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교사가 알면 약이 되는 교육과정 개편이야기

각론 개정과 관련하여


 

   
 

각론 개정과 관련해서는 현재 교과 교육과정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려고 애를 써보지만 상위 교육과정 체제가 지닌 한계점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참고하여 토론자가 진술해보고자 한다. 토론자는 시교육청에서 교육과정 담당 장학관으로 근무하면서 총론보다는 각론 교육과정을 우리 현장 교원들이 어떻게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인가에 대해 정책적 접근을 시도해왔다.

현장 교사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각론 교육과정 연구자들에게 더 현실감 있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토론자의 생각은 줄이고 현장교사의 의견을 토론자가 정리하여 제시함으로써 현장 교사들이 제대로 된 각론 교육과정을 얻기를 희망하는지 그 열망을 보여주고자 한다. 교사들이 고민하는 문제는 크게 2015년 새로운 국가수준교육과정(2018 입학생 적용) 고시에 대비하여 학교 현장 적합성 및 활용도 제고를 위한 국가수준교육과정 원문 개선 방안으로 요약하여 제시할 수 있다.
 

가. 단원별, 학습내용별 연계표 추가 필요

현재 고시된 국가수준교육과정에서는 ‘단원별, 학습내용별’로 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 등 학교급에 따른 학습의 연계가 별도로 표시되어 있지 않다. 물론, 이러한 학습의 연계 상황은 학교 현장 교사들이 직접 찾아내고 교사 수준 교육과정 재구성시에 반영할 수 있겠으나, 국가수준교육과정 원문이 학교 현장의 교육과정 수행을 보다 편리하게 지원하기 위해서는 직접 원문에서 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원별, 학습내용별 연계표를 추가할 경우, ‘내용의 영역과 기준/내용 체계’ 편에 두거나, 학년별 ‘영역 및 학습내용 성취 기준’ 편에서 각 중단원별로 추가하여 나타내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그 표현방법은 다양할 수 있겠으나,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도표로 정리하면 현장 교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나. 교육과정 원문과 평가원이 펴낸 성취기준-성취수준 책자 합본 희망

현재 고시된 교육부의 2009 개정 교육과정 원문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펴낸 성취기준 내용을 국어과, 사회과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큰 차이점을 찾아볼 수 없으며 타 교과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교사 수준에서 구현되는 교육과정(수업 및 평가)의 준거로서 성취기준이 크게 강조되고 있으며, 국가수준교육과정 원문에서 ‘영역 및 학습내용 성취기준’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상, 이 두 가지 자료를 현재처럼 별개로 둘 하등의 이유는 없다고 본다.

현재 국가수준교육과정에서 중단원 아래 ①, ②, ③으로 표시되고 있는 내용을 성취기준 일련번호 [사회1211] 등으로 바꾸어 붙이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성취수준 역시 성취기준과 함께 제시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다. 현 성취기준은 지나치게 추상적, 복합적이므로 세분화, 구체화 작업이 필요

현재의 각론 교육과정의 내용 성취기준이나 평가원에서 성취평가제를 돕기 위해 만들어낸 성취기준-성취수준 자료 둘 다 중단원 단위에서 가르쳐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를 3개~4개의 문장으로 표현하다 보니, 매우 추상적이고 또한 복합적(주어․동사 관계가 3개~5개가 동시에 등장함)이다.

이런 방식은 교과서를 개발하는 경우에 중단원별로 설계할 때는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실제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이 매 차시별로 수업목표와 수업내용을 선정(조직)하고 또한 결정적으로 평가문항을 개발할 때 해당 성취기준을 적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중단원별로 성취기준을 보다 세밀하게 분화시켜 제시하면 좋겠다. 아울러 제시되는 성취기준에서는 주어․동사 주술관계가 1개 또는 2개 정도만 등장하도록 만드는 것이 좋겠으며 세분화 ․ 구체화된 성취기준들을 학습(수업전개) 순서와 일치하도록 일렬로 정리하면 교사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라. 이슈 또는 각종 예시자료는 각 성취기준과 통합하여 제시해야

