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로 얼룩진 ‘자소서·면접’, 허와 실을 간파하라!

   
▲ 서울시립대 학생부종합 모의전형 개최 [사진 제공=서울시립대]

다수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준비하기 어려워하는 요소는 자기소개서 작성, 그리고 면접이다. 이는 많은 학생들이 한 번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영역에 대한 두려움이 학생과 학부모로 하여금 사교육까지도 손을 뻗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학생들에게 주는 부담으로 인해 일부 언론에서 자기소개서와 면접의 축소를 섣불리 예견하고 있다. 이는 눈감을 사항이 아니다. 오히려 면밀히 파헤쳐 허와 실을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자소서와 면접 준비, 학교에서는 어렵다?
학교가 공교육정상화를 통해 학생중심의 교육을 피워내려 애쓰고 있고, 대입에서 역시 수시모집 비율이 70% 이상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학교수업은 여전히 수능 중심의 교육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고등학교에서 서술형과 토론 수업을 도입해 새로운 교실로 탈바꿈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사실상 일반고에서는 학생들의 평균적인 눈높이에 맞춘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이것만으로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대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수행평가 역시 초기 도입당시 활발한 글쓰기 수업을 통해 논리적인 사고력과 서술 능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또한 이를 통해 자소서와 면접을 공교육에서 대비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수행평가 역시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교육열로 인해 발생하는 현실적 문제로 축소되고 있다.

   
▲ <2018 수시 백전불태> 출간 https://goo.gl/7JtUvY

초기 도입당시 수행평가의 과제 방식은 구글이나 네이버 등 인터넷을 통해 직접 자료를 찾아 수행하며 사고력과 논리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사교육이나 제3자의 개입으로 인해 형평성이 깨질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상당부분 축소된 것이다.

결국 암기위주 교육인 수능에서는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기주도적 능력이 소실되는 문제를 외면하기 어렵고, 학종은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미래적인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미완과 오해로 학생과 학부모를 혼란스럽게 해 두 교육방식이 충돌하고 있다.

교육이 여전히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지금의 상황은 곧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각 평가 주체에 따라 달라지는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

자소서와 면접이 대학에게 최고의 변별력을 제시하는 항목인 것은 분명하다. 자소서와 면접은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대학별고사까지도 뛰어넘어 가장 강력하게 학생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불을 결정할 수 있는 요소인 것이다.

자소서·면접, 초호화 컨설팅 필요하다?
최근 미디어에서 반복적으로 이슈화시키는 1천만 원을 호가하는 초호화 컨설팅 사례는 사실상 5~6년 이전의 사례로, 최근의 사례가 아니다. 논란을 해결하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마다 진화하는 학종에서 현재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참고하라고 할 만한 이야기도 못 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일부 컨설팅은 존재한다. 그렇지만 컨설팅의 목적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상위권 대학 진학만이 목표였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컨설팅은 진학에만 국한돼 있지 않고 진학 이후 진로방향에 대한 설계를 조언한다.

이 같은 변화는 진학만을 목표로 해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는 선택은 최상위권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입시의 종착지인 취업에 프리패스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히려 현재의 컨설팅은 학생의 진로가 바탕이 돼 진학을 상담하는 진로컨설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여전히 컨설팅 학원은 존재하지만 3년 전에 비하면 금액적인 부분에서는 1/10정도로 축소됐고, 50만 원 이상의 고가 컨설팅이라고 하더라도 진학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컨설팅 시장 역시 변화하고 있어 진학만을 고려한 컨설팅 업체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고, 완전히 전업을 하는 경우도 다수 발견된다.

학종, 입시에서 지역·소득 불균형 해소한다!
지난 4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한 ‘학생부전형의 성과와 고교 현장의 변화’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전형별 입학생 현황 분석’은 2015,2016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이나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한 대학 중 수도권 26개교, 비수도권 28개교로 총 54개 대학 신입생 전체 24만 2,790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이다.

전형에 따른 출신고교 지역을 살펴보면 수능전형에서 특별시는 지원자 4만 7,688명 중 40.9%, 광역시는 지원자 7만 1,516명 중 38.6%, 중소도시 10만 6,407명 중 26.3%, 읍면기타에서 1만 7,179명 중 26.3%가 입학했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은 특별시 20.3%, 광역시 23.3%, 중소도시 23.4%, 읍면기타 35.5%로 비교적 균형적인 합격 비율을 보였고, 특히 읍면기타에서 높은 비율로 조사돼 사교육 컨설팅 등이 활성화돼 있는 도시지역에서 학종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갔다.

