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된 조사에 무책임한 언론까지 '설상가상'

   
▲ 부산교육청이 개최한 2017 대입 정시 지원전략 수립 입시설명회 [사진 제공=부산교육청]

학부모 96%가 정시 확대를 바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대입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확대와 정시 축소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처럼 압도적인 수치로 정시 확대 찬성 결과가 나온 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기에,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다.  

이번 설문조사는 대입전형 개선을 주제로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이하 공정모임)과 국회 교문위 염동열 의원(자유한국당)이 공동으로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 응답자 3,044명 중 94%가 가장 공정한 대입전형으로 ‘수능’을 꼽았다. 또한 응답자의 96%는 수능 위주로 전형이 진행되는 정시모집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84%가 불공정하다고 평가했다.

애초에 편향된 설문조사 
그렇다면 이번 조사에서 정시 확대와 수시 축소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구성이 애초에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학부모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조사 대상을 ‘전국 학부모’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조사방법을 살펴보면 사실상 공정모임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회원 5천여 명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염동열 의원과 함께 이번 조사를 실시한 공정모임 이종배 대표는 “이 조사는 공정모임 카페 회원들과 맘 카페 등 수능 절대평가를 반대하는 맘 카페 회원, 수능 정시확대와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카페 회원들을 대상으로 구글의 리서치 프로그램을 활용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은 입학사정관의 평가가 객관적이지 않고 주관적일 가능성이 많아 공정하지 않으며, 수행평가 역시 선생님의 주관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지므로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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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공정모임 카페는 수능 확대와 학종 축소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단체이며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카페 회원들도 대부분 사법시험 존치와 수능 확대를 찬성하는 이들이다. 

결국 설문조사 응답자 3,044명 중 대부분이 애초에 수능 확대와 학종 축소에 찬성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설문조사 결과 역시 수능 확대와 학종 축소에 압도적인 찬성표가 쏠린 것이다. 예컨대 ‘박사모’ 회원들을 대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찬반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일반 국민의 여론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 술 더 떠 이번 설문조사를 주관한 염동열 의원은 이번 조사가 애초에 편향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10월 31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설문조사를 함께한 공정모임 이종배 대표를 증인으로 세웠다. 그러면서 이 조사결과를 국민의 여론이라고 주장하며 김상곤 교육부장관에게 정시 확대를 요구했다.

공정보도 책임 방기한 언론 
더 큰 문제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한 언론의 태도다. 대부분의 언론이 이번 설문조사가 어떤 이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사실 관계를 제대로 취재하지 않고, 염 의원의 입을 빌어 왜곡된 설문 결과를 국민의 여론으로 호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의 이 같은 무책임한 보도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에듀진 TV>는 설문조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갖고, 11월 중순 수능 정시 확대와 학종 축소를 주장하는 이종배 대표와 대입 제도와 관련한 대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중에는 40대가 75%로 가장 많았고 50대 이상(13%), 30대(7%), 20대 혹은 이하(5%) 순이었다. 거주지로 살펴보면 서울/경기 지역 거주자가 7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대부분이 수능 확대와 학종 축소를 바라는 서울/경기 지역 40대에 쏠려있음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대입전형 중에서 가장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전형’을 묻는 질문에 ‘학생부종합전형’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84%에 달했다. 또한 ‘학생 선발 시 가장 우선시돼야 할 요소’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92%가 ‘수능 점수’라고 응답했다. ‘내신’이란 응답은 6%, ‘특기’란 응답은 2%에 불과했다.

수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대해 52%가 ‘반드시 필요하다’, 26%가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78%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필요성을 인정한 반면 ‘필요 없는 편이다’(4%)와 ‘전혀 필요 없다’(5%)는 총 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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