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 제4차 산업혁명 대비해 이렇게 바꾸자!

   
▲ 지난해 수능날 학부모들이 고사장 앞에서 절하는 모습. 대한민국은 수능날 ‘기도하는 나라’가 된다. <사진 제공=전남교육청>

“전교에서 20등 안에 드는 학생 가운데 18명이 이과로 가는데 모두 의대를 목표로 합니다. 그 뒤를 이어 전교 100등 안에 드는 학생들은 최상위권이 의대로 빠지면서 만들어진 틈새를 뚫고 이공계 학과로 갑니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고교 교감-중앙일보) 

“자유학기제라 2학기부터 시험도 없어져 책도 보고 산업전시회도 갈 수 있다고 아들이 너무 좋아해요. 그랬는데, 이웃 친구는 나 보고 미쳤냐고 야단이예요. ‘얘, 바로 자유학기제 할 때 애들 영어 수학을 꽉 잡아야 되는 거야!’라면서 정신 차리래요. 아무래도 모레 ‘자유학기제 영수 집중트레이닝’ 학원 브런치 설명회에 가봐야겠어요...” (중1 아들을 둔 한 학부모)

“요즘 대기업은 신입사원 뽑을 때 너무 스펙을 따져요. 난 경영학 서클에서 컨설팅을 해준 기업이 온라인 중소기업인데다가 인턴경험도 금융쪽을 해서... 아무래도 스펙을 거기 요구에 맞추려면 취업 재수를 해야 할까 봐요. 그렇게 해서 서클 선배 하나도 모 그룹에 들어가긴 했고...” (취업 준비 중인 대학생)

“학생들은 별 의미없는 암기에 귀한 시간을 빼앗기고, 결과가 과정을 압도하는 온갖 시험에 대비합니다. 교육현장의 시계는 그렇게 20세기에 멈춰서 있습니다.” (윤태웅 고려대 교수-한겨레신문)

한국-인구감소 속 의사만 꿈꾸고 암기공부에 날 새
대기업은 스펙맞는 붕어빵 인재만 고르는 현실안주형

이 나라가 아무리 보아도 제 정신이 아니다. 진로와 취업이라는, 미래세대에게 더없이 소중하고 중대한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런 사태는 ‘어이상실’을 넘어 ‘이 정도면 국가적 위기가 아닌가?’라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의대? 이미 의사수 10만명을 넘어선 상태에서 우리 나라 인구가 계속 줄어든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쏠림현상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치다. 서울의 인구만 해도 지금 1,000만이 조금 넘는 수준에서 2040년에는 910만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 빡빡한 예과-본과-인턴-레지던트 틈틈이 영어나 해서 외국에 의사로 나가겠다는 건가?

자유학기제? 지금 이 정도 자유학기제마저 거부하고 영어, 수학 공부에 올인한다고 자녀의 미래경쟁력이 생길까? 웬만한 유럽인들이 이웃 한 두 나라의 언어를 꽤 자유롭게 구사하는 건 바로 자유학기제를 제대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차분하게 생각하면, 우리 이웃에 있는 중국어나 일본어라도 한번 제대로 배워보는 기회를 갖도록 격려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스펙?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이런 식의 채용패턴을 고수하고 미래세대에 강요한다는 것은 참으로 창의성의 부족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인재선택 방식은 클라우스 슈왑 세계경제포럼 창립자가 이야기한 1990년대 미국 3대 자동차 대기업을 연상시킨다. 무려 120만명의 근로자를 총동원해서 똑같은 것만을 만들어내 1, 2, 3등을 차지하던 그 덩치 큰 초식공룡 말이다.
똑같은 붕어빵이나 찍어내 지금의 제품만 대량생산해 버텨보겠다는 식의 대기업은 솔직히 가지 않는 게 낫다!
 

