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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특기자전형, 사교육 확대의 주범인가불필요한 특기자전형과 필요한 특기자전형 구분해야
김재명 기자  |  webmaster@eduj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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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5  14: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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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학년도 연세대 입학식 <사진 제공=연세대>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현재의 학생부종합전형은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라는 취지에는 백 번 공감하지만 지나치게 학교생활만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각 전형에 맞는 탄력적인 운영이 거의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봉사활동을 예로 들면 현재의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 내 봉사활동만을 인정해 대입 전형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 회장, 반장 등의 활동은 인정받지만, 지역 단위나 전국 단위 단체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의 활동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없기 때문에 대입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여름방학 동안 네팔을 방문해 지진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네팔 장관이 주는 봉사상까지 수상했더라도 학교 외 활동이기 때문에 그 학생의 봉사 활동은 적어도 우리나라 대입에서는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만다. 

더구나 미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SW특기자 등을 선발하는 데 있어서는 전형의 한계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알고리즘과 코딩 분야는 초·중학교 때부터 학습을 시작해야 우수 인재로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입시 현실에서는 아무리 이 분야에 천재성을 갖고 있는 학생일지라도 고등학생이 되면 대입을 위해서 배움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대학에서는 SW 자체에 대한 능력이 아닌 교과 성적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전문적인 SW학습에서 중요한 순간 단절을 겪는다면 우리나라에서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의 등장은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물론 우리 교육계는 사교육 시장의 비대화라는 골치아픈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사교육을 통해 선행학습 위주로 일방적인 교과지식 쌓기에만 올인하는 현실은 대학이 학생이 가진 잠재 능력과 전공 적합성 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단편적인 교과 지식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데서 기인한 바 크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교육에서 도태되는 학생들이나 학교 교육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너도 나도 입시학원 교습에 열을 올리고, 국내 사교육 비용은 공교육 총예산을 훌쩍 뛰어넘으며 가정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교과 성적 위주의 중고교 교육과정과 대학의 전형 운영에 대한 비판이나 재고는 없이 무작정 사교육 축소에만 열을 올리게 되고, 이 과정에서 사교육이 필요한 SW특기자에게 애꿎은 불똥이 튀게 되는 형국이다.

과거 입학사정관전형 역시 일부에서 벌어진 '무한 스펙 경쟁'이 사교육 확대 문제로 귀결되면서 결국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했다. 전형 명칭을 바꾸고 난 이후 교육부는 학생부에 학교 외 활동은 절대 기록하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제약을 가하고 있다.
 

   
https://goo.gl/wvn93Z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진학과 진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진로탐색과 교과 외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명확히 설계하고 필요하다면 학교 외 활동도 충실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사교육 억제'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학교에만 붙들어두는 것은 시대 변화에 역행하는 것이다. 학생이 공동체에 필요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밖 사회활동을 제약해서는 안 된다. 맹목적으로 사교육을 억누르는 것보다 공교육을 혁신해 불필요한 사교육이 횡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특히 SW 분야처럼 전문 교육이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공교육 시스템 아래에서는 SW영재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사교육을 공교육 제도 안으로 수용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처럼 제도적인 변화가 갖추어진다고 해도 정작 대학이 특기자전형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제기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연세대처럼 수시 모집인원의 3분의 1을 특기자로 선발하고, 전형의 반영요소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특기자의 자격이 아닌 관련교과 내신 및 교과지식 면접이라는 형태로 두고 있는 것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 대학이 특기자전형을 일부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 재수생, 그리고 극히 일부 일반고 학생들만을 위한 전형으로 파행 운영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학의 변칙적인 특기자전형 운영은 특기자전형이 본래 가지는 취지를 상실한 채 사교육을 위한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연세대를 비롯해 서울지역 주요 15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각 대학의 특기자전형 운영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조사 결과 이 중 11개 대학은 특기자전형을 폐지하거나 모집단위별 특성에 맞게 수시전형 모집정원의 5% 이내로 제한적으로 운영하려는 노력을 보였지만, 연세대는 특기자 모집인원 비율이 수시 정원의 32.3%에 달해 특기자전형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였다. 연세대 다음으로는 고려대가 12.2%로 특기자전형 비중이 높았다. 뒤를 이어 한국외대가 7.7%, 이화여대가 7.0%의 학생을 수시모집에서 특기자전형으로 선발한다.

