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사교육·학부모 개입 많은 학생부 항목 삭제 추진

   
▲ 충북도립대학 진로체험 프로그램 ‘나는야! 진로캠프’에 참가한 학생들 [사진=충북도립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 전형의 핵으로 등극하면서, 학종 평가의 기본 요소인 고교 학교생활기록부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의미 있는 학생부를 받아보기 위해서는 성실하고 능동적인 학교생활이 필수다. 이처럼 학생부가 대입의 중요 평가 지표로 활용되면서, 고교 교육을 정상화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 교육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학생부 기재 항목에 사교육이 개입할 여지가 많아, 학생부 기재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 역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학생부 중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지적되고 있는 일부 항목의 기재 방식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 “내년도 고교 학생부에 수상경력, 창의적 체험 활동, 교과학습 발달 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의 기재 방식을 개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창의적 체험 활동 항목 가운데 소논문, 자율동아리 등 사교육 개입 여지가 큰 활동을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부모 정보를 기재하도록 한 현재 학생부 인적사항 항목에서 학부모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는 란을 삭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종의 학생부 평가 항목 11개…준비 부담, 사교육 개입 우려 꾸준히 제기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학종에서 평가하는 학생부 항목이 교과 2개, 비교과 9개 등 11개나 돼 지나치게 많아 준비 부담이 크고, 외부 환경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많아 ‘불공정 금수저 전형’이라는 논란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교과 성적, 교과 특기사항, 정규동아리, 교사 종합의견란 등 4개 항목만을 토대로 정성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현행 학생부 기재 방식에 대한 비판과 개선방향 

비판 세부 내용 해당 요소
불공정
금수저 
학생 스스로의 능력이 아닌 부모, 학교, 교사, 사교육 등의 외부 환경 요소가 개입됨 ▴수상 (소논문 및 R&E, 교내대회
▴자격및인증 ▴자율활동 (학급활동, 학교행사 등)
▴자율동아리 ▴봉사활동
▴진로활동 
상위권 학생 몰아주기 등 학생부 기록의 불공정성
비교과 관련 고액 사교육
학생부 조작, 입시 부정 등의 사건사고가 발생함
준비
부담
내신, 비교과, 자기소개서, 면접, 구술고사, 수능최저학력기준 등 준비 전형요소 너무 많음  ▴수상 (소논문 및 R&E, 교내대회
▴자격 및 인증
▴자율활동(학급활동, 학교행사 등) 
▴봉사활동 ▴진로활동 
특히 비교과활동 준비가 지나치게 많음

* 참고 자료=사교육걱정없는세상

   
▲ 기적의 성적향상 노트 <스터디 워크북> 출간
http://bit.ly/2CfdGzm

특히 수상, 자격증, 자율동아리, 봉사활동 등은 학생의 자발적인 계획과 실천으로 이루어지기보다 학부모나 사교육이 개입할 여지가 많아, 사실상 ‘학부모생활기록 항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고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학부모가 이들 항목에 대한 활동 계획 수립과 세부적인 실행 방법을 자녀에게 지시하고, 자녀는 이를 수동적으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학생이 학교생활을 성실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해나가도록 한다는 학생부의 근본 취지와도 배치되는 결과다.

교육부는 매년 초에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요령을 일선 학교에 배포하고 있다. 학생부 기재 방식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훈령인 ‘학교생활기록작성 및 관리지침’ 개정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행정예고와 부처 협의에 시일이 걸리는 만큼, 훈령 개정에 속도를 내년 3월부터 개정안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분위기다.

수능 최저·교사추천서도 폐지 요구 0순위 
이와 관련해, 앞서 9월에는 교육계 안팎에 “교육부가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교사추천서를 2022학년도 대입부터 전면 폐지할 것”이라는 소식이 급격히 확산됐다. 소식에 따르면 교육부가 “대입 학생부종합전형 개선방안으로 수능 최저와 교사추천서 폐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학종의 수능 최저 적용 문제는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가 돼 왔다. 학종에 수능 최저를 적용하는 것은 학생의 역량을 대학이 정성평가한다는 학생부종합전형의 기본 방침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추천서 또한 학종 전형 요소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학종의 전형 요소가 내신, 비교과, 자기소개서, 면접, 구술고사, 수능 최저, 교사추천서 등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2019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76.2%를, 정시에서 23.8%를 선발한다. 특히 서울권 상위 11개 대학에서는 학종만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45.2%를 선발한다.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학종 준비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정부는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일반의 우려를 씻기 위해 지속적으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해결책 마련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학종이 본래의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려, 학부모나 사교육 등의 외부 요인에 좌우되는 일 없이 뛰어난 잠재 역량을 가진 미래 인재를 선발하는 전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759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