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 만난다

   
▲ 세상에 불필요한 일은 하나도 없다. 비록 그 일이 남들은 싫어하고 하찮다고 평가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꾸준히 수행하다 보면 남들이 가지 못하는 나만의 소중한 자산, 곧 힘이 될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건실한 사회인이 되어 원하는 일터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해 가는 청년의 모습이 그려질 것이다. 사회적 성공은 자신이 그린 진로 로드맵 상에 주어진 목표를 하나하나 달생해 나갈 때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

하지만 계획대로 살아가기 힘든 것이 인생이다. 자신이 설계한 지름길을 좇아 곧장 가지 못하고, 도중에 길을 잃어 좁은 샛길이나 험한 가시밭길을 헤쳐가야 할 때도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기회를 보는 눈과 긍정의 힘이다.

오늘 소개할 ○○마트 정영주 점포관리팀장은 입사 후 기대와 다르게 진로가 펼쳐졌지만, 그 경험이 결정적인 성장의 기회가 돼주었다고 말한다. 결국 기회는 예상치 않은 곳에서 만나게 되고, 긍정적이고 성실한 태도로 최선을 다할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 OO마트 정영주 점포관리팀장

남의 돈 먹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알았냐?
유통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수산코너 매니저로 첫 발령을 받았습니다. 생선이라고는 갈치밖에 모르던 제가 어떻게 수산코너로 인사발령이 났는지 너무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인사 부서에 따지고 할 위치도 아니었고요. 심지어 매장 뒤편에 있는 소분실에서 칼을 잡고 생선을 손질하는 업무도 해야 했습니다. 초기에는 너무나 싫었던 기억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은 어머니께 제 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정말 회사 가기 싫다고…….

어머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넌 무엇을 하고 싶은데”

그런데 막상 그런 질문을 받으니까 머릿속은 여러 생각으로 복잡했지만, 입으로는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 말씀은 간단했습니다.

“남의 돈 먹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알았냐”

세상을 살면서 들은 말 중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무서운 이야기였습니다

예상치 않은 곳에 성장의 기회가 숨어있다
그 뒤에 저는 인사팀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신선식품 매장(수산 코너)의 경험으로 그 속에서 근무하는 사원들의 업무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그 사원들을 위한 각종 지원이나 개선 업무에 적임자라고 평가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수산코너 근무를 직접 경험한 대졸 사원은 저밖에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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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불필요한 일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비록 그 일이 남들은 싫어하고 하찮다고 평가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꾸준히 수행하다 보면 남들이 갖지 못하는 나만의 소중한 자산, 곧 힘이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 그 일도 나름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일이라고 해서 하찮거나 재미없거나 보람이 없는 것은 아니랍니다.

오히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히 필요한 일이고, 또 감사하고 싶은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분야라고요? 오히려 그곳에서 기회가 생기고 창의력이 생깁니다. 어쩌면 경쟁이 치열하 지 않아 더 수월하게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도 있겠죠. 어떤 일을 할 때, 내 자존심이 상하는 것에 신경 쓰기보다, 그 분야에서 나를 성장시키며 자존감을 키워 나가세요.

‘돼지고기 김치’가 실패한 까닭은?
세상에는 많은 실패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죽하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도 실패의 경험을 소개하려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패가 실패로 그치도록 그냥 놓아두느냐, 아니면 그것을 바탕으로 보다 나아지거나 아니면 적어도 동일한 실패는 하지 않도록 곱씹어 보느냐 하는 것입니다.

10년 전쯤이었을까요. 제가 돈육 바이어로 근무를 할 당시 돼지고기를 활용한 ‘돼지고기 김치’를 공동 개발한 적이 있습니다. 돼지고지 김치란 김치를 담글 때 젓갈 대신 돼지고기를 넣고 이후 숙성 과정을 거쳐 집에서 간편히 김치찌개 또는 김치찜을 요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왠지 괜찮아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결과는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맛이 없어서? 너무 비싸서? 정답은 지금 말로 이야기하면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의 준말)’가 좋지 않아서였습니다.

그 당시 김치찌개의 속성을 잘 생각해 보면, 집에서 어머니가 냉장고에 있는 신 김치를 맛있게 처리(?) 하는 방법으로 돼지고기 약간과 가격이 저렴한 두부를 넣어 만들죠. 어머니의 입장에서 김치찌개는 최고의 가성비 요리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비싼 돈 주고 사서 먹으라 하니, 주부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상품이었겠죠. 물론 요즘은 맞벌이에 1인 가족이 증가하면서 이보다 몇 단계를 뛰어넘은 ‘완성품 김치찌개’를 사먹는 시대가 되었지만요.

결국 돼지고기 김치의 실패 원인은 제가 시대를 너무 앞서 간 탓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식사준비 방식을 제대로 관찰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실패를 통해 배운다
이후 저는 실패에 대한 자괴감으로 돼지고기 김치에 대해 어떠한 얘기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후배사원의 고민을 들어주다가 저의 실패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돼지고기 김치 이야기를 말입니다. 얘기를 다 듣고 난 후배의 반응은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패 이유가 어머니의 식사준비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니…….

이후 저는 깨달았습니다. 실패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요. 그래서 지금은 ‘돼지고기 김치’를 하나의 큰 경험으로,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이후에는 상품 개발 시 좀 더 넓은 시각으로 경우의 수를 더욱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으니까요.

지금은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돼지고기 김치’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실패하지 말라고 말이죠. 성공은 쉽게 오는 것이 아니지만, 적어도 실패를 떳떳하게 이야기하고 그것을 거울삼아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성공 가까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등생보다 스마트엘리트> 중에서

 

*에듀진 기사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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