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을 초월해 학생들의 본보기가 되다

   
▲ 한빛고등학교 전경 <사진=에듀진>

사람들은 세종대왕을 어떤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글을 창제하고 해시계, 측우기 등 과학 기술 문화를 발달시킨 왕으로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대다수의 고교에서 명문 대학 진학이 최고의 목표가 되고 있는 요즘, 세종대왕의 업적을 결과 중심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세종대왕의 정신을 과정 중심으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학교가 있다.

파주 한빛고등학교(교장 김성규)는 세종대왕을 롤모델로 삼아 열정, 나눔, 그리고 세상에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드는 창조의 정신을 교훈으로 삼아 학생들에게 진학을 초월한 삶의 좌표를 제시하고 있다.

김성규 교장선생님은 2014년 3월 1일 파주운정지구에 위치한 한빛고 초대 교장으로 취임하여, 남다른 애정으로 교직원과 협력하여 교훈과 교가를 만들고, 학교의 비전을 제시하였다. 고교를 방문하다 보면 당연하게 진학 실적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게 마련인데, 김 교장선생님은 진지한 대화 속에서 진학에 편중된 교육이 학생들의 생활과 교육 환경을 얼마나 황폐화시키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한빛고는 내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신생 학교이지만, 세종의 얼을 잇는 한빛고의 정신은 백년의 전통을 가진 학교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묵직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 김성규 교장 선생님 <사진=에듀진>

김 교장선생님은 왜 세종대왕인가에 대한 질문에 “세종대왕의 꿈을 이루려는 열정과 사랑의 나눔, 그리고 창의와 융합의 창조 정신을 교사와 학생이 공유하며 교학상장(敎學相長)하는 학교는 행복하고 좋은 학교가 아닐까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서 “교단에 섰다고 이미 교사가 된 것이 아니고, 교단에서 진정한 교사로 다듬어져가는 것이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훌륭한 롤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빛고는 이런 세종대왕의 정신을 계승하고 배워나가기 위해 매년 5월 14일, 15일 이틀간에 걸쳐 ‘세종대왕 탄신 기념 예술제’를 하고 있다. 김 교장선생님은 “스승의 날은 1965년부터 겨레의 가장 큰 스승이신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기념해 오고 있는 점에 착안하여 스승의 날 기념과 함께 세종대왕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세종대왕 탄신 기념 예술제’를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한빛고 세종대왕 탄신 기념 예술제 <사진=에듀진>

예술제의 내용은 첫날은 체육대회, 둘째 날은 1~2교시 스승의 날 기념식 및 교가(1학년)·반가 합창 대회(2학년), 3~4교시 세종대왕 탄신 기념 논술대회, 5교시에는 은사님께 편지쓰기를 한 후 하교해서 초등학교나 중학교 선생님을 찾아뵙고 편지를 전해드리도록 하고 있다. 교훈에 스토리를 갖고 이런 감동적인 행사로 연결하는 학교는 그렇게 많지 않다. 한빛고는 스토리가 있는 교훈과 행사를 통
해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감사하는 마음을 키워나가는 인성교육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교장선생님은 “말이 씨가 된다고 합니다. ‘서로서로 감싸주는 행복한 한빛 되어 우리 함께 손을 잡고 온누리 밝게 비추자. 꿈을 이룰 열정과 사랑의 나눔으로 빛나는 창조인 되자’는 교가의 가사처럼 장차 우리 한빛고 학생들의 삶이 행복하고 빛나는 창조인으로 살아갈 모습이 기대됩니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한빛고를 방문한 5월 13일은 한빛고의 가장 큰 축제인 ‘세종대왕 탄신 기념 예술제’의 하이라이트인 합창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한빛고는 수시 모집 학생부 종합전형 대비에 만전을 기하면서도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의 즐거운 활력소가 될 수 있는 여러 활동들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박광수 고3 부장선생님은 김성규 교장선생님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한빛고는 무조건적으로 학력 향상을 강요하는 학교가 아니다.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민주시민 교육에 앞장서며,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자는 것이 교장선생님의 학교경영철학이다.

교장선생님은 부임하신 이래 하루도 빠짐없이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신다. 처음엔 며칠 저러시다 그만두시겠지 생각했지만, 개교 이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하고 계신다.

또한 교장선생님은 해외 입양이 예정된 아이를 위탁가정 형태로 맡아서 키우신 적도 있다. 해외로 입양 보내기 전에 아이의 돌잔치를 직접 열어 주시기도 했다. 호주로 입양된 아이는 6살 되던 해에 양부모의 손을 잡고 한국을 방문해서 교장 선생님과 같이 교정을 걷고 사진을 찍으며 해후의 기쁨을 만끽했다. 두 번째로 위탁을 맡았던 아이는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입양해서 키우고 계신다. 교장선생님은 이렇게 인성교육이라는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며 우리에게 보여주고 계신다.”


[인터뷰] 박광수 고3 부장선생님
한빛고 고3 진학부장을 맡고 있는 박광수 선생님은 올해로 8년째 고3을 맡아 지도하고 있다. 박광수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파주 한빛고는 교사와 학생이 직접 만들어 가고 있는 역동적인 학교라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학생과 학교를 사랑하는 진심어린 마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성규 교장선생님의 소통과 참여, 인성 중심 교육이 교사와 학생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
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Q. 한빛고는 어떤 곳인가?
A. 한빛고에서는 학생들에게 기계적인 교과학습을 강요하지 않는다. 개교부터 인성교육을 강조해 왔고, 우리 학생들을 보면 정말 인성이 바른 아이들이라는 것을 금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대입 주력 전형이 무엇인가?
A. 학생부종합전형을 주력으로 생각하고 교내 행사를 다양하게 펼치고 있으며, 학생들의 교육 활동 과정을 필요하게 평가, 관여하고 있다. 물론 수능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Q.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으로 인한 업무 과중으로 학종에 반대하는 선생님들도 계신 것이 사실이다. 한빛고 선생님들은 어떤가?
A.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교사로서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구 활동 열심히 한다. 개교 직후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외부강사를 초청하거나 교장선생님 연수 방식으로 교내 연수를 진행했다. 현재는 학교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서 월 2회 교사 연수를 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학기 말에는 전체 교직원 연수가 있다. 학교장의 경영철학과 업무 추진과의 연관성, 생활기록부 작성법 등을 연수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모든 선생님들이 학종에 의욕적으로 대처하고 준비하고 있어 학종에 대한 논란은 거의 없는 편이다.

