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인이나 집주인의 이야기가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집을 구입하기 전, 집을 잘 살펴볼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화장실 누수를 확인하지 않은 건 집을 산 사람의 실수일 수도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주택의 하자 여부를 파악하고, 주택 구매자를 위해 전문적으로 집을 검사해주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이를 주택하자평가사라고 부른다. 이들은 주택 구입자가 주택을 구입할 때 지붕, 벽, 싱크대, 화장실 등 집안 곳곳을 철저히 살펴보고 문제점이 없는지 알아보는 일을 한다. 이를 ‘홈인스펙션’이라 부른다.

미국에서는 홈인스펙션이 단계별로 구분된다. 기본적으로 새집을 분양받아 건축업자로부터 입주 날짜를 받으면 최종 검사를 하는 ‘새집 입주 전 집 검사’, 입주 후 집 전체에 공사 부실로 인한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 입주일로부터 1년 이내에 홈인스펙션을 받아 건축업자에게 통보, 보수를 요청하는 ‘워런티 홈인스펙션’ 등이 있다.

또 기존주택을 구입할 때 구입자가 주택하자평가사를 고용해 집 전체를 검사하도록 의뢰하는 ‘구입자 홈 인스펙션’ 그리고 주택 소유자가 자기 집의 모든 문제점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서 주택하자평가사를 고용해 집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는 ‘판매자 홈 인스펙션’도 있다.

주택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오랜 기간 동안 모은 돈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주택 거래 시 매매자의 권리 등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 분야 전문가가 필요해지고 있다.

■ 탄생배경
북미, 집 구입 전 검사 의무화

집값이 떨어졌다고 덜컥 집을 구입했다가 이사 뒤에 문제점을 발견하고 골치 아파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사기 전, 철저히 집안을 검사하고 하자가 없는지 살피는 것이 북미지역에서는 당연한 절차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사람이 바로 주택하자평가사다. 미국에서 인스펙션의 제도가 정착된 것은 1970년 중반부터이며 일부 주에서는 주택을 매매할 때 홈인스펙션을 의무화하고 있다.
 

■ 수행직무
주택 지붕부터 지하실 바닥까지 꼼꼼 검사!

주택하자평가사는 주택의 철저한 검사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하자 발견 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등 주택 구입자가 주택을 구입할 때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한다. 주택 검사는 구조, 전기, 배관, 난방, 지하, 부엌, 인테리어, 외장 등 8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일반적으로 약 3시간이 소요된다.



고객이 구입하려는 주택에 직접 방문해 일반 구매자가 확인할 수 없는 외벽의 누수, 구조적 안정성, 지붕 검사, 보일러 검사, 지하실 누수 등을 검사하고, 검사 후 주택 구매자에게 주택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을 해준다.
주택구매자는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 입회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수리를 요하는 곳이 나올 경우 수리 비용 등을 고려해 계약을 하거나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 요구능력
해외서는 공인자격증 등 필요해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 주택하자평가사가 되려면 공인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자에 한해 자격증을 취득할 기회가 주어진다. 취득 조건은 국가마다 다르며 공식적인 시험을 통과한 후 일정 기간의 훈련을 받아야 한다.

미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지정 교육기관에서 40시간의 코스를 마쳐야 하고 해당 부처에서 승인하는 필기시험 등을 통과해야 한다. 특히 알칸사, 켄터키, 루이지애나, 메릴랜드, 네바다, 뉴저지, 뉴욕, 텍사스 그리고 버지니아주의 거주자는 반드시 자격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일부 대학에서도 주택하자평가사(홈인스펙터) 코스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는 학교를 다니면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도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다.

■ 관련 직업
감정평가사와 닮은 영역 있어

주택하자평가사와 관련된 직업으로는 감정평가사가 있다. 감정평가사는 판매, 구매, 과세나 자산처분을 목적으로 토지, 기업, 재산 및 기타 부동산 등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여 그 결과를 화폐가치로 산정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감정평가사가 건물의 부동산가치로서 값을 평가하고 결정하는 반면, 주택하자평가사는 건물을 구성하는 구조물의 현재 상태에 대한 검사를 통해 건물의 내외부 및 보이지 않는 결점을 전문가적 식견과 경험으로 찾아내 조언해준다.

■ 해외현황
주택 구매자가 고용하는 식으로 활동

주택하자평가사는 보통 주택 구매자가 고용하고 보수도 주택 구매자 쪽에서 지급한다. 주택하자평가사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는 집의 크기에 따라 다르며 큰집이나 복잡하게 꾸며진 주택, 특히 내부에 다수의 기계 시스템이 설치된 경우에는 비용이 더 들 수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12년 5월 주택하자평가사의 평균 연봉은 5만5,230달러였다. 상위 10%의 주택하자평가사들은 8만3,760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최근에는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먼저 홈인스펙션 회사를 찾는 일도 흔해졌다. 일반적으로 구매자들이 홈인스펙션 비용을 지불하지만 상당수 판매자들이 홈인스펙션을 통해 주택을 보수하여 집값을 높이는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미국 홈인스펙터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490만 건의 홈인스펙션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매매주택의 77%에 해당하는 큰 규모인데 그만큼 홈인스펙션이 주택매매에 주요한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다, 참고로 캐나다는 2009년 3월부터 홈인스펙터의 라이센스 제도를 도입했다.

■ 국내현황

비영리단체 등에서 자격 발급 중 주택하자평가사는 주택 매매 과정에서 구매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는 주택하자평가사라는 명칭으로 활동하는 전문가가 없다. 공인 자격증은 아니지만 비영리단체인 하우스인스펙터협회에서 ‘하우스 인스펙터’라는 자격을 발급하고 있다. 이 기관에서는 주로 건설 분쟁의 해결을 도와주는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 주택하자평가사 제도가 의무화된다면 주택하자평가사는 개인 공인중개사의 시장과 비슷한 규모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2014년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국토교통통계누리 개업 공인중개사(공인중개사, 중개인, 중개 법인) 증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의 개인 공인중개사 수는 8만4,000여 명이며, 2014년 상반기 전국 개업 공인중개사의 1인당 평균 주택매매 거래건수는 5.5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 진출가능분야
부동산 업체부터 공공기관까지 다양해

주택하자평가사로 활동하다 보면 건물의 가치를 판정하는 부동산업체나 경매업체, 건설업체 등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건설업체에서 사후 서비스 차원으로 건물의 안전도 체크를 대행할 수도 있을 것이며, 건물을 팔고자 하는 사람이 재산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재산 가치 판정사로 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건축물 안전 관리를 주관하는 공공기관에서 일할 가능성도 있다.



■ 향후전망
매매자 보호 안전장치로서 필요해

주거 양식의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새로운 주택에 대한 수요와 거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에서 주거 환경을 점검하는 전문가의 역할도 더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주택하자평가사는 매매자 보호를 위해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캐나다 등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하자평가사가 검사를 소홀히 해서 결국 서비스 이용자들이 큰 피해를 입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주택하자평가사의 활동이 활발해질 경우 이들의 활동을 관리하는 체계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 참고할 만한 정보
하우스인스펙터협회 www.kihi.org

<기사 제공=한국고용정보원. '2015 우리들의 직업 만들기'>

*기사 원문: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219
 

http://goo.gl/529Cm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