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안경사협회 김영필 회장과의 인터뷰

   
▲ [사진 제공=대한안경사협회]

안경사는 시대와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뚜렷한 비전과 확고한 역할을 갖고 있는 직업군이다. 인체 건강과 관련한 직업은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며 시간이 갈수록 더욱 전문화하고 분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경사 직군이 미래 유망 직종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과거 안경사의 학력 분포를 보면 2년제 대학 졸업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4년제 학사 출신이 주류를 이룬다. 전국 40여 개 대학에 안경학과가 설치돼 있고, 2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4년제 교육이 이루어진다.

안경을 전문적으로 제작·판매하는 안경원은 전국적으로 1만 곳 정도가 성업 중이다. 안경원에 종사하는 전문 안경사는 2만여 명으로, 지금까지 안경사 자격을 취득한 인구는 총 4만 3천여 명에 이른다. 이들이 국민 안보건과 안경사 권익 향상, 안경 산업의 발전을 위해 만든 단체가 (사)대한안경사협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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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안경사협회, 오랜 노력 끝에 12월 정식단체 인가 받다
대한안경사협회(회장 김영필)는 서울 중앙회와 전국 16개 시·도 지부, 174개의 분회로 구성돼 있다. 단일 직종 단체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규모와 조직력을 자랑해, 전국 구석구석 조직망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협회를 법정단체화하는 데까지 생각지도 못한 난관을 수없이 겪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의료기사협의회와 관련한 법률에 “(의료기사는) 협회를 설립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어, 협회를 설립하더라도 정식 법정단체가 아닌 임의단체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김영필 회장은 법률상의 문구를 “협회를 설립해야 한다”로 바꾸기 위해 지난한 노력을 기울였다. 협회 설립이 의무규정이 되면 협회가 임의단체가 아닌 법정단체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법안 통과까지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협회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 끝에 국회의원 10명의 동의와 발의를 얻어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소관부처의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법안을 상정하고 의원 11명의 동의를 얻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22명의 전체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런 다음 다시 국회법사위원회에서 법안에 대해 심의를 하게 된다.

여기에서도 통과가 되면 다시 국회 전체회의에 법안 심의가 오르고, 심의에서 이견이 없으면 국회의장이 법안 통과를 공표한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공포기간을 거쳐 대통령이 시행령에도 통과해야 법안이 실제 효력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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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이 수많은 국회의원을 만나고 관계부처 담당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법안 통과를 위해 발벗고 뛴 끝에, 마침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법률 변경안이 정식 통과돼 “협회를 설립해야 한다”로 문구가 수정됐다. 이를 통해 안경사를 비롯해 임상병리사, 치기공기사 등 6곳의 의료기기 관련 종사자 협회가 정식단체로 인정받았다. 이로서 대한안경사협회는 의사협회나 약사협회처럼 공식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협회가 가장 처음 시행한 일은 윤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전국 4만 3천여 명의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단체인 만큼,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안경사들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고양하고 지키는 것도 협회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협회는 회원 중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구성원이 있으면 자체적으로 해당 구성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여부를 결정하고 복지부에 처벌을 요청하는 권한을 가진 윤리위원회를 정식으로 출범시켰다.

김 회장은 “보건복지부와의 긴밀한 협의 아래 국내 안경사를 대표하는 정식기구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김영필 대한안경사협회장 [사진 제공=대한안경사협회]

대한안경사협회 김영필 회장 인터뷰
Q. 현재 대한안경사협회가 제정을 추진하는 법안이 있나?
A. 전문 안경사가 되기 위해서는 눈 질환, 시력검사, 장비 기술 등의 전문분야를 1년에 200시간 이상 공부해야 한다. 그만큼 전문성을 가진 직종이다. 그런데도 안경사에게는 안과 의료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반면 한의사는 의사라는 타이틀 때문에 적어도 눈 관련 건강에 대해서는 우리보다 덜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눈이 나빠졌을 때 국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안경원이다. 따라서 눈 관련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안경사들에게 국민들의 눈 건강을 보호해줄 수 있도록 안과 의료기기 사용 권한을 주는 안경사법 제정이 필요하다. 협회는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현재 다각도의 노력을 펼쳐가고 있다.

이밖에도 구강보호법처럼 안(眼)보건법을 제정해야 한다. 국민의 생활환경과 패턴이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변화했다. 특히 장시간 휴대폰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보다가 시력이 나빠진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한 번 나빠진 시력은 다시 되돌리기가 매우 힘들다. 따라서 안(眼)보건법을 제정해 안경사를 학교 양호실이나 보건소에 배치하고, 그들로 하여금 눈 건강에 대한 교육과 지도를 하게 해야 한다.

안과 병원은 전국에 2,000~3,000개가 있고, 안과 의사는 3,500명 정도 된다. 그에 비해 안경사의 수는 4만 3,000명으로 안과 의사의 10배가 넘는다. 의사는 치료와 수술, 처치 행위를 하는 사람이다. 국민들에게 맑고 편하고 행복한 시(視)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안경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사진 제공=대한안경사협회]

Q. 4차 산업혁명 시대, 안경사의 직업 전망은?
A.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예로 드는 것이 3D프린터다. 미래에는 상품을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3D프린터로 출력해 쓸 것이라는 말들을 한다. 그때가 되면 3D프린터가 안경사 직업을 대체하게 될까? 결론은 아니라고 본다.

안경은 내 몸에 들어온 이물질과 같다. 그래서 최대한 내 눈과 같이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 아니 기술을 넘어선 예술과 가깝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다초점렌즈를 만드는 것은 그야말로 예술에 가깝다. 보통 우리가 쓰는 안경은 먼 곳을 잘 보게 해주거나 가까운 곳을 잘 보게 해주는 단초점렌즈다.

반면 안경 하나로 가까운 곳과 먼 곳 모두를 잘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다초점렌즈다. 다초점렌즈를 만드는 것 자체가 고도의 정밀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3D프린터로 다초점렌즈를 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한 연구단체에서 안경이 3D프린터로 대체될 것으로 보느냐는 문의를 해온 적이 있다. 우리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안경테는 3D프린터로 충분히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마다 다른 안 건강 상태와 시력을 검사하고, 고객에게 맞는 렌즈를 찾아 완성품 안경으로 만드는 작업은 매우 정교한 고도의 기술을 요구한다.

3D프린터 기술이 아무리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해도 3D프린터가 사람마다 다른 눈 건강 상태와 시력에 맞춰 안경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안경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직업적 안정성과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Q. 안경사는 어떤 능력이 있으면 좋을까?
A. 보건의료계 업종이 취업이 잘된다. 안경사의 경우 면허만 있으면 100% 취업할 수 있으며, 임금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난다. 예전에는 주5일 근무를 하는 안경사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안경사 구인난이 심해 주5일 근무를 제시하는 안경원이 많아지고 있다.

안경사 업무에 흥미를 가지고 성실히 일한다면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번다. 하지만 안경사는 기본적으로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서비스업종이기 때문에, 안경사 업무와 관련한 학업역량 말고도 대인관계능력, 의사소통능력, 공감능력, 인성 등을 갖춘 사람이 적합하다.

영업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좋다. 요즘 젊은 안경사 중에는 석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도 많고 유학을 통해 선진화된 교육을 받고 온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만큼 안경사의 전문성이 더욱 강화돼 가는 걸로 보면 된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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