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를 보완해 줄 최후 진술서

   
▲ 영남대가 예비수험생을 대상으로 '오픈캠퍼스' 자기소개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사진=영남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중·상위권 학생들이라면, 자소서는 거의 준비가 끝났을 것이다. 혹은 이미 수차례 교정을 거친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자소서는 학교생활기록부에서 드러나지 않은 또는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중요한 대입지원서류이다.

지난해 유웨이중앙교육에서는 학종에 지원한 수험생 354명을 대상으로 자소서 작성 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1위는 ‘글쓰기 자체가 힘들어서’라는 답변이 29.9%로 가장 많았고, ▲‘어떤 활동을 쓰는 것이 유리한지 몰라서’ 24.3%, ▲‘학생부 비교과 스펙이 부족해서’ 19.8%, ▲‘학생부 교과 성적이 낮아서’ 17.5%, ▲‘도움을 받을 곳이 없어서’ 4.5%, ▲‘다른 학업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4.0% 순이었다.

자소서는 보통 4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1번, 2번, 3번은 대학별 공통 문항이며 4번은 자율 문항이다. 몇 군데 대학에 지원하더라도 공통 문항이 많기 때문에 문항별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에 무리가 없다.

문항 1은 학습 활동과 관련된 내용, 문항 2는 체험 활동과 관련된 내용, 문항 3은 봉사활동·리더십과 관련된 내용으로 각각 이뤄져 있다. 1번과 2번 문항에서 주의할 점은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쓰라는 요구조건이다. 중요한 점은 그 활동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정신과 마음을 성숙하게 만든 점이 무엇이며,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자세히 설명하면 좋은 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

문항 3에서는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담아내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하지만 배려·나눔·협력 등에 대한 자기 생각을 쓰는 지원자가 적지 않다. 대학이 알고 싶어서 하는 내용은 지원자의 생각이 아니라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한 사례와 경험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대림대학교 입학처 https://goo.gl/t5iQC2

각 문항이 서로 다른 내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자율 문항을 포함해 총 4개의 문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써야 한다. 바꿔 말하면 각 문항은 서로 다른 내용이지만 전체를 통해 학생의 인성·적성 특징이 잘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문장과 표현에도 신경 써야 한다. 미사여구를 동원한 화려한 문체는 설득력과 진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피한다. 구어체를 사용하는 등 친구와 대화하듯 너무 가벼운 문장은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평가자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존댓말로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 좋다.

대입 자소서, 평가방법 이해가 우선
자소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대학 입학사정관의 자소서 평가방법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평가 기준에 맞춰 작성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입자소서의 평가기준은 분석적평가와 종합적 평가로 나눌 수 있다. 자세한 평가항목과 평가기준은 아래와 같다.

■ 대입 자소서 평가 기준

평가기준 평가대상 평가항목 평가기준
분석적 평가 자기소개서 고등학교 학업성취
자기주도적 학습 활동
지원동기, 학업계획 및
진로계획
기준1: 목표와 계획의 구체성 여부 
기준2: 전공적합성 여부
종합적 평가 자기소개서
학생부
추천서
1. 개인적 역량
창의력, 논리력, 사고의 독창성, 적극성, 도전정신, 자기확신, 성실성(책임감) 
2. 사회적 역량
지원자의 관심영역, 참여 동기, 지속성, 참여도, 역할과 성과
등 무엇을 느꼇는가 보다는 구체적으로 변화된 태도나 행동을 평가 
3. 학업 역량
교과성적보다는 학기별 성적 변화 패턴 등을  통해 학업성취 변화 추이 등을 관찰, 관심 학문 분야 및 지적 성취 등 
4. 지원자의 교육 및 사회경제적 환경
   
▲ <2018 수시 백전불태> 출간 https://goo.gl/7JtUvY

이처럼 대입 자소서에는 공통문항이 있어 대학별 자율문항을 제외하고는 위의 평가 기준에 따른다. 평가기준을 먼저 확인한다면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어떤 내용을 원하는지 등 자소서의 방향이 잡히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는 체크리스트를 통해서 단계별 작성법을 알아보자.

1단계 - 자소서 문항별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라
문항별 체크리스트에는 항목(실적), 구체적 사례, 배운 점, 느낀 점을 담아야 한다. 이때 문항별 체크리스트에 글을 쓸 때는 완성된 문장 형태의 글이 아니라도 좋다. 간략하지만, 핵심을 담는 것이 목적이다.