현재의 국가수준교육과정에서는 중단원별로 영역 및 학습내용 성취기준이 먼저 제시되고, 그 다음에 (후술하여) 이슈 또는 문제예시, 탐구활동 및 논술예시 등이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내용들이 번호가 매겨져서 열거되어 있으나 해당 내용들이 각 성취기준과 비교하여 어떤 성취기준에 호응되어 제시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곤란한 경우도 많으므로 통합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국가수준교육과정 원문에서 학교 현장 수업에서 활용되는 수업내용(소재)들까지 모두 통제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표준적인 예시의 성격으로 현재와 같이 즐겁고 유익한 수업과 평가가 되도록 풍부한 자료를 제시하는 것은 학교 현장의 교육과정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따라서 현재 교육과정 원문에 제시된 ‘이슈 또는 문제 예시’와 ‘탐구활동 및 논술 예시’ 등의 자료는 각 성취기준별로 이동시켜(대응시켜) 함께 제시해 주면 교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마. 개정 교육과정은 교사들의 수업-평가 과정에 반드시 활용되도록 제도화 필요

최근 중학교에서는 많은 현장 교사들이 ‘교육과정 중심 수업과 평가’, ‘창의․인성․진로교육을 구현하기 위한 수업과 평가’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교실 수업․평가 개선 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고입전형제도의 변화(자기주도학습 전형)’ 및 ‘자유학기제의 전면 도입’이라고 본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이러한 변화야말로 중학교 교육과정을 정상화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국가 수준 교육과정’, ‘시도교육청 수준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 ‘평가원이 펴낸 성취기준․성취수준’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반영하여 수업과 평가를 개선해 나가려 하지 않는 실정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힘들게 노력하고 고생할 필요를 느끼지 않으며, 현재의 5지 선다형으로 전국의 수험생들을 일렬로 줄 세우는 수능이 그대로 살아있는 한 전통적인 수업․평가방식을 바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또 한편 이들은 오히려 새로운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을 조롱하거나 방해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교사별 평가제가 도입되고 있지 않으므로 학교 현장에서 동학년․동교과 담당교사들은 서로 합의를 해야만 수업과 평가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의․인성교육에 저항하고 싫어하는 교사들은 결코 새로운 수업과 평가의 도입을 찬성(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새 교육을 염원하는 후배교사들은 교사로서의 소신과 양심을 저버리고 편한 방식에 따르게 되고 나중에는 진정한 교육에 대한 열정과 소신을 잃어버리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등학교 현장에서의 바람직한 교육과정의 수업과 평가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1) 대학들이 주로 신입생 선발(選拔)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5지 선다형 출제 방식을 가능한 빨리 사고력 측정 방식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고교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은 요원(遼遠)한 실정이다.

(2) 대학이 선발을 목적으로 하는 입시전형이 필요할 것인데 이것은 ‘대학별고사’,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시행하면 될 것이다. 특히 대학별고사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 내에서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에 부합되도록 자체 선발 시험을 치르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대학별고사는 5지선다형 평가 방식은 절대 지양하고 쓰기, 말하기, 수행하기(실기) 등으로 이루어져야 고등학교에서 교육과정 운영 방식이 개선될 수 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공교육특별법 및 시행령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에 저촉(방해)되는 입시전형을 시행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입학생 정원 감축’, ‘대학 지원금 감축(배제)’ 등 강력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

모든 고등학교에서 ‘수능․정시․배치표 중심’에서 ‘교육과정․창의인성진로교육․수시 중심’으로 변화되도록 교육과정 개정 내용과 대학입시 제도를 연계해야 실효성이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3) 앞으로 모든 교사 평가, 관리자 평가, 학교 평가에서는 교육과정 중심의 수업과 평가, 창의․인성․진로교육을 학교교육과정(교과, 비교과, 방과 후)을 통해 얼마나 실천했는가를 가장 중요한 비중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

(4) 향후 중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교사평가 제도, 교사 연구년 제도, 계속적․주기적인 연수제도 마련, 교사자격제도 세분화 및 체계화(수석교사제, 자격갱신제) 등을 함께 연계하여 종합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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