   
▲ 한양대학교 입학처 http://goo.gl/ogsoQX


'생산부터 서비스까지' 하나의 네트워크로 운용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무엇인가? 한 국가나 공동체가 활용 가능한 지식을 총동원해, 인류사에 기록된 3차례의 산업 대전환에 버금갈 정도의 가장 혁신적인 생산 및 분배 그리고 소비 시스템으로, 가장 경쟁력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해나가는 총체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4차 산업혁명을 그동안의 산업혁명과 가장 결정적으로 구별되도록 만드는 핵심요소를 방법론과 콘텐츠 2가지 분야에서 살펴보자.

우선 방법상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전의 3차 산업혁명과 결정적으로 구별짓게 만드는 것은 (1)디지털 시스템화 (2)글로벌화 (3)표준화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면에서는 (1)지식 (2)창의성(상상력) (3)그리고 이 지식과 창의성을 최고로 발현시키면서, 4차 산업혁명과 인류의 상관관계까지도 통찰하도록 이끌어가는 교육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시스템화는 제품, 서비스의 생산은 물론 그 이후의 과정까지도 디지털을 통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완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운용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전의 3차 산업혁명에서의 디지털화처럼 특정기계나 설비에 각각 디지털기기를 부착하는 폐쇄적인 보드게임 수준이 아니다. 각각의 기계설비가 고립돼있다면, 갈라파고스밖에 더 되겠는가? 한때 경소단박, 가볍고 작고 짧고 얇은 전자기기로 세계를 호령하던 일본의 전자기업들은 저마다 다른 소킷, 저마다 독자적인 사양으로 결국 삼성전자에게 밀려났다.
 

   
http://goo.gl/529Cm4

제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화는 이론상으로 가능한 모든 영역으로까지 네트워크를 통해 팽창해나갈 수 있다.

정유공장을 예로 들면, 기존의 수요에 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장의 생산목표와 일정이 초기단계부터 전 과정에서 공유되고 통제된다.

1년 동안의 생산목표가 설정된다면, 원유의 채굴→ 생산지점에서의 저유(원유저장)→ 유조선이나 파이프라인을 통한 송유→ 정유공장으로의 도착→ 정유공정 투입→ 공정에 따른 각각의 제품 생산→ 제품별 저유→ 제품별 출하→ 지역별 저유탱크로의 이동→ 탱크에의 저유→ 제품별 분배→ 단말에서의 소비 등등…. 모든 과정의 필요한 모든 정보와 지시가 하나의 시스템 아래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해 쌍방향으로 공유되면서 총괄적으로 통제될 수 있다.

나아가 보다 고도화된다면, 회사 전 정유공장과의 디지털 네트워킹 ⇒ 다른 정유회사와의 네트워킹 ⇒ 운수, 항공, 해운, 발전소 등 소비처와의 네트워킹 등으로 이어진다. 물론 세계의 글로벌 원유메이저와도 디지털로 네트워킹할 수 있다.

이런 디지털화는 필연적으로 글로벌화와 표준화를 놓고 거대 기업들끼리의 주도권 경쟁을 불러온다. 그 양상이 얼마나 폭발적일지는 세계 해운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대 해운동맹’으로의 통합경쟁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디지털 시스템 패권에 전세계 컨소시엄 경합
현재 이런 디지털 시스템화의 세계 주도권을 놓고 선두국가인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관련기업들끼리 뭉치고 경쟁하는 거대 컨소시엄 전쟁은 이미 불이 붙었다.

주요 컨소시움에 참여한 거대 기업들의 면면만 봐도 그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무시무시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더스트리얼 인터넷 컨소시움-GE, IBM, 인텔, 시스코시스템즈, AT&T 등 총 115개 기업
△올신얼라이언스-퀄컴,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LG, 파나소닉, 샤프 등 약 100개 기업
△스레드그룹(Thread)-구글, 삼성, 네스트, ARM, 프리스케일, 실리콘랩 등 약 10개 기업
△오픈인터커넥트-인텔, 삼성, 시스코시스템즈, 등 약 50개 기업
△애플 주도 사물인터넷 그룹
△아마존 주도 사물인터넷 그룹
 

   
▲ 주요 디지털시스템 컨소시엄들

디지털 시스템화의 주도권을 둘러싼 첫 경합조차 이토록 거대기업 컨소시엄 사이에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다. 따라서 그 승부는 쉽사리 판가름나지 않을 수 있다. 짧게는 한 세대로부터 길게는 한 세기가 걸릴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작은 기업이 언제든 나가떨어질 수 있는 경쟁, 길게는 한 세기가 걸릴 수도 있는 이 전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핵심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위에서 마지막으로 제시한 콘텐츠의 한 요소인 ‘교육’이다!