Q. 한빛고만의 강점은?
A. 예전부터 교과교실제를 운영해왔다. 일제식 강의가 아닌 모둠학습을 많이 하고, 참여형, 발표형 위주로 수업을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관찰한 소재들을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고, 그 소재들이 타 학교에 비해 많다고 생각한다.

영어 수업의 경우 고3 교실일지라도 단순히 모의고사 문제풀이 위주로 진행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지문 1개를 학생이 먼저 공부해 스스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 한빛 이네코 동아리 회의 <사진=에듀진>

‘거꾸로 교실’도 유명하다. 미리 학습할 내용을 동영상으로 예습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영상으로 예습을 진행하고 본 수업 시간에는 학생이 자유롭게 발표하는 형식으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또한 다른 학교에서 전근 오신 선생님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그 이유는 선생님들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신뢰하기 때문인데 예를 들면 대부분의 학교에서 야간자기주도 학습에 참여 학생이 많은가, 적은가를 가지고 교사의 학생지도 능력을 파악하는 지표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한빛고는 그런 강제성이 없다. 학생들에게도 야간자기주도학습 자체를 강요하지 않고 있다. 대신 아이들 관리와 상담을 철저히 하는 방식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 휴대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선생님들과 회의를 여러 번 했고, 결과적으로 스마트폰의 순기능을 더 높이 평가해 스마트폰을 걷지 않기로 합의했다. 사회적으로 스마트폰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데, 오히려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 언제 쓰고 언제 쓰지 말아야 하는지를 가르치려고 한다.

스마트폰을 IT학습에 활용하고, 카톡의 단톡기능으로 학생과 선생님의 연락체계로도 사용한다. 또한 야간자기주도 학습시간에도 활용가능하다. 인터넷 강의 듣기, 단어 찾기 등에 이용하며, 실제로 영어 공부에 있어서는 어휘학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학습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아리 탐방] 국제교류협력영상제작 동아리
파주 한빛고는 창체 동아리가 69개, 자율동아리가 62개로 활발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동아리 가운데 오늘 소개할 동아리는 국제교류협력반, 한빛이네코(INECO)와 한빛이네코의 국제홍보영상팀이 독립한 국제교류홍보영상제작반, 한빛이넵스(INEPS)이다. 이네코 반장 황유빈(3), 이네코 교류활동부 홍보부장 김수경(2), 이넵스 홍보영상 동아리 반장 유은비(3), 이넵스 부반장 이호빈(2) 학생을 만나 자신의 꿈에 한층 다가서기 위해 직접 소재를 발굴하고 시도했던 여러 가지 체험에 대해서 들어봤다.

Q. 왜 자율동아리를 만들게 됐나?

   
▲ 국제교류협력영상제작 동아리<사진=에듀진>

A. 황유빈(3), 김수경(2): 한빛고등학교의 국제 교류와 협력의 문화를 정착시켜 학생들이 넓은 시야와 안목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했으며 개인적으로는 영어를 매개로 하는 외국 친구 사귀기와 다문화의 이해 등에 관심이 많아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나 한빛고 소개 영상, 한국의 문화와 역사 등을 알리기 위한 취지를 가지고 캠페인, 이벤트(퀴즈) 등을 진행했으며 현재 태국, 일본, 영국의 친구들과 편지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Q. 다른 동아리도 넓은 시야와 안목을 기를 수 있지 않나?
A. 황유빈(2): 우리 이네코와 이넵스는 세계라는 공간을 우리들의 활동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동아리들과는 차별된다고 할 수 있다. 작년에 미국, 일본, 핀란드 등의 나라의 학교에 영어로 편지를 보내며 자매결연 추진 의사를 전달한 적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나의 삶의 무대가 세계가 될 수 있기를 그리고 나의 친구들과 후배들의 무대가 보다 다양해지기를 바랐고, 해외 학생들과의 다양한 소통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A. 유은비(3): 이넵스의 전신인 이네코 내의 영상 제작팀에서 작년에 학교 홍보 영상을 촬영하면서 세계 각국의 친구들이 볼 영상이라는 생각에 보다 신중한 접근을할 수 있었던 점도 우리 이네코와 이넵스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Q. 한빛고가 가진 장점은?
A. 김수경(2): 한빛고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한빛고에는 학생 위주 프로그램이 많다. 단순히 학생들이 많이 참여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활동 내용을 계획하고 스스로 홍보함은 물론, 체육대회, 합창, 축제뿐만 아니라 입학식, 졸업식 같은 여러 행사에서도 직접 사회를 보며 진행을 하는 등 주체성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A. 이호빈(2): 다양한 단체 활동에 참여를 하다 보니 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경험과 활동의 기회도 많다는 점은 한빛고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 국제교류협력반, 한빛INECO (International Exchange& Cooperation)
※ 국제교류홍보영상제작반, 한빛INEPS (International Exchange Promotion Studio)


*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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