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사고방식을 가진 독재자가 불러온 참극

   
▲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한 나라의 지도자가 어설픈 사고방식으로 국정을 좌지우지 한다면 그 나라는 어떻게 될까? 우리는 고작 몇 개월 전까지 그런 나라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고작 독재자의 말 한 마디로 국민 4천만 명을 죽게 한 일이 있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958년부터 1960년까지 총 3년 동안 중국 인구 4,000만 명이 사망한 사상 초유의 대기근이 일어났다. 이는 4,700만 명의 사망자를 냈던 2차 세계대전과 맞먹을 정도로 끔찍하고 엄청난 사건이다. 그런데 엄청난 사망자를 발생시킨 대기근은 믿을 수 없게도 ‘참새를 죽였기 때문’에 일어났다.

대대적인 ‘참새소탕작전’ 시작
참새를 죽이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당시 주석이었던 마오쩌둥(모택동)이 벼 이삭을 쪼아 먹는 참새를 발견하고 ‘참새는 해로운 새다’라는 말 한 마디를 내뱉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베이징에 ‘참새섬멸 총 지휘부’가 신설됐고, 지휘부는 참새가 곡식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참새 한 마리가 1년에 2.4㎏의 쌀을 먹는다고 가정하면, 320만 마리의 참새는 7,680만 톤을 쌀을 먹는다. 이는 한 사람이 1년에 240㎏의 쌀을 소비한다는 기준으로 봤을 때, 무려 3만 2,000명의 중국인이 1년 간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쓰촨성 농촌마을에 약 320만 마리의 참새가 머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윽고 1958년 2월, 참새섬멸 지휘부는 중국 쓰촨성 치옹라이현을 필두로 대대적인 ‘참새소탕작전’을 실시하게 된다.

중국인들은 참새를 잡기 위해 800곳이 넘는 시내에 독이 들어간 과자를 뿌려 독살하거나, 빗자루와 깃발 등을 흔들고 꽹과리를 쉴 새 없이 두드려 참새가 앉지 못하도록 했다. 둥지 안의 새끼와 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이들도 나뭇가지로 만든 새총으로 참새 잡이에 참여했다.

작전 첫날 8만이 넘는 참새가 죽고 사흘 만에 40만 마리가 죽었다. 참새를 소탕하는 모습이 전국으로 방송되자 이에 영향을 받아 총 21만 8,007명의 중국인이 이 사업에 참가하게 된다.

참새소탕작전은 밤낮없이 진행됐고, 참새는 논이나 나무에 앉지 못하고 허공을 날다 지쳐 떨어졌다. 결국 중국 전역에서 무려 2억 1,000마리가 넘는 참새가 잔혹하게 학살당하게 된다.

참새 죽였는데... 쌀 수확량 오히려 줄어
그런데 황당하게도 참새소탕작전을 벌인 첫 해의 쌀 수확량은 오히려 극심하게 줄어들었고, 식량 부족으로 굶어 죽은 사람들의 수는 무려 172만 명으로 급증했다.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쌀 수확량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굶어 죽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게 됐다.

그렇게 계속되던 도중, 참새소탕작전 실시 후 1년이 지난 1959년, 중국 정부는 뒤늦게 작전에 ‘치명적인 오류’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참새가 벼에 해를 끼치는 해충들을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참새소탕작전으로 해충의 천적인 참새가 사라지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해충들은 닥치는 대로 벼를 갉아먹었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다.

중국에서 아사한 인구는 공식발표 1,000만 명이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최대 4,000만 명에 이르렀다. 중국은 뒤늦게 소련에서 참새 20만 마리를 공수했지만 이미 늦었다. 참새는 해로운 존재라는 인식이 끔찍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 제사해운동 포스터
[사진 출처=socialcompas.com]

마오쩌둥이 벌인 참새소탕작전은 ‘제사해운동(除四害运动)’의 일환이었다. 제사해운동은 중국 인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모기, 파리, 쥐 그리고 참새 네 가지를 박멸하자는 운동이다. 당시 중국인들은 위생관념이 부족해 여름만 되면 쉽게 전염병이 돌아, 이를 근절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위생 검사, 양치질하기 운동, 집이나 거리 청소하기 운동, 여러 방역구제가 실시됐고 농촌 지역에서는 재래식 화장실을 만들기도 했다.

제사해운동은 전반적인 위생개선운동과 같이 실시됐다. 그러나 위생과는 상관없이 애꿎은 참새만 죽어나가게 됐다. 마오쩌둥은 이 작전의 실패로 국가 주석을 사임했다.

참새소탕작전의 결과는 독재자의 아마추어리즘이 사회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준 확실한 예시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의 여론수렴과 사회적 공론화, 격렬한 의견충돌, 상호교차검증, 투표와 법률화를 거쳐서 정책을 수립하는 민주주의 사회에 비해 1인 혹은 극소수의 권력자들이 철저하게 상명하복 체계로 운영하는 독재가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위험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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