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 안성표 교사

   
▲ 영동고 안성표 교사 [사진 제공-충북교육청]

사비를 들여 22년째 제자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교사가 알려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동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안성표 교사.

안 교사는 1993년 5월 교직에 첫발을 디뎠다.

그는 1995년 2학기말부터 지금까지 담당한 학급에서 학기에 1~2명씩 연간 4명정도의 학생을 자신이 살고 있는 대전으로 초대해 영화도 보고 저녁도 함께 했다.

모든 비용은 안 교사가 사비로 해결했다.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 갈 때는 차비까지 챙겨주었다.

한편의 영화와 한끼의 저녁 식사, 그리고 돌아갈 차비까지 10만원 정도가 지출돼 지금까지 440만원 정도가 지출됐지만 그 액수에는 환산할 수 없는 제자사랑이 담겨있다.

안 교사가 이 같은 제자들과의 여행을 시작한 것은 1995년 7월에 미국으로 5주간 어학연수를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됐다.

안 교사는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받는 동안 다양한 학습활동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게 됐다. 특히,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에 대해 매료됐다고 한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안 교사는 그 당시 매료됐던 점을 귀국하면서 제자들과의 영화여행으로 옮긴 것이다.

1995년부터 옥천과 영동에서 주로 근무한 안 교사가 제자들과의 여행지역을 대전으로 선택한 것은 시골지역 학생들의 문화체험을 늘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 교사는 현실적으로 모든 제자들과 영화를 보기는 어려워 자신의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에게 안 교사의 생활신조가 적힌 티켓을 주고 학기말에 이 티켓을 학급에서 가장 많이 받은 학생 4명과 영화여행을 다녀왔다.

이 카드에는 itself, myself, expect 세 개의 단어가 적혀있다.

안 교사의 생활신조가 된 이 단어는 itself(현재의 일에 몰입), myself(내 자신 스스로) expect(1년, 3년 후의 내 모습)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말들은 안 교사가 대학 입학 후 첫 강의 시간에 교수님으로부터 듣고 감명을 받아 그 후로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안 교사의 숨은 제자사랑은 또 있다. 안 교사는 1999년 옥천고등학교에서 근무할 당시 수능을 몇 달 앞둔 제자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쌀값을 마련하려고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안 교사는 조용히 제자를 불러 그때부터 3개월간 매달 30만원 정도를 사비를 들여 지원했다. 안 교사의 지원을 받은 제자는 그 후 학업에 매진해 충남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안 교사의 제자 사랑 열정은 이뿐만이 아니다.

안 교사는 1955년 개교 후 58년 만인 2013년도에 상업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학산고에 2014년부터 2017년 2월말까지 근무했었다.

이 때 학산고는 일반고로 전환한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학생들의 학업을 올리기 위해 모든 교직원이 매진할 때였다.

안 교사는 이 당시(2014년도) 1학년 24명의 가정을 매일 저녁 방문해 제자들의 학습수준을 진단하고 가정형편을 살펴보며 학부모와 상담을 했다.

안 교사는 이러한 가정 방문을 한달 넘게 주말까지 해왔다. 이때 학생과 사진을 찍고 1년 동안 지킬 약속을 사진에 써서 책상 앞에 모두 붙여주었다. 가정방문을 하면서 알게 된 열악한 가정형편에 있는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또한 학생들이 긍정적인 자존감을 갖도록 도와주었다.

가정방문 시에는 학부모 부담을 덜기 위해 상담할 학생과 학교 급식으로 석식을 함께 먹고 가정에 가서는 물 한잔만을 놓고 상담을 진행했다.

또한 안 교사는 살아오며 가장 보람을 느낀 일을 제자들의 결혼식에 주례를 부탁 받았을 때였다고 밝혔다. 안 교사는 지금까지 7명의 제자 결혼식에 주례를 섰다며 제자들이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새로운 시작을 하는 자리에 자신이 함께 있었던것에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안 교사는 슬하에 아들 2명을 두고 있는데 큰 아들도 안교사를 닮아 사범대학에 입학해 교사 임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교사처럼 숨어 있는 교사들의 날개짓이 함께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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