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꼭 맞는 일자리 내가 만든다

   
▲ 고양교육청 주최 ‘제20회 과학꿈돌이 마을 축제 한마당’에 참여한 초등학생들 <사진 제공=경기교육청>

창직 관련 사업이 시작된 지 이제 5년. 아직까지 사업 효과가 두드러지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를 비롯해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다양한 창직 사례들이 축적된다면 우리 사회의 새로운 변화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창직을 통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창직이 불러오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자.

새로운 진로선택의 대안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014년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고등학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70.9%를 기록했다. 2009년 77.8%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높은 대학진학률에 따라 청년층이 선호하는 회사유형도 주로 공공기관과 대기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도전을 요하는 일자리로 진입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일자리만을 희망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기피현상 때문에 취업난 속에서도 중소기업에서는 인력 충원의 어려움을 겪는다.

청년층은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조건을 만족하는 일자리가 없어서’라는 답변을 많이 한다. 청년들은 미취업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 싶어한다. 이런 조사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청년층의 고학력화에 따른 중소기업 기피와 양질의 일자리만을 선호하는 현상은 청년층의 실업을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이런 상황에서 창직은 청년층이 본인의 적성과 능력, 개성에 부합하는 양질의 직업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게 돕고 새로운 진로선택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

일자리 부족 해결의 실마리
창직은 청년층 일자리 부족 문제를 풀 실마리도 될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이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청년층이 진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돈을 많이 벌어들여도 고용을 늘리기보다는 설비 자동화 등에 투자한다. 따라서 이제는 기존 산업에서 뿐 아니라 사회 트렌드에 따라 예측되는 신생직업을 통해 새로운 고용창출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창업 성공의 디딤돌
창직은 창업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 현재는 창업에 따른 성공률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서울시와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발간한 ‘2013년 서울 자영업자업종지도’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창업 후 생존해 있는 사업체 비율은 첫 해 81%에서 둘째 해에 67%, 그 다음해에는 54%로 줄었다.

창업 3년 만에 10곳 중 절반은 문을 닫는 셈이다. 그만큼 창업으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층은 경험이 부족하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창업에 성공하는 비율이 낮다.

창직활동을 통해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일정 기간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면 창업 후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창직활동과 프리랜서로의 경험은 성공적인 창업에 이르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창직자 인터뷰_ 이경영벤에세러의 이경영 대표
아이디어만 있으면 될까? 실현 가능하도록 우직하게 뒷심 발휘해야죠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라는 말 자체가 낯설었던 17년 전, 자신의 비만 문제를 해결하고자 PC통신에서 다이어트 채팅방을 만든 것을 계기로 ‘다이어트프로그래머’로 창직까지 하게 된 인물이 있다.

그 주인공인 이경영벤에세러의 이경영 대표는 “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즉흥적으로 창직을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그는 현재 다이어트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다이어트프로그래머양성 아카데미 등도 운영하고 있다.

▷ 다이어트프로그래머란 어떤 직업인가요?
고객이 자신의 체형과 체질을 분석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다이어트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수정요법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지도해주며 다이어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함께 해결하는 일을 합니다. 한 마디로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비만을 예방·치료하도록 도와주는 전문가죠.
 

▷ 우리나라 1호 다이어트프로그래머로 주목을 받으셨는데요, 처음 어떻게 이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하셨나요?
대학에 진학한 후 체중이 크게 늘어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 다이어트를 결심했었어요. 1996년이었는데요, 단식원이나 피부관리센터 프로그램 외에는 별다른 게 없었습니다. 좀 더 건강하고 과학적인 방법을 찾고자 당시 유행했던 PC통신을 이용해‘다이어트 채팅방’을 개설했죠.

한국에는 아직 서양음식이 많이 도입되지 않아 외국만큼 비만인이 많진 않았는데요, 그래서인지 상대적으로 외국인들이 ‘비만’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더 많더군요. 외국인들과 채팅을 하며 ‘다이어트 실패담’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일을 시작하게 된 첫 계기였죠.

▷ 그렇군요.‘ 다이어트 실패담’을 수집한 후엔 어떻게 하신 건가요?
당시 수집한 다이어트 실패 방법을 보면‘운동시간은 늘리지 않으면서 식사 거르기’,‘한 가지 음식만 먹기’와 같이 불균형한식습관과 체계적이지 못한 신체활동이 대부분이었어요. 이런 실패담을 바탕으로 제가 직접 건강한 식습관과 행동수정 프로그램을 계획해봤습니다.

6개월간 실천을 했고 84kg에서 50kg으로 34kg나 체중을 감량하는 성과를 봤습니다. 덕분에 몸이 건강해졌고요. 저를 보는 시선들도 달라지더군요. 성격도 밝아졌습니다.

