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이 끝나고 한 청년이 내게 달려왔다. 대학교 3학년생이었는데, 자기도 나처럼 강의를 하고 싶다고 한다. 졸업후 시시한 직장이나 다니며 직장 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다며, 어떻게 하면 유명 강사가 될 수 있는지 내게 묻는다. 난감했다. 나도 유명하지 않은 탓에.

성공적인 진로 설계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일까. 대부분 영어나 자격증 등의 스펙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영어학원이나 자격증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게 그 증거다. 그러나 조금만 더 장기적인 측면으로 진로를 바라본다면 진로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관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취업이 어렵다면 스스로의 관점부터 점검해봐야 한다.

‘일에 대한 관점’을 검토하기
성공적인 진로 설계를 위해 첫 번째로 검토해봐야 할 관점은 스스로가 어떤 관점으로 일을 바라보고 있느냐 하는 ‘일에 대한 관점’이다. 사실 요즘은 자기가 원하는 직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아서 희망 직업 자체에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예를 들어 의사가 되고 싶다면, 내과냐 외과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어떤 형태로든 의사가 되면 된다는 식이다. 교사가 된다면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거다. 직장인의 경우는 대기업 디자이너면 좋지만 중소기업 디자이너도 괜찮다는 정도가 되겠다. 물론 같은 직업 가운데도 각자 선호하는 기준이 있기에 호불호가 다를 수 있긴 하지만, 어찌됐든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 자체에는 긍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직업이 아닌 직장의 관점으로 보면 사뭇 다르다.

‘업종이나 규모가 어떻든 직장이란 돈 벌기 위해 억지로 다니는 곳’이라는 관념을 가진 젊은이가 의외로 많다. ‘직장=어쩔 수 없이 돈 벌기 위해 나가는 곳’, ‘직장인=돈 버는 일시적인 기계’라는 식의 공식을 머릿속에 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일수록 스펙이 훌륭하더라도 취업 전선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자기가 꿈꾸던 직업을 찾으려고 애쓰면서 실패를 거듭하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아무 직장에나 다니게 되는 사람도 종종 있다. 이런 사람들은 직장이라는 시스템 자체에 비관적인 경향이 있다. 그토록 하기 싫었던 직장 생활을 하게 됐으니 오죽 속이 상했겠는가.

싫어하는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된 사람들은 말한다.“이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다. 별로 가치 있는 일도 아니다. 보람도 없다. 직장 상사는 부하 직원을 마구 대하고, 사장은 자기 마음대로 사람들을 부린다. 내가 원했던 직장이 아니다 보니 단지 일할 의욕이 생기지 않아 열심히 일하지 않을 뿐이다. 나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 잘할 수 있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위험하다. 이런 사람들의 취업 전망은 앞으로 갈수록 더 안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고? 기업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던 직장이 아닌 곳에서는 자기 역량을 모두 쏟아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직장뿐 아니라 학교나 가정, 국가도 그런 식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 결혼을 해서도 배우자가 자신이 원했던 사람이 아니었다며 가정 생활에 충실하지 못한 이유를 변명처럼 늘어놓는다.

만약 불평불만 거리가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원했던 직업을 갖고, 원했던 직장을 찾았으며, 원했던 배우자를 만났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으로서 만족스럽게 직장 생활을 하고, 사랑이 넘치는 결혼 생활을 하며,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을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던 조건이 갖춰지더라도 현재 자신이 하는 일과 삶 자체를 가볍고 시시하게 바라보던 습관이 그대로 남아 불만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몰입
미하이 미하이칙센트 교수는 ‘몰입(flow)’이라는 개념을 통해 “살아가면서 물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상태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곧 몰입의 상태이며, 그렇게 완벽하게 몰입한 상태가 되면 자기 운명의 주인이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 기분이 고양되고, 행복감을 맛보는 순간을 누릴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런 순간을 자주 경험할 수 있도록 의식 조절이 가능해지면서 스스로가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감탄을 금치 못한 나는 그가 쓴 책들을 하나씩 찾아 읽었다. '몰입의 즐거움', '몰입, flow: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창의성의 즐거움', '몰입의 경영' 등이 그것이다. '몰입의 기술'이라는 책을 통해서는 그가 ‘몰입’이라는 것을 어떻게 연구해왔는지 기술적 연구 방법도 알게 됐다.

-출처: 도서 <따뜻한독설>

   
 

커리어코치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
I 정철상 저
I 라이온북스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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