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 대입 합격률 높이는 비결은?

   
▲ 청주 양청고 동아리 발표회 [사진 제공=충북교육청]

대학들이 앞 다퉈 수시전형을 확대해 가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수시에 대비한 대입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수시가 확대되면서 정시로 대학에 들어가는 수험생의 비중이 대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교 현장은 여전히 수능에 올인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농어촌지역에 포함되는 한 고등학교는 2017학년도에 전체 학생수 100여 명 가운데 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을 제외한 전체 인원 가운데 90%가 수시로 대학에 진학했으며, 정시는 농어촌전형으로 2명이 합격했다.

이처럼 정시 합격자가 2%에 불과한데도 이 고교는 여전히 수업은 물론 야자까지 수능 대비형 교육에 올인하고 있다. 이 학교뿐만이 아니라 현 대입체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교 대부분이 정시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또 다른 경우로, 전체 고3 학생이 250여 명인 고교 교장은 “정시로 합격 가능한 학생은 단 30명에 불과하지만 대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부모들의 요구가 이어지다 보니 수능 위주의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교장은 교사들과 함께 수시 중심으로 교육 방향을 이끌어보려고 해도 결국에는 교육의 수요자인 학부모들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는 교육 현장의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 지역별 일반고의 수시, 정시 합격자 비율과 교육과정 비교

구분 지역 3학년
학생수
수시
합격비율
정시
합격비율
수능
대상자
교육과정
A고 농어촌
5만 이하 군단위
98명 90% 2% 5명 이내 전체학생
수능준비
B고 농어촌
15만 이하 시단위
280명 90% 8% 30명 이내 전체학생
수능준비
C고 대도시
100만 시단위
350명 80% 17% 50명 이내 전체학생
수능준비
D고 중도시
70만 이하 시
330명 80% 11% 30명 이내 전체학생
수능준비

인구 100만의 도시인 고양, 성남에 있는 대다수 학교들도 사정은 이와 이와 비슷하다. 학부모들은 입시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하기 힘들다. 대입 전형에 수시와 정시가 있고 그 안에서도 다양한 전형이 존재해 내 아이가 대학을 가는데 선택지가 많다는 정도만 파악할 뿐, 각 전형에 대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내 아이에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학부모는 많지 않다.

현재의 입시체제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극소수의 고교를 제외한 대다수의 고등학교는 학생부종합전형에 완벽하게 대비하는 교육과정으로 대전환을 해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기본 취지에 맞게 학교는 학생들이 진로와 소질, 재능을 찾고 계발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공급해야 한다.

2018학년도 대입 전형 선발 비율을 살펴보면 학생부교과 40%, 학생부종합 23.6%, 논술 3.7%, 적성 2.2% 등 수시로만 73.7%를 선발하며,그 중에서도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이 압도적인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각 전형의 선발 비율과 특성을 알고 충실하게 대비한다면 다수를 선발하는 수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호서대학교 입학처 http://goo.gl/gd3a2b


일반고 대입 합격률 높이는 비결
그렇다면 수시를 준비할 때 어떤 전형을 선택해야 할까? 교과등급별로 알맞은 수시 전략을 세워야 대학 진학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수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이다. 논술도 물론 다수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탄탄한 독서 이력과 논리적 사고력, 글쓰기 능력 등이 있어야 준비가 가능하다. 적성도 1~2등급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되지만 이 역시 별도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국공립대의 학생부교과는 대부분 수능 최저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 사립대의 경우 교과전형 중 충청 다수, 강원 다수, 경상, 전라 일부 대학에 수능최저가 없다. 논술은 고교 수준과 학생 개인의 독서력에 따라 준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대체로 일반고는 수시 준비에 올인해야 하고, 수능 최저 충족이 필요하거나 수능에 올인하는 학생을 위한 수능 준비반과 논술 준비반, 적성 준비반 등이 필요하다. 실제 수능이 필요한 학생은 전체 300명 가운데 많아야 50명 이내이므로 이 학생들을 중심으로 수능 대비반을 운영하고,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수시를 대비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영어는 듣기, 읽기, 쓰기 등을 기본으로 한 회화 중심 수업으로 전환하고 수학은 실제 수업 방식을 생각하고 토론하는 수업으로 바꿔야 한다.