반면,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 특기자전형 모집비율을 비교해 보면, 전체적으로는 2017학년도 평균 6.6%에서 2018학년도 5.5%로 1.1%p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건국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홍익대 등 5개교는 2018학년도에 특기자전형을 폐지했고, 서강대도 기존의 어학, 수학/과학 특기자전형을 폐지했다. 경희대, 동국대, 숙명여대, 한양대 등 4개교도 모집단위별 특성에 맞게 모집인원을 축소했다.

■ 서울지역 15개 대학 특기자전형(어학, 수학/과학, SW) 모집인원 및 비율 (2017, 2018학년도)

대학 특기자전형 모집인원/수시 전체정원
2017(비율%) 2018(비율%) 증감(%p)
연세대 877/2,604(33.7) 845/2,614(32.3) 1.4↓
고려대 571/3,040(18.8) 425/3,472(12.2) 6.6↓
한국외대 100/1,122(8.9) 87/1,132(7.7) 1.2↓
이화여대 177/2,123(8.3) 163/2,339(7.0) 1.3↓
한양대 97/2,172(4.5) 95/2,191(4.3) 0.2↓
숙명여대 62/1,322(4.7) 61/1,461(4.2) 0.5↓
서강대 119/1,161(10.2) 41/1,292(3.2) 7.0↓
성균관대 0/2,701(0) 60/2,854(2.1) 2.1↑
동국대 63/1,779(3.5) 43/2,098(2.0) 1.5↓
경희대 70/3,688(1.9) 40/3,704(1.1) 0.8↓
건국대 0/1,829(0) 0/2,001(0) -
서울대 0/2,526(0) 0/2,615(0) -
서울시립대 0/1,000(0) 0/1,137(0) -
중앙대 0/3,466(0) 0/3,450(0) -
홍익대 0/1,745(0) 0/1,628(0) -
2,136/32,278(6.6) 1,860/33,988(5.5) 1.1↓

*표 제공=사교육걱정없는세상


한편, 특기자전형의 전형 요소가 사교육 유발을 억제하는가를 따졌더니 연세대, 고려대, 한국외대, 이화여대 등 특기자전형을 실시하는 10개 대학 모두가 외부스펙 혹은 추가적인 대학별고사를 실시해 사교육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역 주요 15개 대학의 2018학년도 특기자전형 전형요소를 살펴보면 어학 특기자전형을 실시하는 8개 대학(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한양대) 중 한양대를 제외한 7개 대학이 공인어학성적 등의 외부스펙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8개 대학 모두가 영어 면접, 영어 에세이고사 등 추가적인 대학별고사를 실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기자전형에서 요구하는 외부스펙과 추가적인 대학별고사는 고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으로 대비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사교육 의존도가 높다. 교육부도 2013년 9월 2015·2016학년도 대입제도 확정안을 발표하면서 "그간 준비해 온 고 1~2학년 학생들의 신뢰보장 차원에서" 이 전형의 제한적 운영을 대학들에 권고한 바 있다. 따라서 2017학년도 대입전형부터는 대학이 영어능력 중심의 불필요한 특기자전형을 폐지하고,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는 방식으로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2018학년도에 특기자전형을 실시하는 10개 대학 모두가 2017학년도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채 외부 스펙을 요구하거나 추가적인 대학별고사 실시 계획을 밝혀 교육부의 방침을 따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서울지역 10개 대학 특기자전형 반영 요소 (2017, 2018학년도)