▷ 이런 다이어트 프로그램으로 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신 건 언제인가요?
대학 4학년 무렵 미국에서 관광가이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인 교포들과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요. 당시 한인교포들은 미국식 식생활 때문에 비만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한인교포들을 대상으로 제가 해본 프로그램을 적용해봤습니다.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죠. 교포들이 일종의 사례비로 40만 원을 주더군요. 처음으로‘내 아이디어로 돈을 받을 수 있다면, 이것은 직업이 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 그렇군요. 그 후로 창직까지 하게 된 과정을 좀 더 설명해주세요.
네. PC통신상에서 이름이 알려지면서 한일간지에서 저를 ‘다이어트프로그래머’라는 이름으로 취재했어요. 이를 계기로 각종매체에 출연도 하고, 칼럼도 쓰면서 지냈죠. 취직이나 창업을 한 게 아니어서 원고료나 출연료만으로 생활을 유지했는데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 무렵 피부 관리 사업을 하는 한 사장님이 제가 TV에 나온 걸 보고 스카웃 제의를 하셨습니다. 피부 관리고객을 대상으로 다이어트 상담을 하는 업무를 제안하셨죠. 그 일을 하면서 쌓은 경력과 노하우로 책을 발간하게 됐고요. 그 이후 2003년에 다이어트센터를 설립했고, 2004년부터는 다이어트아카데미를 설립해저와 같은 다이어트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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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직을 하려면 창직 아이템의 시장성 파악도 중요할 텐데요. 어떻게 파악하셨나요?
미국 연예뉴스를 통해 헐리웃 스타들이 다이어트전문가, 영양사, 헬스트레이너를 고용해 체중관리를 한다는 기사를 여러 번 봤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다이어트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건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죠.

한국인은 일반적으로 서양인에 비해 과체중인 사람이 적지만, 서양의 식생활과 실생활이 유입되면 다이어트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창직을 결심한 1996년 당시 고지방, 고열량으로 대표되는 햄버거, 피자와 같은 패스트푸드 산업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며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섭취하는 지에 더 관심을 갖게 됐고요. 1990년부터 한국 성인의 비만율이 매년 1.3% 정도씩 꾸준히 증가했는데 이런 통계 역시 창직에 대한 확신을 줬습니다.

▷ 창직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우선 일이 재미있었어요. ‘돈을 많이 버는 것’ 또는 ‘직업적 보람을 얻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저는 ‘직업적 보람을 얻기 위해 돈을 벌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돈을 단지 일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제 속에 잠재된 아이템을 직업화 할수 있었습니다.

▷ 창직 준비 과정에서 힘든 점도 많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부모님께서 제 직업이 당장 수익이 적다는 점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평생 직업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도 하셨고요. 하지만 저는 어린이 교육 분야에 관심이 없었거든요. 성인 대상으로 사회적 니즈에 맞는 일을 하고 싶었죠.

▷ 창직 구체화 과정에서 주의할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 도출 과정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선진국에서 수요가 있는지, 후진국에서 수요가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또 하나의 직업이 탄생하기위해서는 절대적인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고요. 당장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도 좌절하지 말고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꾸준히 쌓아야 합니다.

▷ 창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멘토’나 다름없는 입장에 계신데요. 창직 과정에서 주의할 점에 대해서도 조언해주세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서 또는 빨리 취직을 하고 싶어서 창직, 취업, 취직을 즉흥적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새로운 직업을 발굴하고자 할 때는 사회적·시대적 니즈를 차분히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죠. 새로운 창직 아이템과 잠재력 있는 시장성을 파악하기 위해 ‘얼리어댑터’가 되는 게 장점만은 아닙니다.

만약 제가 1980년대에 다이어트프로그래머를 시작했다면 아마 실패했을 겁니다. 또 2000년대에 이 일을 시작했다면 1호 다이어트프로그래머가 되진 못했을 것입니다. 시대적 니즈보다 10년 앞서는 것은 시장성을 찾기 너무 이르고요. 5년 정도 앞설 수 있게 시장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 기타 창직을 준비하는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창직은 아이디어 창출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창직을 결정하게 되면 아이디어를 실현가능성 있는 것으로 만드는, 우직하게 끌고 가는 힘이 필요합니다.

“계속 갈망하라. 계속 무모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스티븐 잡스의 유명한 명언이 있죠. 실패가 있어야만 성공가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계속 갈망하고, 무모하게 도전해야 성공적인 창직자가 될 수 있고요. 창직을 위해서는 창의력과 우직함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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