■ 교과등급별 수시 전략 

교과
등급
해당
학생수
수시 전형 준비 수능최저 적용 여부 공략 대학
1등급 12명(4%) 교과, 종합 상위 15개 대학 중 3개 대학에 학종 수능최저 있음 의대, 교대 , 인서울대, 서울권 국공립대
2등급 21명(7%) 교과, 종합 교과전형 수능최저 충족여부 파악 종합은 인서울대, 교과는 경기권
3등급 36명(12%) 교과, 종합,
논술, 적성
-교과전형 수능최저 충족여부 파악
-모평이 교과보다 잘 나오는 경우 논술 준비 가능
인문: 언어 1등급
자연: 수학 1~2등급 
-모평이 비교적 높을 경우 적성 준비 가능
인서울대, 지방 국공립대, 지방 1위권 사립대, 유명 전문대 일부 학과
4등급 51명(17%) 교과, 종합,
논술, 적성
모평이 교과보다 잘 나오는 경우 논술 준비 가능
인문: 언어 1등급 
자연: 수학 1~2등급 
-모평이 비교적 높을 경우 적성 준비 가능
지방 2~3위권 사립대, 인서울 논술, 적성 대학, 지방 국공립대 일부, 전문대
5등급 60명(20%) 교과, 종합, 적성 특목, 자사고는 수능 최저 있는 논술 준비 가능
-모평이 비교적 높을 경우 적성 준비 가능
인서울 논술, 적성 대학, 전문대
6등급 51명(17%) 교과, 종합 특목, 자사고는 수능 최저 있는 논술 준비 가능 지방대, 전문대
7등급 36명(12%) 교과, 종합   지방대, 전문대
8등급 21명(7%) 교과, 종합   지방대, 전문대
9등급 12명(4%) 교과, 종합   지방대, 전문대

고3 총 인원이 300명인 일반고를 모델로 교과등급별 수시 지원전략을 세워보자. 먼저 1등급 학생을 살펴보면 1등급에 해당하는 학생은 4%인 12명이다. 이 학생들의 경우 수시는 교과와 종합에 초점을 맞춰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략 가능한 대학은 의대, 교대, 인서울대, 서울권 국공립대가 있다. 상위 15개 대학 중 서강대, 연세대, 홍익대 등 3개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적용한다.

2등급 학생은 7%로 21명이 포함된다. 수시 전형으로는 교과, 종합을 준비하되, 학생부교과는 수능 최저를 반드시 확인하고 충족시킬 수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종합은 인서울대를, 교과는 경기권 대학을 공략한다.

3등급 학생은 12%로 36명이 해당한다. 수시에서는 교과, 종합, 논술에 더해 적성고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교과전형은 수능 최저를 충족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하며, 모평 성적이 인문계 언어 1등급, 지연계 수학 1~2등급인 학생은 논술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논술 준비 조건은 충족하지 못하지만 모평 성적이 비교적 높은 경우는 적성을 공략해 보자.

4등급에 해당하는 학생은 17%로 51명이다. 4등급도 3등급처럼 교과, 종합, 논술, 적성을 준비하면 된다. 

5등급은 20%로 60명이 해당한다. 교과, 종합, 적성을 준비해 보자. 특목·자사고 학생 중 이 등급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교과전형이나 종합전형, 논술전형에서 이미 상위권 학생들이 상당수 차지하기 때문에 적성으로 시선을 돌린다면 내신 대비 상향지원도 노려볼 만하다.

6~9등급은 일반적으로 교과와 종합을 지원하지만 수능 성적을 5등급까지만 올리면 정시를 공략하는 것이 매우 유리하다. 보통 6~9등급 학생들을 수능 5등급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사고를 전환하면 쉬운 길이 보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수능 공부보다는 차라리 쉬운 문제는 제대로 풀고, 모르는 문제는 한 번호로 찍도록 하자. 이렇게만 해도 5등급 성적은 어렵지 않게 나온다.

수시 집중형 교육과정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대입 환경이 수시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었는데도 수시 준비에 올인하는 학교가 많지 않다는 것은 맹목적으로 기존 관습을 그대로 따르려는 학부모와 교사, 학교장이 그만큼 많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지금이라도 수시 중심의 대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일선 고교가 학생들의 교과, 비교과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학생의 적극적 참여와 활동이 중심이 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변화가 필요하다.

대학은 수능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고교가 아니라 학생 참여 중심의 교과·비교과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며 학생의 잠재능력을 마음껏 꽃피울 수 있게 해주는 고교를 높이 평가한다.

굳이 고교의 서열을 매기지 않아도 고교 프로파일이나 학생이 취득한 교과 내 과목분포, 표준편차, 백분율, 비교과 활동사항, 수상실적 등을 보면 해당 고교의 입시 대비 환경을 쉽게 알 수 있다. 고교가 학종 중심으로 변화한다면 대학도 이를 놓치지 않고 캐치해 대입 선발에 반영한다는 뜻이다.

많은 고교들이 여전히 수능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입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화를 꾀하는 고교들도 차츰 늘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하다. 서울대와 한양대, 중앙대 등 서울 상위권 대학의 수시 일반고 합격자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이렇듯 학종을 잘 준비하는 학교가 증가한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아직도 수시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해 입시에 대비하는 고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은 바 없어 안타깝다. 이제라도 고교는 변화의 필요성을 직시하고, 대입을 치르는 학생들이 학교로 인해 더 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수시 집중형 교육과정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할 것이다.

*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466
 

   
▲ <2018 수시 백전불태> 출간 https://goo.gl/7JtU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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