대학 분류 2017 2018
반영요소 반영요소
경희대 국제 활동자료, 특기재평가(영어면접) 활동자료, 특기재평가(영어면접)
고려대 국제 활동증빙서류, 면접 활동증빙서류, 면접 및 에세이
(국제학부)
과학 활동증빙서류, 면접 활동증빙서류, 면접
SW   활동증빙서류, 면접
동국대 어학 공인어학성적, 외국어 에세이고사 공인어학성적, 외국어 에세이고사
SW   실기고사(수학, 프로그래밍, 알고리즘 개발 관련)
서강대 어학 활동보충자료, 면접(일부영어) 전형 폐지
수/과학 활동보충자료, 면접
SW   활동자료, 면접
성균관대 SW   활동증빙자료
숙명여대 어학 활동증빙자료, 공인어학성적,
외국어면접
활동증빙자료, 공인어학성적,
영어면접
연세대 인문 관련 교과 내신, 면접(교과지식) 관련 교과 내신, 면접(교과지식)
사회 관련 교과 내신, 면접(교과지식) 관련 교과 내신, 면접(교과지식)
과학 관련교과 내신, 면접(교과지식) 관련교과 내신, 면접(교과지식)
국제 영어면접 영어면접
이화여대 어학,
국제
활동보고서, 면접(영어 포함) 활동보고서, 면접
한국외대 어학 활동자료, 면접(외국어 포함) 활동자료, 면접
한양대 국제 외국어에세이/외국어면접 외국어에세이/외국어면접
SW   활동소개서, 면접

*표 제공=사교육걱정없는세상


물론 특기자전형이라고 해서 모두 한 통속으로 묶어 싸잡아 비난할 일만은 아니다. 대입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사교육 확대의 도구로 이용되는 특기자전형도 있지만 SW특기자전형처럼 필요성이 요구되는 특기자전형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기자전형 선발인원이 증가한 대학 중에는 어릴 때부터 SW 능력을 집중적으로 배양해야 하는 SW특기자전형을 신설한 곳도 섞여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듀진이 'SW 능력 뛰어나면 성적 상관 없이 한양대, 고려대 간다!' 제하의 기사[링크 클릭]에서 전한 것처럼 지난해 SW중심대학으로 선정된 가천대, 경북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세종대, 아주대, 충남대 등 8개 대학에 이어, 올해 국민대, 동국대, 부산대, 서울여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양대 등 6개 대학이 SW중심대학으로 추가 선정돼 총 14개 대학이 SW중심대학으로 운영된다.

이들 대학은 인문계열 등 타 분야에서의 취업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모든 신입생에 대해 SW 기초교육을 실시하고, 인문·경영 등 타 전공과 SW의 새로운 융합 교육과정을 운영해 SW역량을 겸비한 융합인재 양성에 힘을 쓰고 있다.

SW특기자전형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전형이다. SW시장은 확대일변도에 있지만, 현실은 외국에서 전문 인력을 사와야 할 만큼 국내의 SW 인재풀은 수요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첨단 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SW에 특기를 가진 학생이 대학 진학을 위해 SW 학습을 포기해야만 하는 현실을 깨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SW 기술 발전은 요원할 뿐이다.
 

   
https://goo.gl/N6jVEY

특히 수시 정원의 1/3을 특기자전형으로 선발하는 연세대의 경우, 전형 요소로 관련 교과 내신과 교과지식만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신입생 3명 중 1명이 특기자로 선발되는 상황을 볼 때 특기자전형의 본래 취지를 완전히 훼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연세대는 허울 뿐인 특기자전형을 반드시 축소하거나 없애야 한다. 연세대처럼 입시 중심의 사교육을 요구하는 특기자전형은 전형의 목적을 상실한 채 사교육 확대라는 부작용만 양산한다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실제로 특기자를 선발해 우수인재로 성장시켜야 할SW 분야 등에는 대학이 과감히 특기자 선발을 위해 문호를 개방해 해당 특기자전형을 효과적으로 운영해갈 수 있도록 전형을 개발하고 현실화해야 한다.

기술 발전을 선도해 갈 미래 상위직업군 가운데 대부분이 SW와 관계된 일이다. 이런 현실에서 특기자전형을 활용해 SW전문가를 육성하는 일은 사교육 확대라는 이름으로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 권장해야 할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처럼 특기자전형이라는 명목 하에 실상은 영어특기자를 선발하고 있는 대학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 불필요한 사교육 시장의 팽창을 막고, 한편으로는 미래 수요에 맞춰 특기자전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일이다. 

기술발전은 현대를 구글 번역기가 인간의 언어능력을 대신해 주는 시대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런 시기에 요구되는 인재는 영어특기자가 아니라 구글 번역기를 만들 수 있는 SW특기자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446

   
https://goo.gl/VKIS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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