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지식, 스토리텔링능력, 전달력 3박자를 갖춰라

   
▲ 제주 서귀포여중에서 진로직업 탐색 프로그램으로 4.3역사기행을 진행했다. [사진 제공=제주교육청]

인문계 선배의 취업&직업 이야기 -  스토리텔러
김○○, 사학 전공, 여행 ○○○ 근무

안녕하세요? 스토리텔러 김○○입니다.


이야기꾸러미로 재탄생되는 흥미진진한 역사
유물이나 유적지, 문화재에는 관련한 역사적인 사실과 인물이 있기 마련입니다. 역사스토리텔러는 이를 청자의 수준에 맞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여 쉽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구성해 풀어내고 전달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역사과목에 재미를 느끼고 이해하기 쉽도록 이끌 수 있고 유적지를 여행하거나 박물관 등을 방문한 국내외 다양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합니다. 역사스토리텔러는 직접 말로 전달하기도 하지만 때로 매체에 글을 기고하기도 하고 책을 출간하기도 합니다.

‘사회 교과서 여행’, ‘우리 아이 첫 박물관 여행’ 등 스토리텔링을 가미하여 교육에 활용하는 책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은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려나갈 수 있게 하는 작업이므로 교육 분야에 그 활용가치가 높습니다. 역사뿐 아니라 여러 다양한 분야와도 접목이 가능할 것입니다.

사학전공, 수학여행강사 알바에서 스토리텔러로
저는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했습니다. 제가 역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역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을 살펴보는 것이어서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특히 학생들은 역사가 고루하고 어렵다고 느끼죠. 내가 느끼는 재미를 다른 사람도 알게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 재학 시절에 아르바이트로 ‘수학여행강사’를 했어요. 중고등학생들에게 수학여행이 진정한 수학(受學)의 기회가 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몇몇 학교에서 대학생을 동행해 가는 게 당시의 분위기였어요. 수학여행 코스로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방문했을 때 문화재며 관련 인물을 설명해주고 유적지나 유물에 삽입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을 했어요.

지금은 궁궐지킴이, 문화재해설사 등 이런 일을 하는 직업군도 생겼지만 당시만 해도 문화재나 유적지를 누군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할 수 있다는 인식 자체를 못 하던 때였어요.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으로 역동적이고 복잡한 역사를 책으로만 배우는 것이 단편적이라는 아쉬움이 컸던 저에게 그 아르바이트는 굉장히 보람찬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진 사학적 지식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전달하는 일에 소질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죠. 계속해서 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그때 저를 수학여행강사로 고용했던 회사와 인연이 이어져서 이 일을 제 평생 직업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전문 분야에의 지식, 스토리텔링 능력, 전달력 세 가지를 두루 갖춰야
한 분야에의 전문지식, 스토리텔링 능력, 전달력 이 세 가지를 두루 갖춰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스토리텔링이 핵심이고요.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다양한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로 구성해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은 창조적인 동시에 논리정연해야 하죠.

청자의 수준에 맞도록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업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매사 기승전결에 따라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저는 스토리텔러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그 뒤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고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하거든요. 따라서 견문을 넓히는 게 중요합니다.

평소 책이나 매체 등 다양한 것을 접하고 직접 여행을 다니면서 이야기의 소재로 쓸 만한 재료를 계속해서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봐요.
 

   
 

스토리텔러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들려주는 작업까지 모두 수행해야 합니다. 대상에 따라서는 구연동화처럼 해야 할 때도 있는 등 대상에 따라 이야기 내용과 전달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요. 청자가 몰입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연령이나 성별, 사회적 위치 등에 따라 관심분야며 집중력, 지식수준 등이 천차만별인 청자를 고려하여 그에 맞게 이야기를 구성하고 전달방법을 달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요.

스토리텔러가 항상 말로만 전달하지는 않습니다. 글로 풀어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글쓰기 능력도 필요해요. 글쓰기 능력까지 갖춘 스토리텔러는 출판물 등으로 부가수입을 올리기도 하죠.