■ 전형 유형별 출신 고교 지역

전형유형 출신고교지역
특별시 광역시 중소도시 읍면기타
학생부종합 9,700 16,663 24,901 6,100
20.30% 23.30% 23.40% 35.50%
학생부교과 4,343 17,686 25,326 3,909
9.10% 24.70% 23.80% 22.80%
논술위주 8,019 5,466 9,841 667
16.80% 7.60% 9.30% 3.90%
수능위주 19,492 27,588 37,837 4,519
40.90% 38.60% 35.60% 26.30%
실기위주 6,134 4,113 8,502 1,984
12.90% 5.80% 8% 11.60%
전체 47,688 71,516 106,407 17,179
100% 100% 100% 100%

*자료 출처=대교협

다음으로 46개 대학 기준으로 전형 유형별 국가장학금 소득 분위별 차이를 살펴보면 기초생활수급자부터 4분위까지의 합산 비율이 학생부위주 전형은 32.8%, 수능위주 전형은 23.1%, 논술위주 전형은 20.2%로 집계돼, 4분위까지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진학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전형유형별 국가장학금 소득분위별 차이

소득 분위  전형 유형
학생부위주 논술위주 수능위주
기초생활수급자~4분위 29,428 2,521 16,036
32.80% 20.20% 23.10%
5분위 이상 60,305 9,951 53,675
67.80% 79.80% 77%
전체 89,733 12,472 69,711
100% 100% 100%

*자료 출처=대교협

반면 월 소득 300만 원 이상의 5분위 계층에서는 학생부위주전형이 67.2%인 반면, 논술전형과 수능위주전형은 80%에 근접하는 79.8%, 77%로 조사됐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학생일수록 학생부종합전형보다는 논술과 수능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자소서와 면접’, 과정 중심의 능동형 인재 만들다!
이전 학생부종합전형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전형부터 자소서를 대필하거나 첨삭해주는 컨설팅은 물론이거니와 면접을 전문적으로 준비해주는 초단기 학원이 번성기를 맞기도 했다. 대치동, 목동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는 이대 면접반, 연고대 면접반 등을 편성해 대학별 면접을 준비하는 학원이 크게 성업한 적도 있다. 대학의 면접 수준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 고도의 전문적 지식까지도 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 수원대학교 입학처 http://goo.gl/OI0ptt

2~3년 전만 해도 떠오르던 이 사교육 시장은 사교육을 야기해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문제제기에 따라 교육부의 강력한 제지로 면접이 고교교육과정 내 지식수준으로 하향됐다. 현재는 지식을 묻는 면접방식보다 학생부의 진정성을 파악하고, 선택한 학과의 적합성을 파악하며, 인성을 평가하는 면접으로 변화해가며 굳이 사교육의 도움이 없더라도 충분한 준비가 가능하도록 조정됐다.

현재는 고등학교에서 방학을 이용해 면접을 집중적으로 준비시키고 있는 추세다. 대학이 면접의 방법을 인성과 교과 내 과정 중심 평가로 바꾸면서 공교육 안에서도 자생적인 면접 교육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전에는 학교의 사정에 따라 입학사정관을 초청하거나 타 학교 교사들을 초청해 약간의 강사료를 지불하고 면접 준비를 해주기도 했지만 이 또한 입학사정관을 초청하고 돈을 지불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입학사정관을 초청하고 강의료를 지불하는 케이스도 역시 사라졌다.

실제로 수시체제로 교육과정을 전환한 고교를 살펴보면 교내에서 자소서와 면접의 충실한 준비를 도와 사교육 없이도 대학 진학률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서술형 평가와 토론수업을 통한 수행평가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감을 얻고, 탄탄한 진학준비도 가능해진 것이다.

자소서와 면접이 진학의 방법으로 채택되는 것은 결국 학교의 수업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이런 수업의 변화는 진학에 있어서도 양적인 진학률이 아니라 만족도 높은 질적인 진학을 시작하게 한다. 또한 단순히 점수에 맞춘 상위권 대학 진학에서 벗어나 학생이 자신의 말로 스스로 진로와 진학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진로 목표를 향해 자발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며, 결국 사회로 나올 학생들의 사회성을 키워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정을 통해 정진할 수 있는 능동형 인간을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에듀진 기사 원문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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