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비는 '공간'의 '공유'를 돕는 공간기획자

   
 
극장이 요가실로 변신한다고?

‘영화 상영이 없는 시간에는 요가 수업을 진행합니다. 참고하세요!’
미국의 한 극장 벽에 특별한 안내문이 붙었다. 말 그대로 영화가 상영되지 않는 시간에 극장 공간을 요가 수업을 위한 공간으로 쓰겠다는 이야기다.


쉴 공간, 운동할 공간, 만나서 대화할 공간, 함께 모여 공부할 공간….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공간을 필요로 하지만 원하는 공간을 얻기 위해서는 꽤 부담스러운 금액을 지불해야 할 때가 많다. 미국의 극장이 요가 수업 공간으로 탈바꿈한 사연을 들어보면 유휴공간만 잘 찾아 봐도 돈 걱정 없이 그 공간에서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실제로 ‘피어스페이스’라는 이름의 미국 유휴공간 활용 서비스는 상영시간 이외에는 문을 닫아두는 극장 공간을, 요가 수업을 위한 장소를 찾던 한 요가 트레이너에게 빌려주었다. 또 영업시간 이외에는 쓸모가 없는 레스토랑의 주방을 쿠킹클래스를 위한 장소로 활용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한다.

이처럼 해외에서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일은 결코 낯선 사례가 아니다. 이는 자신이 가진 것 가운데 일부를 남들과 공유하는 ‘공유 소비’의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공유 소비는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것을 말하는데,‘ 공간’을‘ 공유’하는 것 역시 공유 소비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분명히 내 공간이지만 내가 쓰지 않을 때 누군가에게 빌려줌으로써 상대의 각종 경비를 줄여주는 새로운 방식의 소비 운동이다.

유휴공간활용컨설턴트는 유휴공간 등 일반적인 매매로 거래가 어려운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적절히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중개해주는 일을 한다.

이미 미국, 일본 등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활성화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유’보다는 ‘공유’에 대한 가치가 점점 커지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공간 등을 나눠 쓰는 문화가 점차 주목받는 상황이다. 유휴공간활용컨설턴트를 잠재적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다.

■ 탄생배경
‘소유’ 넘어‘ 공유’가 트렌드 됐어요!

   
 

최근 자산의 공유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비즈니스가 인기다. 한 물품을 소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서로 대여해주거나 차용해 쓰는 것으로 인식해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다. 즉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 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이다.

이는 물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까지도 개인이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자신에게 필요 없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공유 소비의 의미도 담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침체와 환경오염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운동 영역에까지 확대되어 쓰이고 있다.

일본의 유휴공간컨설팅 회사인 스페이스마켓에서는 대형 야구장의 유휴시간을 활용하여 직원운동회를 계획하고 있던 한 회사를 연결하고 그 회사의 특별한 체육대회를 컨설팅했다. 이처럼 유휴시설이나 공간들을 다양한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게 중개해주는 전문 인력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 수행직무

   
 

여유공간 매매와 임대 중개 도와 유휴공간활용컨설턴트는 유휴시설이나 여유 공간 등 일반적인 매매와 임대를 통해서는 거래가 어려운 공간을 다양한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컨설팅을 수행하며 더불어 고객도 알선·중개해준다.

이들은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유휴공간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유치하고 이런 공간을 활용할 고객과 연결해준다. 또한 어떤 공간의 공실율을 계산해 다른 활용가치를 찾아내어 공간 활용 방안을 제안하기도 한다.

■ 요구능력
공간산업 지식 + 중개거래 알아야

   
 

유휴공간활용컨설턴트는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는 유휴공간을 개발하고 컨설팅해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공간 활용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이해가 있어야 한다.

또한 공간 소유주와 고객 사이에서 중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중개거래 관련 교육 및 온라인 통신판매 관련 분야 교육도 전문적으로 받아야 한다. 따라서 공인중개사처럼 일정한 조건 이상의 자격을 심사할 수 있는 인증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

■ 관련 직업
소유권 이전 관여하는 공인중개사와는 차별됨

유휴공간활용컨설턴트와 관련된 직업으로는 공인중개사가 있다. 공인중개사는 부동산의 매매와 임대에서 발생하는 ‘소유권 이전’에 관여하고, 그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다. 하지만 유휴공간 활용컨설턴트는 사물에 대한 ‘소유’의 개념을 ‘공유’로 전환함으로써 발생하는 부가가치에 주목한다.

즉 소유라는 개념에 갇힌 유휴자원을 사용 단위 및 시간 등으로 세밀하게 쪼개어 합리적인 가격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업무를 한다는 점에서 공인중개사와는 차이가 있다.

