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형 미래 인재,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인생역전' 성공

   
▲ 충북교육정보원 청소년 영상 교실 <사진 제공=충북교육청>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고등학교 학업 성적은 대학 진학은 물론이고 멀게는 취업, 결혼 등 인생의 굵직한 전환점에서 작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과연 지금도 그럴까? 이제 국어, 영어, 수학, 탐구 등 학업 성적의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많은 대학들, 특히 서울 상위권 대학들이 너도나도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능 시절 기세 좋던 '성적 만능주의'는 차츰 과거의 문화가 돼 가고 있다.

수도권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유진(가명) 학생은 소위 ‘인서울’ 대학 진학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내신 3.8등급 성적으로 당당히 서울 소재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물론 학종에 합격한 결과다. 고2 때까지 수포자였던 김유진 학생이 어떤 방법과 노력으로 인서울 진학에 성공했는지를 알기 위해 김유진 학생이 직접 설계한 진학 로드맵과 구체적인 활동노하우를 소개한다.

*김유진 학생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본명과 합격 대학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김유진 학생은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이미 구체적인 진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나아갈 진로가 명확했기 때문에 진학 전략도 선명하게 잡을 수 있었다. 김유진 학생은 고교 입학 때부터 학종으로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결심하고 진로와 관련된 활동에 적극 임했다. 그 결과 올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당당히 합격해 즐거운 대학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Q. 고교 시절은 어땠나요?
A.
2학년 때까지는 진학을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3학년이 돼서 대학 진학이 눈앞의 현실이 되고 보니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됐습니다. 입시가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당장 해야 할 일인 자기소개서 작성, 이슈가 되는 신문기사 읽기, 면접 준비 등을 열심히 해나가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Q. 학생부종합전형 합격 비결은?
A. 첫 번째, 입시 방향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설정해 이와 관련한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점입니다.
일단 고등학교를 입학하면서부터 학종으로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원하는 진로가 명확했기 때문에 희망진로와 관련된 벽화기획이나 영화제작, 연극연출 등을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두 번째,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스토리라는 것은 특별한 무엇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내가 왜 이 활동을 했고, 나의 미래와는 무슨 관련이 있으며, 이를 통해 무엇을 배웠고 느꼈는지를 자기소개서를 통해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자신만의 스토리입니다. 합격 비결 첫 번째로 꼽은 활동들을 나만의 이야기로 잘 엮어 자기소개서에 녹여냈기 때문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철저한 면접 준비가 비결인 것 같습니다. 현재 다니고 있는 OO대학교 면접에서 면접관님은 제가 독서기록란에 적어놓았던 ‘정의란 무엇인가’ 책에 대해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 질문은 제가 뽑은 예상 질문 중 하나였습니다. 제 생각을 막힘없이 발표하는 모습을 보시는 교수님들의 표정이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느껴졌고 결국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생이 이 책을 읽고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고,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확고히 하고 이를 조리 있게 말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독서기록란에 ‘정의란 무엇인가’를 적어 놓으면 분명히 질문을 받을 것이라고 미리 예상을 했고, 책을 정독한 다음 정의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처럼 독서기록이나 자기소개서 내용 가운데 본인에게 질문이 들어올 수 있는 포인트를 미리 넣어 놓고,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 말로 조리 있게 표현 할 수 있도록 연습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창의적체험활동'을 소개한다면?(학생부 7번)
A. 첫 번째는 연극부 ‘매직 플레이’ 활동입니다.

당시 연극부는 두드러진 활동이 없어 입부를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연극부 지도 선생님이 ‘너라면 침체된 연극부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격려해 주셔서 입부를 결정했습니다.

입부 후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의 연출을 맡았습니다. 개성 강한 단원들의 화합이 우선이라고 생각한 저는 작은 것 하나까지도 긍정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연극부 내에 활기를 불어 넣었고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연결됐습니다.

대본에 관한 의견 차이와 선생님과의 갈등으로 어려움도 겪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나로 모으고 갈등은 대화로 풀어나가며 해결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연극을 하면서 연극이 사람의 인생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혼자서는 연극을 만들 수 없듯이 사람들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며,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 연극의 즉흥성과 닮았습니다. 이를 통해 무대 위에 극을 올리기 전까지의 과정이 중요함을 깨달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할 때에는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함을 느꼈습니다.

