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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이중 부담 논술 ‘수능 최저’ 폐지해야대입 전형 바뀌면 초중고 교육이 달라진다
문영훈 기자  |  webmaster@eduj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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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6  15: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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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대 수시 논술고사장 <사진 제공=한양대>

전형 하나만 준비하기도 빠듯한 수험생들이 여러 대입 전형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이유로 교육부에서는 수시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수능 부담까지 떠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도록 대학을 압박하고 있다.

대학 역시 수능 최저를 폐지하고도 학생부 중심 전형에서 우수 인재를 선발할 수 있었던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완전히 폐지했고, 더 나아가 학생부교과전형에서도 수능 최저를 폐지해 가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논술전형에서는 수능 최저의 벽이 여전히 강고해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논술과 수능 시험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주로 상위권 대학에서 실시하는 논술전형은 서울지역 15개 주요 대학의 경우 평균 모집비율이 20.5%로 수시모집 정원의 1/5 이상을 논술전형으로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술전형 모집인원은 2017학년도에 26.3%였던 것이 20.5%로 5.8%p 축소되긴 했지만, 한국외대와 성균관대는 수시모집에서 각각 39.8%와 33.5%를 모집해 전체 수시모집 인원의 1/3 이상을 논술로 선발하고 있다. 반면 고려대는 2018학년도부터 논술전형을 폐지해 대조를 보인다.
 

   
https://goo.gl/wvn93Z

그렇다면 유독 상위권 대학에서 논술전형으로 이토록 많은 인원을 선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논술전형으로 우수한 특목·자사고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대학의 의지가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한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논술전형에 수능 최저를 두는 것도 결국은 수능 성적은 높지만 내신이 약한 특목·자사고 학생들을 선발하려는 대학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수시가 지금처럼 맹위를 떨치기 전에는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일수록 특목·자사고에 입학하는 것이 당연시됐다. 실제로 대입이 수능 정시 중심으로 이루어질 때는 특목·자사고가 일반고에 비해 우수한 교육환경과 비슷한 학업성취도를 가진 학생들의 경쟁을 통해 좋은 진학 실적을 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입시가 수시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이 특목·자사고에 진학하는 경향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그들이 강점을 보이는 수능 정시 비중이 대폭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특목·자사고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방편으로 논술전형에 수능 최저라는 높은 진입 장벽을 만들었고, 자연히 논술전형은 특목·자사고 학생들의 주요 목표가 되고 있다.

일반 대학의 대입 전형이 학생부교과 40%, 학생부종합 20%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상위권 대학에서는 학생부교과 5%, 학생부종합 40%, 논술로 20%로 선발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최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논술 비중이 높고 정시는 오히려 일반 대학보다 낮은 비율로 모집한다.

■ 수시모집 중 논술 모집인원 및 비율 (2017, 2018학년도)

대학 논술정원/수시 전체 정원
2017(비율%) 2018(비율%) 증감
한국외대 450/1,122(40.1) 450/1,132(39.8) 0.3↓
성균관대 1,154/2,701(42.7) 957/2,854(33.5) 9.2↓
서강대 364/1,161(31.4) 355/1,292(27.5) 3.9↓
중앙대 916/3,466(26.4) 916/3,450(26.6) 0.2↑
연세대 683/2,604(26.2) 683/2,614(26.1) 0.1↓
홍익대 496/1,745(28.4) 396/1,628(24.3) 4.1↓
건국대 484/1,829(26.5) 484/2,001(24.2) 2.3↓
이화여대 555/2,123(26.1) 545/2,339(23.3) 2.8↓
동국대 489/1,779(27.5) 474/2,098(22.6) 4.9↓
경희대 920/3,688(24.9) 820/3,704(22.1) 2.8↓
숙명여대 337/1,322(25.5) 321/1,461(22.0) 3.5↓
한양대 421/2,172(19.4) 399/2,191(18.2) 1.2↓
서울시립대 188/1,000(18.8) 168/1,137(14.8) 4.0↓
고려대 1,040/3,040(34.2) 0/3,472(0) 34.2↓
서울대 0/2,526(0) 0/2,615(0) -
8,497/32,278(26.3) 6,968/33,988(20.5) 5.8↓

*표 제공=사교육걱정없는세상

   
▲ 한양대학교 입학처 http://goo.gl/ogsoQX


이렇듯 대학이 논술전형 비중을 크게 두고 수능 최저라는 유리 천장을 만들어 사실상 특목·자사고 학생을 선발하는 주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논술전형 준비는 일반적인 학교 교육과정으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일선 고교에서는 논술전형 준비반을 따로 만들어 고2 때부터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논술반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학교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마저도 운영하지 않는 학교도 많기 때문에 대다수의 학생들이 사비를 들여 논술학원에 다닐 수밖에 없다.

특히 다른 대학의 논술 시험과 다르게 단답형이나 약술형 답안을 요구해 사실상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경북대 논술의 경우는 준비 방법 또한 다른 대학과 달라 경북대 논술을 전문적으로 대비시키는 대구 소재 논술학원을 다녀야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할 정도다.

