙ 자녀가 할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다. ∙ 목표와 지향점이 모호할 수 있다.

 

학교교육
강점 단점
∙ 교육의 목표와 지향점이 분명하다. ∙ 기초 체력과 자존감이 떨어진 학생에게 지속적
  인 배려가 힘들다.
∙ 교과 교육에 최적화되어 있다. ∙ 무한 지원은 어렵다.
∙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한 사회성을 익힐 수 있다. ∙ 학생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제한이 있다.
∙ 공동체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 모든 학생이 다할 때까지 기다리기 어렵다.
∙ 체계화된 학습 경험이 가능하다. ∙ 심도 있는 개별 학습은 한계가 있다.


가정교육은 개별적 자녀의 정서와 태도적인 것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학교교육은 사회성을 바탕으로 한 교과 교육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가정에서도 교과 교육을 할 수 있고 학교에서도 인성 교육을 중요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 교과 교육을 강화하면 자녀와 불화가 생기는 일이 많고, 기본태도와 건전한 자존감이 가정에서 형성되어 오지 않는 학생을 학교에서 인성교육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몰랐던 것이 아니라 간과하고 있었던 문제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의 강점과 단점을 서로 인정해야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 방향이 나온다.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바로 학생 그 자체에 있다. 가정에서 준비가 된 학생들은 학교로 오고, 학교는 학생들이 모여 교사의 전문적인 가이드를 받는 것이 이상적인 교육의 형태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문제가 크고 복잡하게 얽혀 있을수록 학교와 가정은 학생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의 학생들은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고민과 걱정이 많다. 앞선 세대에 비할 바 없는 혜택을 받고 있고 많은 경험과 기회가 주어짐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지쳐 가고 불안해 한다. 부모와 교사는 이런 학생들의 가능성 자체를 믿고 시작해야 교육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학생 사용 설명서
I 차승민 저
I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출간 개구쟁이보다 더 장난꾸러기인 대마왕 차쌤은 아이들과 뒹굴며 놀 궁리를 연구한다. 아이들과 함께 10년 넘게 영화를 교육에 접목할 방법을 연구해 [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를 세상에 내놓았다. 또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선생님 사용 설명서]와 아이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비장의 기술인 [학생 사용설명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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