■ 해외현황(사진4)
주차공간 임대 등 다양한 아이디어 나와

   
 

미국에서 기업가치 1조 원을 경신한 ‘에어비앤비’는 유휴공간활용 컨설팅 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에어비앤비는 단기 숙박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객에게 빈집을 소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어비앤비의 유휴공간활용컨설턴트들은 발빠르게 쓸만한 빈집을 유치하고 그 공간에 활용가치를 부여해 소비자에게 소개 및 공급한다. 미국의 경우, 평균 3만 달러에서 4만5천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또한 일본 오사카의 니혼주차장개발사는 도시 속 여유 공간들과 건물마다 조금씩 남아도는 주차공간을 한꺼번에 장기 임대해 주차장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재임대함으로써 건물주와 운전자 모두에게 수익과 편의를 제공한다.

일본의 ㈜스페이스마켓 역시 전시·박람회 등을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을 쉽게 빌리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별한 유휴공간을 보유하고 있는 법인은 공간을 사용하지 않는 여유 시간에 공간을 임대해 수익을 내고, 공간 사용자는 지금까지 찾기 어려웠던 다양한 종류의 공간을 사용 목적에 따라 쉽게 빌릴 수 있다.

■ 국내현황
공간 공유 플랫폼 조금씩 등장해

우리나라에서는 남는 거주 공간을 사람들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도 등장했다. 플랫폼에서는 주로 숙박을 위한 유휴 공간을 보유한 주인들이 공간에 대한 정보를 등록한다. 공간이 필요한 손님은 이 정보를 보고 공간을 예약할 수 있다.

‘비앤비히어로’라는 업체는 이런 방식의 유휴공간 관련 인터넷 플랫폼을 운영한다. 또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주는 공간정보 플랫폼도 있다. 이 플랫폼은 시간별로 공용 사무실, 회의실, 미팅실, 미팅룸 등의 공간을 쉽고 편리하게 매칭해준다‘. 스페이스클라우드’가 그 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들의 ‘공간 기부’도 늘어나고 있다. 비싼 결혼식 비용 때문에 결혼을 주저하는 ‘웨딩푸어’들을 위해 유휴공간을 내놓는 기관들이 속속 나온다. 대학교, 복지관, 문화회관 등 공공기관의 결혼식 장소 정보를 제공하는 혼례종합정보센터도 등장했다.

실제 서울시 시민청 태평홀 등은 2014년 기준, 결혼식 공간을 4시간에 30만 원 정도로 싼 값에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다. 앞으로 유휴공간활용컨설턴트가 더욱 다양한 유휴공간을 개발함으로써 공간 부족에서 오는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은 유휴공간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공간을 찾아나서기보다는 공급자의 여유에 따라 이용 가능 공간이 제공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다양한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는 매력적인 공간을 확보하고,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활용을 유도하는 전문가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 진출가능분야
공간 컨설팅 서비스 분야로 나갈 수도

쉐어하우스의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휴공간활용컨설턴트는 자신에게 맞는 공유 주거 공간을 찾는 이들을 위한 ‘공간 컨설팅 서비스 분야’로 진출이 가능하다.

주거환경을 공유하고 활용하는 ‘쉐어하우스’는 최근 국내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쉐어하우스는 단일 건물을 뜻하는 ▲코퍼레이티브하우스, 건물의 관리나 운영을 공동으로 하는 집합주택을 뜻하는 ▲콜렉티브하우스, 개인들의 독립된 생활공간은 갖춰져 있지만 함께 사는 이웃들이 자연스럽게 마주치며 생활할 수 있는 공동 공간을 설치한 주택인 ▲코하우징 등 목적에 따라 그 형태가 다양하게 나뉜다.

■ 향후전망
젊은층, 공간 공유 인식 확산

젊은층 사이에서 소유가 아닌 공유의 의미가 확산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물건이나 공간을 남들과 나눠쓰는 ‘공유 문화’가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주거공간뿐 아니라 남는 가게 공간을 활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스토어 쉐어링’이라는 서비스가 그것이다. 가게 주인은 고정적인 공유 비용을 받아 월세 부담을 낮추고, 제품 판매자는 저렴한 공간 사용료와 제품 관리비용만으로 매장에 입점할 수 있다.

이렇게 가게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사례는 청년 창업, 1인 기업 등 소자본 창업 분야에서 합리적인 대안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거나 비는 공간을 활용하는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고, 이를 전문적으로 컨설팅 및 중개하는 사람도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다.

Tip 창직 시 고려해야 할 점!
다수의 기업이 남는 공간을 대관하는 형태로 공간을 나누는 일을 해왔다. 이러한 업무는 주로 기업의 홍보팀, 총무팀 등에서 담당했는데 유휴공간활용컨설턴트가 나온다면 해당 직무를 직업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휴 공간이 많아질수록 공간사용에 따른 안전 문제, 위생 문제, 사고 발생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점이 우려가 되기 때문에 사업 시 이러한 요소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다 .


■ 참고할 만한 정보
혼례종합정보센터 http://weddinginc.org/
스페이스 클라우드 www.spacecloud.kr
에어비앤비 www.airbnb.co.kr
피어스페이스 www.peerspace.com
(주)스페이스마켓 spacemarket.jp
 

<기사 제공=한국고용정보원. '2015 우리들의 직업 만들기'>

 

   
http://goo.gl/TI0YdL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