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좌), 중앙대(우)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은 서울권 주요 대학이 선발하는 수시 모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서울대가 학종을 가장 잘 운영하는 모델 대학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한양대, 중앙대 등이 학종을 가장 잘 운영하고 있는 대학들이다. 

논술전형은 주로 상위권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 준비까지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게다가 에듀진이 최근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기사 링크]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많은 대학들이 논술고사에서 문제의 절반 가까이를 고교 교과외에서 출제하고 있어, 논술학원 등에서 따로 공부하지 않고 논술전형에서 합격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에 반해 학종은 학생부 평가가 절대적이다. 수능 최저가 없어서 따로 수능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거의 모든 대학에서 학종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학종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수능 최저를 두고 있지 않아, 어떤 면에서는 학교생활만 충실히 한다면 학생에게 가장 부담이 덜하다. 다만 상위권 대학일수록 경쟁이 높다는 사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학생들이 학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질과 재능, 흥미에 집중해 진로를 탐색하고 관심 분야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학습과 경험,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자기주도적 학습역량을 키우고 창의성과 협업능력을 향상시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학종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대학생활에서도 대단히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며,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이 많은 대학들의 조사 결과 공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과대표, 학생회 임원 등으로 활약하며 진취적으로 학교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며, 이들의 활약으로 교수 강의를 받아 적기만 하던 수동적인 강의 문화도 질문하고 답하며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다.
 

▲ 2017 수시 백전불태 확정편 http://goo.gl/QCNW50

물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창의력과 협업능력이 높은 학생들이므로 대학 성적과 졸업 후 취업률도 다른 전형 학생들에 비해 매우 높다.

학종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능력이 계발되며, 이것이 진학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학생활과 졸업 후 취업 등 진로활동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의 방향은 학종 확대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학종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 일반 학생이나 학부모에게는 학종에 상당히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수능과 같은 정량평가가 아니라 학생부 중심의 정성평가로 당락이 갈리다 보니, 학종 준비에 딱 떨어지는 해답이 없다고 느끼고 학종 준비를 대단히 어렵게 생각한다.

그러나 학종은 생각보다 모호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학종에 합격한 학생들의 학생부에 기재된 교과성적이나 교과·비교과활동 내용은 각기 달라도 학생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관된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학생부에 학생의 기본 학업능력과 전공 적합성,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창의성, 협업능력, 리더십, 인성 등이 잘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2017 수시 백전불태 확정편에서는 학종 합격자 148명의 학생부를 일목요연하게 표로 정리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학종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나 학종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고1, 2학년 학생들은 합격자 148명의 학생부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활동 관리 방법과 학생부 기재 요령을 익힐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직접 학생부를 기재하고 학생부 관리를 지도해야 하는 교사나, 자녀와 함께 진로·진학 로드맵을 수립하고자 하는 학부모들에게도 대단히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오늘은 2017 수시 백전불태 확정편에 실린 148명의 사례 가운데, 학종으로 서울대와 중앙대에 각각 합격한 두 명의 학생부를 소개한다.

■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에서 원자핵공학과에 합격한 김영훈 군의 학생부

▲ 출처=2017 수시 백전불태 확정편

먼저 2016학년도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에서 원자핵공학과에 합격한 김영훈 군(가명)의 학생부를 살펴보자.

김 군이  합격한 지역균형선발전형(이하 지균)은 학종 가운데 하나로 서류평가와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평가 자료는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그리고 고교에서 대학에 제출하는 학교 프로파일인 학교 소개자료 등이다.

서울대는 수시 전체 인원을 학종으로 선발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일반전형 면접의 경우 면접 문항을 고교 교과 외에서 출제하고 구술고사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다행히 지균 면접은 구술고사가 아니라 서류내용의 진실성, 기본 학업 소양을 확인하는 절차로 운영된다.

서울대 지균은 지균 도입 초기 합격자들의 학력 저하로 문제가 됐던 것을 보완하기 위해 수능 최저를 두고 있다. 4개중 3개가 2등급 이상이어야 하며, 한국사는 필수다. 그리고 서로 다른 과탐 Ⅰ+Ⅱ, Ⅱ+Ⅱ에 응시해야 한다.

김 군의 교과 성적을 살펴보면 전교과에서 1등급을 기록하고 있다. 비교과 스펙을 살펴보면 수학경시대회, 물리경시대회, 과학탐구토론대회, YSC 과학탐구대회, ㅇㅇ광역시 물리경시대회 등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교내활동으로는 과학동아리, 영어신문 만들기, 멘토·멘티활동과 함께 반장으로 활약했다. 교외활동으로는 서울대 프론티어 캠프, 카이스트 창의적글로벌리더 캠프, 이공계 탐구교실을 다녔다. 수능 성적은 국어 1, 수학 1, 영어 2, 탐구I 2, 탐구II 1등급이다.