두 번째 활동은 ‘영화제작’ 활동입니다. 고1 겨울방학 때 청소년 아카데미에 지원해 감독님들에게 영상 이론과 편집 프로그램 기술 등을 배우고 직접 체험했습니다. 영화를 제작하던 중에 시나리오 작성과 배경음악 삽입 문제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생각한 ‘자각몽’이라는 소재는 아주 흔한 것이어서 사전 조사 없이 시나리오를 쓴다면 자칫 표절로 오해를 살 소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철저한 조사를 하고 시간을 배로 들여 시나리오 작업을 했습니다. 또한 원하는 음악을 삽입하기 위해서 저작권자에게 영화에 대한 설명과 시나리오를 같이 보내 허락을 받았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과정을 거쳐 영화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영화라는 창작물을 제작해 보니 정당한 저작권 보호야말로 순수 창작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각자의 의견을 조율하고 하나의 의견으로 통일시키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하며 배려하는 자세를 배웠고,어떤 공동체 안에서도 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세 번째 활동은 ‘벽화 프로젝트‘입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 길목에는 길고 허름한 벽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벽을 보기 좋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인 저희가 벽화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시 소유인 벽에 벽화를 그려도 된다는 허가를 받는 일이었습니다. 도안을 그리고 예산안을 짜고 계획서를 올리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 간신히 허가를 받았습니다.

두 번째는 비전문가인 저희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 피를 잡지 못 했던 점입니다. 저는 주변 학교의 벽화 성공담을 듣고 담당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의 벽화 진행과정, 그림 선정, 준비과정과 채색작업에 필요한 물품에 대해 상세히 알려 주셨고, 이것은 ‘벽화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데 큰 힘이 됐습니다.

세 번째는 긴 벽을 어떤 그림으로 채울까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지나다니는 길인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벽이 초등학교 옆에 있어 아이와 어른이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동화 속 주인공들을 벽에 담기로 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1학년이었던 저희가 채색작업을 위해 모집한 40여명의 친구들과 선배들을 통솔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역할 배분 과정에서 의견 대립이 있었습니다. 저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유머를 활용하기도 하고 상대의 이야기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는 공감적 태도로 타협점을 찾아 나갔습니다. 학생들을 5개 팀으로 나눈 후 팀장을 뽑아 팀장들과 크고 작은 일을 협의하며 원활한 작업여건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러한 그룹핑은 많은 인원을 통솔할 수 있는 동력이 됐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공동 작업에서 배려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고 공동체 안에서의 갈등해결 방식을 배웠습니다. ‘벽화 프로젝트’의 성공은 제가 앞으로 무슨 일이든지 추진력을 가지고서 실행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습니다.

Q. 교과 학습은 어떻게 했나요?(학생부 8번)
A.
제가 가장 좋아했던 과목은 국어입니다. 글을 읽는 것이 좋았습니다. 글 안 하나의 단어, 한 줄의 문장을 읽으며 안에 숨어 있는 글쓴이의 마음,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알아가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싫어했던 과목은 단연 수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수포자’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학은 저에게 특별히 기억이 남는 과목이기도 합니다. 고2 때 만난 수학선생님은 ‘수학은 내 생각을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목’임을 자주 말씀하셨고, 이 말씀은 수학에 대한 생각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또한 선생님은 보통의 수업방식과 달리 멘토-멘티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이 수업 방식은 저에게 책임감을 갖고 계속 노력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차츰 수학문제를 풀 수 있게 되니 흥미도 생겨서 자발적으로 대학생 멘토링, 또래 멘토링 등 교내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학에 관한 관심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노력하고 공부한 결과 수학 성적이 5등급에서 2등급까지 올랐습니다.

매번 멘티만 하던 제가 멘토가 되는 경험까지 하게 됐고,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멘티들에게 제 경험담을 소개하며 누구나 이런 성취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서두르지 않고 계획을 세워 기초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나간다면 저에게 닥치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이런 기억이 수학을 싫어하는 과목이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과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있는 이유입니다.

Q. 독서활동은 어떻게 했나요?(학생부 9번)
A.
고등학생 때는 점심시간에는 밥을 다 먹고 도서관에 가 있을 정도로 책을 좋아했습니다. 많을 때는 1주일에 두 권도 읽었고, 못 읽어도 2주일에 한 권씩은 읽었습니다. 이런 독서 습관이 아마도 국어과목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은 사실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합니다. 1학년 때 문득 ‘내가 대학교에 입학 후에 책을 한 권을 읽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때 이후로 책을 더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학종과 대학생활과 어떤 연관을 갖고 있나요?
A.
실제로 대학생활을 해보니까 학생회 활동, 동아리 활동, 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학종을 통해 대학에 입학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학종으로 입학한 친구들은 중,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정시를 준비한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활동과 경험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학생들은 경험이 있어서인지 확실히 어느 곳에나 적응을 잘하고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국어, 영어, 수학 과목 역시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학교생활 중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통해 본인이 직접 느끼고 이를 통해 배우는 것들 중에는 학교에서 앉아서 하는 공부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창시절 또는 지금 대학생활을 하는 중에 참여하는 모든 활동과 경험들은 개인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믿습니다.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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