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과목 비중 늘고 영어 비중 감소하는 '풍선효과' 봉착

   
▲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7학년도 정시대학입학정보박람회' 입구 [사진=에듀진]

2018학년도부터 영어 과목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대학들의 수능 과목별 반영비율이 대폭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서울 주요 15개 대학과 거점국립대학 7개의 ‘2018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기준으로, 2017학년도 대비 2018학년도 정시모집 수능영어 반영 비율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2018학년도 정시모집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은 2017학년도 대비 영어가 9.1%p 감소한 반면, 탐구 4.3%p, 국어 2.7%p, 수학 1.5%p가 증가했다. 영어의 감소세, 타 교과의 증가세가 뚜렷해진 것이다.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지방 거점국립대학은 영어 5.9%p, 국어 0.1%p, 수학 0.1%p 감소, 탐구 2.7%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반면에 서울 주요 대학은 영어 12.2%p 감소, 탐구 6.0%p, 국어 5.5%p, 수학 3.2%p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영어 감소세와 타 영역 증가세가 서울 주요 대학에서 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별로 보면 인문자연계열은 영어 8.4%p 감소, 탐구 4.8%p, 수학 2.4%p, 국어 0.7%p 증가했으며, 예체능계열은 영어 9.7%p 감소, 국어 4.7%p, 탐구 3.9%p, 수학 0.6%p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려대, 서울대, 중앙대, 전북대, 충남대 등 5개 대학은 영어를 반영 영역에서 아예 제외하고 가감점제를 선택했다. 또한 등급간 점수차까지 미미한 경우도 많았으며, 특히 서울대의 경우에는 1등급에서 9등급까지의 점수차가 ‘4점’에 불과해 영어의 비중이 거의 무의미하도록 조정됐다.

사교육걱정은 많은 주요 대학이 영어 반영을 무력화해 타 과목에까지 ‘풍선효과’를 조장하는 시행계획에 대해 교육부의 관리감독 및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 및 대입 개선안이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2018학년도부터 도입되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는 영어 사교육비 감소, 학업 부담 완화, 학교 영어교육 정상화의 토대 마련이라는 효과를 기대했다. 사교육걱정은 영어 절대평가제를 도입하는데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학부모들 역시 영어 과목에 대한 사교육을 대폭 줄여 영어 사교육 시장과 학원가에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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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대학들의 반응이다. 정작 대학들은 수능영어가 절대평가가 되면서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반영 비율을 조정해버려 영어절대평가 도입에 따른 기대와는 달리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사교육걱정이 조사한 상위권 대학과 거점국립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수능 영어는 1등급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게 입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017학년도 수능에서 3등급에 해당되는 점수는 절대평가가 시행되면서 대략 1등급으로 상향 조정될 것이고, 이 인원이 대략 최대 7만 명에서 10만 명까지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상위권 대학 및 지방국립대에서 영어 과목 변별력의 감소에 대해 이같이 대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요대학들의 반영비율의 변화에 의해 결과적으로 다른 과목에 반영비율이 확대되고, 우리 사회가 요구한 학생들의 학업부담축소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사교육걱정을 비롯한 교육전문가들은 이제 영어만이 아니라 수능과목 전체에 대한 절대평가제 도입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어 절대평가제로 인해 영어 사교육 시장이 상당 부분 활기를 잃은 것은 사실이지만, 풍선효과로 인해 국어, 수학, 탐구 등 다른 과목의 사교육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막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교육걱정은 영어절대평가제의 긍정적인 방향을 살려 다른 과목도 절대평가에 대한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이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해나가자고 주장했다.

사교육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영어’에 우선적으로 절대평가가 도입됐다하더라도, 대학에서 다른 과목과 비슷한 비중으로 평가해야 정책 취지를 제대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은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포기하지 않는 한 뚜렷한 변별력이 없는 영어절대의 반영비율을 예전과 똑같이 다루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우리 사회는 과도한 점수경쟁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진정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학교 교육이 정상화 되도록 수능 전 과목에 절대평가를 추진해야 할 사회적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대입전형 전반에 대한 개선 및 혁신적인 대입제도 마련 또한 필요하다. 대학의 반영비율 조정과 같은 소극적인 시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수능 전 과목의 절대평가를 통해 책상 앞에 무한한 시간을 쏟는 학생들을 구제할 수 있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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