자기소개서에 기입한 내용을 살펴보면 1번 문항에는 이공계탐구교실, 물리경시대회를 언급했고, 2번 문항에는 ysc 탐구활동, 서울대 프론티어 캠프, 서울대 미리 듣는 대학 강의를, 3번 문항에는 3년 동안 꾸준히 해온 외부봉사활동을 중심으로 기술했다.

학생부를 통해 본 김 군은 학업능력이 매우 뛰어난 학생임에는 분명하지만, 수능 성적으로 볼 때 수능 정시로 서울대에 지원했다면 탈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학교장추천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지역균형을 택해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다.

김 군의 비교과 활동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에서 상당히 주목하고 관리해온 학생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김 군은 학생부 관리를 잘 해준 학교 때문에 합격한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사실 서울대 지균에 원서를 넣는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학교에서 특별 관리를 받는 성적 최상위권의 학생들이다. 그러나 서울대는 면접 과정을 통해 학생부 기록에 대한 사실 여부를 날카롭게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김 군의 화려한 학생부 기록이 면접 과정에서 거짓으로 밝혀졌거나 역량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면 당연히 탈락했을 것이다. 김 군은 학생부에 기재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과정을 통해 서울대가 원하는 인재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다.

■ 중앙대 다빈치인재전형에서 광고홍보학과에 합격한 이민재 군의 학생부

▲ 출처=2017 수시 백전불태 확정편

다음은 중앙대 다빈치인재전형으로 광고홍보학과에 합격한 이민재 군(가명)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 군은 중앙대 광고홍보학과를 다빈치인재전형으로 합격했다. 중앙대는 1단계에서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100으로 3배수 이내를 선발하며,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70%와 심층면접 30%로 선발한다. 면접에서는 학업 준비도, 인성, 의사소통, 서류 신뢰도 등을 점검한다. 이군의 전 교과 성적은 2.69등급이지만, 국영수사 평균은 2.74등급으로 높지 않은 편이다.

수상경력을 살펴보면 소논문 발표대회 최우수, 진로 포트폴리오 경진대회 최우수, 서울대 경영캠프·중앙대 창조창업여행 3위, 문학캠프 광고카피 동상 등 다수가 있다.

교내활동으로는 학생회 활동 2년 동안 학생부회장과 학생회장을 역임했으며. 2학년 학급반장, 도서부장. 교내 빵 자판기 설치 추진. 경제동아리 활동 등의 이력이 있다.
 

교외활동을 살펴보면 3년간 개인 스펙 블로그를 운영했고. 청소년 원탁토론에 학교대표로 참가했다. 교육청 지원으로 2주간 미국 홈스테이 활동에 참가했으며 어깨동무 컨퍼런스 등에서도 활동했다.

수상경력에서도 드러나듯 학생이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나 진로 경험에 도움이 되도록 학교 내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수능에서는 국어 3, 수학 4, 영어 2, 탐구 2과목이 각 2등급으로, 이 군 역시 정시로만 중앙대에 지원했다면 당연히 탈락했을 것이다. 실제로 중앙대의 광고홍보학과 정시 평균 합격 등급컷은 1.2등급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학생부를 통해 이 군이 고교 3년간 전공과 관련한 의미 있는 활동을 활발히 이어왔음을 알고 있다. 즉 광고 관련 개인 블로그 운영, 청소년 원탁토론 대표 활동, 진로 포트폴리오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중앙대 창조창업여행 3위, 문학캠프 광고카피 부문 동상 수상 등의 활동 이력이 입학사정관으로 하여금 이 군이 전공적합도가 높은 미래 인재라고 판단하게 한 것이다. 

중앙대는 면접에서 학생부에 기록된 이 군의 활동이 사실인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이군이 쓴 자기소개서를 살펴보면 학과와의 전공적합성을 부각시켜 작성한 것을 알 수 있다. 1번 문항에는 구조도를 활용한 효과적인 공부법에 대해 기술했고, 2번 문항에는 소논문, 교내 멀티미디어 포스터 대회, 동아리 발표대회, 홍보포스터 대회에 대해 적었다. 3번 문항에는 빵 자판기 설치 관련 내용을, 4번 자율 문항에는 3년간 운영했던 개인 스펙 블로그를 중심으로 기술했다.

결국 이 군은 학업성적이 대단히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진로를 명확히 설정하고 관련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을 활발히 해 중앙대 광고홍보학과에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 군이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좋은 성과도 함께 거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이 군이 대학 졸업 후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란 사실도 학생부를 통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 군처럼 학종을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학종형 인재로 성장하는 것은 유명대 진학 여부를 떠나 학생 자신의 인생에서 중대한 자산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 군의 사례는 수능 중심에서 학종 중심으로 진학의 패러다임이 바뀌어가는 이유를 명쾌히 보여 주고 있다.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