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정시 합격문, 재수생 많은 강남교육이 위태롭다!

   
▲ 서울대학교 정문 [사진 제공=서울대]

서울 소재의 유명 사립대학 입학사정관이 강남의 공립, 사립 고등학교들을 방문한 소감을 SNS상에 밝혀 화제를 모았다. 입학사정관은 방문한 강남권의 고등학교들에 대해 “사교육 일번지에 위치한 학교들이 여전히 수능에 맞춘 입시 전략을 펼치고 있어 놀랍다.”고 밝혔다.

대입에서 정시의 비율은 2017학년도에 30.1%를 선발한데 이어, 2018학년도부터는 26.3%로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다가올 2019학년도에는 이보다 더 축소된 23.8%로 선발한다.

게다가 서울 주요대학 정시 모집인원의 경우, 예체능을 제외 시 2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강남권의 입시는 여전히 입시의 바늘구멍 전형을 고집하고 있다. 헬리콥터맘, 돼지엄마 등의 신조어를 탄생시킨 ‘입시 1번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강남 고3, 2명 중 1명만 현역으로 겨우 진학해
올해 서울 지역 일반계 고등학교 대학 진학률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서울지역 고3이 전국 평균보다 현역으로 대학을 진학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알리미 사이트의 5월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국 일반계고 대학 진학률은 전년 대비 0.7%P 감소한 76.9%인 것에 반해, 서울 지역 일반계 고교(특성화고 제외) 대학 진학률은 전년 61.1%에도 못 미치는 60.5%로 집계됐다.

   
▲ 고려대학교 본관 [사진 제공=고려대]

지역별 대학진학률은 ▲도봉구 59.5% ▲강서구 59.3% ▲양천구 54.3% ▲서초구 50.7% ▲강남구 48.8% 순으로 강남권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 소재 일반계 고고 243개교 중 10.3% 인 25개교는 대학 진학률이 50% 미만이고, 이 중 무려 9개교가 강남권 소재 학교로 확인됐다.

강남구 소재 학교는 개포고, 경기고, 단대부고, 압구정고, 영동고, 중동고, 중산고, 현대고, 휘문고로 9개교, 이어서 ▲서초구는 반포고, 상문고, 서울고, 서초고, 세화고 5개교 ▲양천구는 강서고, 신목고, 양정고 3개교, ▲송파구 보성고, 잠일고, ▲강북구는 신일고 ▲강서구 덕원여고 ▲광진구 광남고 ▲구로구 서울공연예술고 ▲동작구 경문고 ▲서대문구 이대부고 등이다.

유독 현역 진학률이 낮은 강남지역에 대해, 위 입학사정관은 “실제로 지방의 농촌고교보다도 오히려 강남권 고교의 학생들이 빈약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기록을 보이기도 한다.”며, “고교도, 학생도, 학부모도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을 뛰어넘어 무관심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해당 사정관은 “실제로 2017학년도 해당 지역의 입학생 거의 대다수가 재수생”이라며,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 다니며 치열하게 공부했을 텐데, 고등학교로 부족해서 재수까지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물론 강남권의 모든 고교가 학생부종합전형을 배제하고 학교생활기록부를 충실하지 않게 기록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핵심은 학교교육의 충실화를 통해 충분한 대입의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다시 살펴보고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좁아진 정시 합격 문에 끼어버린 강남의 ‘재수문화’
재수생이 많은 강남의 일부 고등학교들은 수능 전 교대역 근처 대형 학원을 방문해 재수생 선배들에게 수능 잘 치르라는 위문 방문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여파로 다른 재수생들 역시 졸업한 고교로 연락해 방문을 요청하기도 해, 해당 지역 학생들 사이에서 하나의 입시 문화로 번지고 있다.

이런 강남의 ‘재수문화’로 재수에 대한 인식을 가늠해볼 수 있는데, 첫째는 그 만큼 많은 수의 학생들이 대형 학원에서 재수, 삼수를 택하고 있다는 것, 둘째는 학부모들에게는 유명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통과의례로 당연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학은 N수 실패를 대비해 차선책으로 두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듯 SKY 혹은 최상위권 대학 및 학과 진학을 위해 자연스럽게 사교육 일번지 강남에서 재수 학원의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에게 매년 수시 선발인원은 늘고 정시 인원은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은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로 다가온다.

달라진 입시, ‘공교육 신뢰’에서 시작해야
학부모들이 이렇게 재수를 선택하게 하는 것 중에 가장 큰 원인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다. 외우기 달인을 만들어 성적 향상을 시키는 것에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어제오늘의 통계는 아니기에, 성적 향상에 대한 고민에서 제일 먼저 찾는 것이 사교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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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학생의 소질이나 적성 개발하고 심화시키는 것은 일정부분 사교육의 힘을 빌리는 것이 효과적일 경우도 있다. 전체 학생을 담당해야 하는 공교육에서 이루어지기는 힘든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교육만이 능사고, 전부는 아니다.

과거와는 판이하게 변화한 오늘날 교육의 흐름에서 공교육을 마다하고 사교육에 의존해 성적만 올리면 된다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은 현재 입시체제에서 수시 패배자만 양산할 뿐이다. 공사를 떠나 오늘날의 교육은 학생 개인의 역량을 키워주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 공교육에서는 학생들이 성적을 향상시키는 과정, 질문을 통한 탐구와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통한 성장에 주목해,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학교생활을 통한 창의력과 융합 능력을 갖춰 미래 사회에 대비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또한 입시의 흐름 역시 수시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해가며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진짜 인재’를 선발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현재의 중3 학년들이 치르게 될 대입인 2021년부터 실시될 것으로 주목받는 절대평가는 대학진학의 핵심이 학교생활기록부에서 드러날 것이다.

이제 강남 학부모가 자녀들을 유명 대학에 보내기 위해 필요한 일은 먼저 현재 대학에서 학생 선발에 초점을 두고 있는 ‘학교 교육과정’을 제대로 간파하는 것이다. 또한 학생의 소질과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학교생활기록부에 여실히 녹아들어갈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학교에 요청해야 한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116

 

한편 <나침반 36.5도> 6월호에는 주요대학 64개 대학의 교과 평균등급을 수록해 수시 지원전략 수립에 탁월한 도움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침반 36.5도> 7월호 스페셜 특집에는 적성전형, 자소서작성법에 대한 핵심 전략과 구체적인 내용이 수록돼 진로진학 전문지로서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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