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 한다현 IRB행정간사 인터뷰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병원에서 IRB행정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IRB는 기관 단위로 설치 및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기관의 경우 의대, 한방, 치대 3개 병원이 단위병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3개 기관의 IRB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는데 이를 통합하여 운영 중입니다. 전국에서 한방과 의대 IRB를 함께 운영하는 유일한 조직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 강동경희대병원 한다현 IRB행정간사

행정간사 업무가 좀 많은 편인데요. 우선 심의관리, SOP관리, 심사위원자격관리, 연구윤리교육관리를 해야 합니다. 각종 문서 정리나 관리, 임상시험 진행사항도 파악해서 지원하구요.

법령이 제·개정되는 부분을 체크해서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헬프데스크’로서 문의사항에 대한 안내도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신규직원 교육과 연구지원팀 서무업무도 보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병원 소속 IRB행정간사이지만 간혹 대학 강의나 인근 종합병원의 심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현재 이 일을 하게됐나요?
대학에서는 윤리학부 과정 중 생명윤리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대학원 석사에서 교육학을 전공해서 선생님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당시 도덕과 사회과목에 대한 통폐합이 불거졌죠. 교수님께서 지금 일하는 분야를 추천해주셨는데, 처음에는 선례가 없어 스스로 고민도 많이 했고 주위 만류도 있었어요.

고민 끝에 도전을 결심했고 운 좋게도 이것이 현재의 직업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죠. 단순히 이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나 흥미로 시작했던 공부였는데, 관심 분야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게 된 것은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이 일을 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요?
행정간사는 원내·외 연구 관련자들과 위원장, 위원 간의 핵심적 가교자로서 적절한 의사소통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기관 내 다른 조직과 업무협의가 필요한 경우도 빈번하고, 타 기관 담당자들과 교류하여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또 관련 법령에 대한 이해는 기본인데, 지침이 제·개정되면 내부 IRB 운영과 업무도 함께 점검해야하기 때문에 개정 사항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형 IRB의 모태는 외국(주로 미국)에서부터 비롯되었고, 최근에는 많은 기관들이 AAHRPP이나 FERCAP과 같은 국제기관인증을 획득하고 있는 추세이니, 외국어능력을 갖추면 더 좋겠죠.

일을 하며 힘든 점과 보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업무량이 많은 게 가장 힘들죠. 개인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제가 인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병원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낯설어 처음에는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실전에 돌입하여 겪는 것들이 정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겠죠.

IRB 심의 및 결과통보 등에 관한 지원을 해야 하는데 제가 배석했던 첫 정규심의에서는 수많은 의학용어들이 등장하여 그야말로 카오스 상태가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처음에는 전문적인 자질과 역할을 요구하는 행정간사가 단순 행정직으로 인식되는 것도 상당히 힘들었어요. 한번 뿌리내린 인식을 바꾸는 데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IRB를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업무들을 제안하고 추진하기 위해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도 하고, 물론 개인적인 노력도 하다 보니 함께 일하는 교수님이나 연구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외부에서의 스카우트 제의도 몇 차례 받게 되었습니다. 점차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죠.
 

   
안양대학교 입학처 https://goo.gl/BVZI0W


이 직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병원에 설치된 IRB는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고, 학교에 설치된 SBR IRB의 경우 도입기와 성장기의 과도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IRB를 새롭게 설치하여 운영하는 기관의 수 자체가 월등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종사자 수에 대한 문제보다는 앞으로 행정간사로서의 지위에 관한 전망으로 말씀드리는 게 적합할 것 같은데요. 현재 운영체계는 행정간사의 역할에 대한 기관의 이해도가 낮고 이로 인한 지원에도 한계가 있어, 행정간사가 전문성을 발휘하기에 최적의 환경은 아닙니다.

하지만 IRB 종사자들이 스스로 전문성 강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체제 개선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분명 변화의 가능성은 낙관적으로 봐야겠지요. 현재 인력 양성이 체계화되어 있거나 인증 또는 자격증 제도가 도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부분들이 보완된다면 전문직종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IRB의 질적 강화는 행정간사의 전문성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 결국 업무의 질적 팽창은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이 직업에 도전하려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단순 행정지원 업무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입사에만 목적을 두고 준비하기보다는 업무를 시작하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해요. 법령의 개정이나 이슈가 계속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안일하게 일상적으로 처리해서는 곤란하겠죠. 행정지원 인력으로 안주하지 말고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행정전문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개인적인 노력을 많이 해주면 좋겠습니다.

 

*출처=한국고용정보원 '2015 미래를 함께할 새로운 직업'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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