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육청의 무관심, 지방학생의 합격길 가로막은 셈

   
▲ 입시설명회 현장<사진제공=뉴시스(해당 기사와는 관련이 없음)>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등 수도권 10개 대학 분석에서 밝혀져

• 지방교육청의 무관심이 지방학생의 학생부종합전형 합격길 가로막아
• 수도권과 지방, 정보의 격차가 합격생수를 좌우
• 학생부종합전형 지역별 합격률은 지원율에 그대로 비례
• 수능 꼴찌 인천, 학생부종합전형은 전국 최상위권
• 부산, 대구, 광주 사실상 교육 낙후도시 입증


새로운 입시전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역이 이 전형의 최대 수혜를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그렇지 않은 지역은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면 더 많은 합격자를 낼 수 있는데도 이 제도로부터 스스로 낙오돼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사실은 국회 유은혜의원이 대교협(대학교육협의회)에 요청해 받은 서울·경기 수도권 주요 10개 대학의 최근 3년간 학생부종합전형 지역별 합격자 통계를 진로진학 매거진 <나침반 36.5도>가 정밀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자료가 입수된 수도권 10개 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등이다.

<나침반>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은 2012~14학년도 3년 동안 총 68,355명이 10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해 지원자점유율 26.1%로 17개 시도 가운데 1위를 차지했으며, 합격자 점유율도 23.2%로 역시 1위를 차지했다. 경기가 61,934명이 지원해 지원자점유율 23.6% 합격자점유율 22.6%로 각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서울 경기 두 지역이 학생부종합전형에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해 가장 많은 합격자를 내고 가장 높은 합격자 점유율을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이 지원현황에 17개 시도별 인구비율을 적용하고, 다시 지원자점유율과 인구비율의 차이를 감안해 분석한 결과 새로운 사실이 도출됐다.

서울은 인구비율이 19.8%인데도 지원자 점유율은 26.1%에 이르러 두 비율의 차이, 즉 인구대비 지원율 격차가 +6.3%를 기록해 역시 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와 달리 경남은 인구비율이 6.5%인데 지원자점유율은 5.1%에 그쳐 두 비율의 차이, 즉 인구대비 지원율 격차가 -1.4%를 기록해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서울은 학생부종합전형에 인구비율보다 더 많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반면 경남은 매우 소극적으로 지원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인구대비 지원율 격차는 각 시도교육청과 지역의 일선고교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왔는지 사실상 그대로 보여준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시도교육청과 일선학교들의 교육정책과 대응방향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게 분석됐다.

시도지역의 지원자점유율과 합격자점유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 지역은 그 차이가 1%를 넘는 곳이 한 곳도 없었다. 즉 서울을 제외하면 16개 시도지역은 “사실상 지원한 만큼 합격도 했다”고 분석된 것이다. 서울의 경우 합격자점유율이 지원자점유율보다 3% 포인트 낮아 이 전형에 훨씬 더 많이 훨씬 더 모험적으로 도전했으며 그 결과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을 합격시켰다는 것이 증명됐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지원한 시도는 결과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했을 경우 합격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분석도 가능한 것이다.

이 분석결과에 따르면 과거 명문고가 많았던 부산, 대구, 광주 등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사실상 과거처럼 제대로 준비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입시제도의 관점에서 보면 사실상 교육낙후도시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마저 자아내고 있다.

이번 자료 분석에서 17개 시도의 수능성적 순위와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점유율 순위가 전혀 다르게 나타나 흥미롭다. 수능성적 상위권은 제주, 광주, 서울, 대구, 대전 순이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대전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능 9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기도 했던 인천은 수도권 10개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서는 전국 3위라는 괄목한 만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인구 289만으로 전국 5위, 수능은 2014년 기준 전국 15위로 전년도 꼴찌에서 겨우 탈피한 지역이다.

인천의 예를 보면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입학사정관(학생부종합전형) 전형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부산은 수능성적 6위 지역을 기록했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는 인구비율 6.9%보다 1% 포인트 떨어지는 5.9%만 지원하고, 합격자점유율은 인구비율보다 1.8% 떨어진 5.1%만 차지해 매우 저조한 실적에 머물렀다.

대구 역시 수능성적에서는 전국 4위라는 높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인구비율 4.9%보다 1% 포인트 떨어지는 3.9%만 지원하고, 합격자점유율은 인구비율보다 1.8% 떨어진 3.1%에 머물렀다.

광주의 경우 인구비율 2.9%에 지원자점유율 2.9%, 합격자점유율 2.8%로 간신히 체면치레는 했지만, 수능성적 순위가 전국 2위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편이다.

이처럼 부산 대구 광주 등 전통적인 교육대도시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새로운 시대 흐름에 사실상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점차 교육낙후도시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을 제외한 8개 도 지역의 경우 모두 인구비율보다 적은 비율의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자체에 대단히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합격자점유율에서는 1개 지역을 제외하곤 모두 합격자점유율이 지원자점유율을 웃돌아 사실상 농어촌지역에서 더 많은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했다면 더 많은 합격자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통계적으로 분석됐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지역별 합격자 통계가 10개 대학에 이르는 수준의 대규모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수도권 10개 대학 분석자료가 각각 세밀하게 분석돼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서 지방 교육청과 지방 고등학교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게 대응해왔는지 낱낱히 공개될 예정이다. 처음에 받아보았던 피상적인 자료는 수도권에 있는 학생들의 합격자가 많은 만큼 수도권에 절대 유리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교육부와 대학교육협의회의 다양하고 세밀한 정책지원이 대학과 함께 빛을 발하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 자료와 앞으로 공개될 추가자료로 학생부종합전형이 사교육의 논란의 대상이 아닌 우리 교육계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키워 갈 가치있는 입시정책 대안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전국의 모든 지역이 중고등학교때부터 진로교육이 활성화되고 학생들의 꿈과 끼가 발현할 수 있는 교육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발행인겸 대표 신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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