■ 자소서 문항별 체크 리스트 만들기

문항 포인트 항목 사례 배운 점 느낀 점
<공통문항 1번>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
학업역량 가장 (좋아하는 , 잘하는) 과목      
가장 성적이
오른 과목
관심 분야      
나만의 특별한
공부 방법
     
교과 관련 수상       
수업 시간에
의미있는 활동
     
방과후 수업      
<공통문항 2번>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1,000자 이내)
노력과 열정 동아리 활동      
임원 활동      
봉사 활동      
교내 대회
준비 과정
     
교과 활동      
<공통문항 3번>
학교 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1,000자 이내)
배려와 협력 동아리 활동      
축제, 수련회
관련 준비 
     
조별 그룹 활동      
대학별 자율문항 진로와 전공 지원동기      
전공선택 이유      
독서 내용      
학업 관련
진로 계획
     
대학 진학 후
하고 싶은 일
     


자소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글이 아니라, 학생부 기록에 근거해서 써야 하는 글이다. 따라서 단순한 실적 위주의 나열보다는 그러한 사건이 나에게 미친 영향과 변화를 서술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업역량을 나타내기 위해 학생부에 기록된 사실(국어 교과 3개년 1등급, 교내 대회 수상, 문학 관련 동아리 활동 등)을 자소서에 모두 담기보다는 동아리 활동에 대해서 가입 동기와 구체적인 활동과정을 통해서 본인이 배우고 느낀 점을 서술하는 것이 좋다.

2단계 - 가장 나를 어필할 수 있는 항목을 선별하라
체크리스트에 담긴 많은 실적과 사례 중에 문항별로 가장 강력한 2~3개를 선별해야 하자. 선별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전공과 관련된 구체성이 담긴 것이 좋다. 또한 실적의 우수성보다는 배운 점이나 느낀 점이 위주로 선별하자. 자소서에 쓰지 않더라도 입학사정관은 학생부를 통해서도 나에 대한 정보를 얻기 때문이다.

자소서는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 중에 추가로 설명해야 할 부분을 기재하는 것이다. 학업에 대한 결과보다는 학업에 대한 자신감과 나는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성장했는가를 담아야 한다. 항목을 선별할 때는 다양성을 보여줘야 한다. 학업 역량, 노력, 열정, 인성, 진로 적성 등 학교 교육을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골고루 성장한 인재라는 점을 드러내도록 하자.

또한 선별 시 담임교사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자신의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스토리지만, 인생을 더 많이 경험한 어른들은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입학처 http://goo.gl/FZ1vLX

3단계 - 짧고 명료한 문장으로 완성하라
앞에 언급한 설문조사 결과가 말해 주듯이 글쓰기 자체를 힘들어하는 수험생이 많다. 글재주가 없는 수험생이라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소서는 시처럼 탁월한 비유나 소설처럼 수려한 문장이 필요한 글이 아니다. 담담하지만, 간결한 문장으로 자신의 스토리를 자신 있게 써 내려가면 된다.

이때 유의할 점은 짧고 명료한 문장으로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긴 문장을 읽다 보면, 지루해지기 쉬울뿐더러 문장의 요지를 파악하기 힘들다. 또한 긴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맞지 않은 비문이 발생되기도 쉽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썼다면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겠습니다.’라고 짧게 고쳐보자. 의미 전달에 전혀 문제가 없다. 오히려 명료한 인상을 남긴다.

자소서 유사도 검사에서 빈번하게 유사도가 높다고 걸리는 문장들이 있다. 이는 짧게 쓸 수 있는 문장들을 인위적으로 길게 늘여 쓴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교협의 유사도 검색 시스템도 5~6 chunk(우리말로 어절로 해석 가능)를 기준으로 유사도 여부를 판정한다고 한다. 따라서 짧게 표현이 가능한 문장들을 굳이 일부러 길게 늘여서 유사도에 걸리지 않도록 하자.

■ 유웨이닷컴 유사도검사시스템을 통해 본 자소서 유사도 TOP10 문장

1.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입니다.
3.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4.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입니다.
5.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6.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7.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8.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9.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10.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단계 - 최종 점검을 통해 어이없는 실수를 막아라

마음이 급할수록 실수가 잦은 법이다. 자소서도 그렇다. 자소서를 급하게 쓰고 접수를 시키고 나면 대학 및 학과별로 어이없는 실수를 발견한다. 예를 들어 자소서에 대학별로 수정하지 않고 동일한 내용을 제출하는 것이다. B대학에 제출한 자소서에 수정하지 않은 채 먼저 쓴 A대학을 입학하고 싶다고 쓴다든가, 정치학과에 써놓은 자소서를 무역학과에 제출하는 실수들이 그러하다.

최종 점검은 온라인이 아닌 인쇄물로 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에서 눈에 띄지 않은 실수들이 인쇄물에서는 더 잘 발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지원 전에 자소서를 출력해 지원하는 대학의 명칭과 모집단위(학과/학부)의 명칭이 제대로 쓰였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함께 점검하자.

이때도 담임교사나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글자 수 및 오·탈자, 맞춤법, 띄어쓰기 등을 확인하고 상투적 표현이나 현란한 미사여구, 제삼자의 시각에서 볼 때의 의문점 등이 있는지 체크하자. 또한 자신의 학생부와 배치된 것이 있는지 학교 소개자료, 추천서의 내용과 배치되는 것이 있는지도 이때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앞서 말했듯이 자소서는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쓰되, 학생부를 보완하는 내용을 적자. 또한 온갖 미사여구가 아닌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언어로 써야 한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생 1명만의 자소서를 보는 것이 아니다. 수십 대 일의 경쟁률에서 단연 입학사정관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진실되게 풀어써 보자.

* 에듀진 기사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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