이처럼 논술 준비를 위해서는 사교육의 도움이 필수적이고, 수능 최저까지 있다 보니 학생들은 논술학원에 입시학원까지 다녀야 하는 사교육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교육부도 각 대학에 논술전형 비중을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대학은 여전히 논술전형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논술전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폐지하거나 아예 논술전형을 없애는 대학도 출현하기 시작했다. 서울지역 주요대학 15곳 가운데 2018학년도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 대학은 2017학년도와 마찬가지로 건국대, 서울시립대, 한양대 등 3곳이다. 거기다 서울대는 논술전형을 실시하지 않고 고려대는 2018학년도에 전형을 폐지했다. 결국 15개 대학 중 나머지 10개 대학이 수능 최저를 두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이 최근 이들 10개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 여부를 조사한 결과, 동국대·서강대·성균관대·숙명여대·연세대·중앙대·홍익대 등 7개 대학이 2018학년도에 수능 최저기준을 오히려 강화했고, 경희대·이화여대·한국외대 등 3개 대학은 2017학년도 기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지역 주요 10개 대학 논술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변화 추이

대학 모집계열 2018
판정 근거 종합판정
건국대 전 계열 폐지 수능 최저학력기준 없음 폐지
경희대 인문 유지   유지
인문(한의예) 유지  
자연(의학 제외) 유지  
의, 한의(자연), 치의 유지  
체능 유지  
동국대 인문/영화영상 강화 영역 추가, 등급 상향 강화
경행/경영 강화 영역 추가, 등급 상향
자연 강화 영역 추가, 등급 상향
서강대 인문/사회 강화 영역 추가, 등급 상향 강화
자연 강화 영역 추가, 등급 상향
서울시립대 전 계열 폐지 수능 최저학력기준 없음 폐지
성균관대 인문 강화 영역 추가 강화
자연 강화 영역 추가 
글로벌, 글로벌경제, 글로벌경영 강화 영역 추가 
반도체, 소프트웨어, 글로벌바이오 강화 영역 추가 
의예 강화 영역 추가 
숙명여대 인문 강화 영역 추가 강화
자연 강화 영역 추가
연세대 인문/사회 강화 영역 추가 강화
자연 강화 영역 추가
의예/치의예 강화 영역 추가
이화여대 인문 유지   유지
자연 유지  
의예 유지  
융합 유지  
스크랜튼 유지  
중앙대 인문 강화 등급상향 강화
의예 강화 영역추가
자연(서울) 강화 영역추가
자연(안성) 강화 등급상향
한국외대 L&D 유지   유지
나머지 전 단위 유지  
한양대 전 계열 폐지 수능 최저학력기준 없음 폐지
홍익대 인문/예술 강화 영역추가 강화
자연 유지  

*표 제공=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으로 ①각 이내를 사용하다가 등급 합 혹은 평균을 사용한 경우(예: 2개 영역 각 이내 → 2개 영역 합 4이내), ②등급이 하향 조정된 경우, ③반영 영역을 추가한 경우(예: 국어, 영어, 수학 영역 중 2개 합 3 이내 → 국어, 영어, 수학, 탐구 영역(2중 1택) 2개 영역 합 3 이내, 혹은 국, 수, 영, 과탐 중 3개 1등급 → 국, 수, 과탐 중 3개 등급 합 4, 영어 1등급), ④ 탐구영역 2과목의 평균을 반영하다가 상위 점수 1과목을 반영한 경우 등이 있음. 또한 완화의 조건에 반하는 경우는 강화로 판단함.

 

   
https://goo.gl/N6jVEY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과연 수능 성적만으로 우수 인재를 선별할 수 있는가다. 우수 인재는 반드시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수능 시험은 기본적으로 암기력 싸움이다. 그러나 뛰어난 암기력이 학생의 잠재 역량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또한 결코 쉽지 않은 논술시험을 통과할 수준이라면 수능 최저 없이도 충분한 입학 자격을 갖춘 학생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대학은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옳다.

더 나아가 대학은 논술전형 정원을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현대는 단편적인 암기력이 아니라 문제해결능력과 협업능력, 창의력 등을 가진 인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선발 방법이 바뀌면 초중고 교육이 달라진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초중고 교육이 입시 중심 교육에서 학생의 꿈과 끼를 북돋우는 진로 중심 교육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이제 대학이 나서야 할 때다. 

■ 논술전형 대비에 특화한 서산 서령고 사례

일반고인 서산 서령고는 정규 교육과정으로 논술 과목을 운영하고 있으며,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보충학습 프로그램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3학년 때는 이과 논술반, 인문 논술반을 따로 편성한다. 학교의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한해에 30~40명이 논술전형을 통해 대학에 입학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산시의 협조로 지자체 운영프로그램인 사칙연산 인재스쿨과 국영수반을 운영하고 있어, 서령고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논술실력 향상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다년간 여러 대학에서 논술출제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서령고 최진규 교사는 서령고가 논술전형 대비에 특화한 학교가 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최 교사는 “논술 시험만으로도 학생들의 역량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수능 부담을 떠안길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논술은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에서 불리한 재수생들과 특목·자사고 학생들에게 기회가 많이 가는 전형인 것이 사실”이라며 “일반고 학생들도 학교에서 철저히 준비를 해 준다면 도전해 볼 만한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사는 “그동안 논술전형에서 교과에서 벗어난 문제가 다수 출제돼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교과 내에서 문제를 출제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고에서도 충분히 대비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464
 

   
https://goo.gl/VKIS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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