스토리의 중심은 ‘사람’... 당연히 인문학 전공자가 유리
스토리텔링의 목적 자체가 어려운 것을 좀 더 쉽게 전달하는 데에 있는데요, 이것이 가능하려면 텔러가 가진 배경지식이 굉장히 넓어야 합니다. 전달하려는 바를 쉽고 흥미 있는 이야기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소양과 지식을 계속해서 활용해야 하죠.

사회현상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습관 등은 전형적으로 인문학적 소양과 연결이 되는 부분입니다.

사학을 전공한 저는 평소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등의 역사적인 사건이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부터 어느 고장에서 특산물로 된 음식이나 물건은 그 유래가 무엇이며 관련한 이야기는 없는지 매사 호기심을 갖고 자료를 찾아보는 편입니다. 마치 습관처럼 된 인문학에 대한 탐구심이 제 일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건 분명해요.

또한, 스토리텔러의 작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듣는 사람의 상황과 입장에 맞게 이야기를 구성하고 재미를 느끼게끔 들려줄 수 있으려면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스토리텔러로서 갖춰야 할 자세 역시 인문학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적극적이고 사교적인 사람에게 유리한 직업
분야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아직은 꾸준히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스토리텔러가 많지 않은 상황이에요. 역사스토리텔러의 경우 여행이나 관광산업의 성장, 교육 분야에서의 수요 증가 등의 이유로 그래도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하지만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해서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한 만큼, 자신의 전문분야가 있다면 스토리텔링을 가미하여 그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도 있는 등 자기주도적이면서도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은 동적인 일입니다. 혼자서 일하는 시간보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 일하는 시간이 길고 사람을 직접 상대할 일이 많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면 힘들 수 있어요.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말솜씨, 에티튜드에 어려움을 느껴 곤란을 겪는 사람도 많습니다.

스토리텔러의 대부분은 프리랜서
저처럼 회사에 소속된 경우도 하지만 스토리텔러의 대다수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소속된 경우도 근무형태는 프리랜서와 비슷해요. 제 경우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회사에 출근하고 나머지는 외근을 다니게 되죠.

평일에는 주로 기업, 정부기관, 학교 등으로, 주말에는 박물관, 유적지 등으로 외근을 나갑니다. 프리랜서 활동이 고용안정면에서는 다소 불안함이 하지만 여자의 경우 결혼 후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으니까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하면 건당 6만 원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경력이 10년 정도 쌓이면 역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3~4,000만 원의 임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책 출간 등으로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있어요. 최근 스토리텔링이 교육 분야에 접목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고 고수익을 올리며 활동하는 분들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 중앙대학교 입학처 https://goo.gl/zMYKOj


다양한 분야에 접목 가능한 스토리텔링, 가능성 무궁무진해
기존에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이 있어서 신규자리를 잡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인력들이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시장을 활발히 개척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여행, 교육, 마케팅, 출판 등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는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어요.

이야기 형태로 쉽게 이해하고 이미지화를 통해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장점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이 점차 커가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나만의 분야를 개척하고 개인의 역량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아요.

최근에는 부모가 자녀를 외국으로 여행을 보내면서 스토리텔러를 동행하도록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단순히 즐기기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배움이 있는 여행을 위해 그 나라의 음식, 문화, 자연환경 등을 제대로 알고 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죠. 교육시장, 여행시장 등 접목 가능한 분야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한 기업에서 정규직으로 평생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겁니다. 고용 불안을 이유로 프리랜서 활동에 대해 겁부터 먹는 사람이 많다고 알고 있어요. 하지만 프리랜서 활동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하니 선입견을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 스토리텔러의 경우 자리를 잡기까지 다소 시간은 걸리지만 한 번 자리를 잡고 나면 자신의 의지대로 근무시간을 조절하면서도 괜찮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이에요. 무엇보다 일을 하면서 동시에 배움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발전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토리텔링의 소재 발굴을 위해 끊임없이 책을 보고 견문을 넓혀야 하거든요. 나와 다른 사람의 지식을 동시에 살찌우는 일,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출처=한국고용정보원 '인문계열 진출직업'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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