미국이 지금까지의 디지털화를 선도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배경은 바로 창의성 교육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지식 또한 대학교육의 경쟁력, 그 총체적 지식의 우열에서 판가름난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바로 이 교육혁명인 것이다.

이토록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교육혁명을 대한민국은 전 공동체의 역량과 의지를 모아 성공시켜야만 하는 시기가 열리고 있다. 한국의 교육혁명에서 앞으로 집중해야 할 실천목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한국 교육, 제4차 산업혁명 대비해 이렇게 바꾸자

(1) ‘달라질 미래’, ‘급변하는 현재’부터 제대로 가르치자
이것부터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학생과 학부모 모두 스스로 현 위치와 미래를 놓고 제대로 된 고민을 할 수 있다. 그 연장선에서 바른 진로, 바른 교육방법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2) 미래교육의 기본요소인 디지털 알고리즘, 코딩을 가르치자
제4차 산업혁명을 촉발시킨 뒤 그 혁명의 시스템을 가동해 미래로 연결해주는 소통수단은 바로 디지털 언어인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지털 프로그래밍을 해내는 기본능력을 습득하는 것이 코딩이다. 이 두 요소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미래 교육의 주요 관건이다.

(3) ‘미래형 공부하는 방법’부터 가르치자
정보가 차고 넘치는 세상이다. 훌륭한 교육콘텐츠가 디지털 세상에 무한대로 펼쳐져 있다. 이런 세상에서 교과서에 적시된 작고 편협한 지식내용을 하나하나 더 가르치려 하지 말자. 공부하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치는 게 훨씬 더 중요한 세상이다.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

(4) ‘범국가적 미래교육 공동선언’ 만들자
미래를 향한 제대로 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국가와 공동체가 공감하도록 이끌어보자. 같이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가도록 바른 방향부터 세워보자.

(5)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미래형 교육개혁특별위원회’ 만들자
우리 국가 공동체의 총역량을 모아 제대로 된 방법론을 함께 찾아나가자. 우리 공동체의 상식과 지혜를 모아 선의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보자.

(6) 기술 과학교육 선도적 모델부터 제대로 만들자
구체적인 실천을 위해 누구라도 보고 경험하면 느끼고 깨달을 수 있는 제대로 된 모델부터 만들자. 그리고 확산시켜나가자. 정부와 학교와 기업이 힘을 합쳐 제대로 된 ‘한국형 미래 지향 마이스터’를 만들어보자.

(7) 기업들이 미래교육에 투자하자
장기적으로 제대로 된 미래교육, 미래인재의 수혜자는 바로 기업이 된다. 기업은 먼저 한국형 미래 지향 마이스터를 만드는 일에부터 힘을 합쳐보자. 나아가 지역 공동체에 평생교육이 확산돼 사람들의 지식과 지혜, 기술과 기능이 보다 고도화되도록 후원해보자.


미국의 미래학자이자 사상가인 피터 드러커는 한국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한국은 단 30년 동안에 일구어낸 성취는 프랑스와 영국이 거의 200여년에 걸쳐 이루어낸 것이었습니다. 독일과 미국이 70년에 걸쳐, 일본이 100년에 걸쳐 이루어낸 것입니다... 한국이 겪었던 사회변혁은 그 속도와 깊이에 있어 역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한국의 놀라운 경제발전을 제외한다면 20세기 역사는 없습니다.”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941
 

   
http://goo.gl/bdBmXf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