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진로목표 설정과 계획, 진실한 대화로 서로를 이해하기

   
▲ 1대1 진로진학상담을 받고있는 월계고 학생과 학부모 [사진 출처=서울교육청]

 

학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의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 변화로 인해 지금의 자녀들이 성장해 직업을 가질 때쯤에는 예전과 다른 사회가 펼쳐질 것이 예견됩니다. 한 치 앞도 짐작이 안 되는 미래를 앞에 둔 자녀들이 직업을 선택하고 진로를 결정할 때 가장 가까이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입니다.

[학부모 상담 Q&A]에서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진로 관련 고민을 함께 나누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Q.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잘 키울 자신이 있었습니다. 
집에는 컴퓨터, 텔레비전, 스마트폰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재미있게 잘 지냈습니다. 특히 영수는 좋아하는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고, 친구들과 뛰어놀면서 즐거워했지요. 방학이면 미술관, 박물관 체험 학습을 가거나 여행을 다니며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체험 일지를 쓸 때면 자신의 경험을 재미있게 글로 풀어내는 재주가 있어서 상도 많이 받았지요.

그림을 배운 적이 없었지만 그림도 아주 잘 그렸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을 다니지 않았지만 학교 성적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남편은 영수가 과학자가 되기를 바랬는데, 실험이나 만들기를 좋아했기에 영수도 과학자의 꿈을 키워 나갔습니다.

다 허용해도 미루고 싶었던 것, 게임과 스마트폰
5학년이 되면서부터 가끔 게임이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친구들과 대화에 낄 수 없다고 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가능하면 안하는 것이 좋고, 만약 하더라도 그 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제외한 다른 것은 다 할 수 있었기에 영수도 참는 듯 했습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시험 끝난 날이나, 친구 생일에 함께 피씨방에 가는 것은 허락 했습니다. 2시간 정도의 범위에서요. 2학년이 되어서는 학원 숙제와 수행평가 등을 위해 컴퓨터를 사 주었습니다. 시간 약속을 하였고, 암호도 걸어 두었습니다. 아이들과 충분히 이야기 나누었고 필요하다면 사용 시간을 연장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스마트폰 또한 저희 집에서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솔선수범을 보이고자 온 식구가 스마트폰 사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했습니다.
 

   
▲ <고1 학부모가 알아야 할 대입 노하우>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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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만 가는 거짓말, 그 끝은 어디일까요?
항상 대화를 많이 하는 부모라 자부했었는데, 어느 날 컴퓨터 암호를 몰래 풀어서 게임을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심지어는 게임을 하다 학원을 빠지기도 했다네요.

중3 겨울 방학에 이 일을 알고는 심한 배신감에 화가 났습니다. 부모가 가장 싫어하는 거짓말을 1년이 넘게 했다는 사실이 제일 속상했습니다.

게임은 하지 않고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을 해서 컴퓨터를 샀던 것인데... 아이는 울면서 잘못했다 하더군요.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라고 하자 게임 시간을 다른 친구들 만큼 늘려 준다면 학원도 열심히 다니고 거짓말 하지 않겠다하네요. 학원 숙제를 다 하면 허용해 주기로 하고, 숙제 검사를 했습니다.

한동안 마음잡고 공부를 하는 듯 했는데, 고등학교 첫 시험 결과는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줄 알았는데, 공책에 게임 캐릭터만 그리면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보여주기 위해 공부하는 척 했던 것이었습니다. 거짓말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믿어 주려하지만 반항은 더 커지고...
영수가 게임 캐릭터를 그린 공책을 가져와 자신의 꿈을 이야기 했습니다. 제발 자신을 게임중독자, 거짓말 장이로 보지 말아 달라면서요. 미술 선생님께서 그림에 재주가 있다고 하셨고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하네요. 진심인 것 같아서 믿어 주기로 했습니다.

미대를 진학하기 위해서는 그림 실력 뿐 아니라 성적도 중요하니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는 말에 조금 안심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말 뿐입니다. 툭하면 학원을 빠지고, 숙제를 안 해 온다는 전화를 받는 일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학원이 힘들다며 집에서는 말 한 마디 붙이기가 어렵고, 12시가 넘어서 들어오는 날도 점점 많아졌습니다. 참다 참다 피씨방 다니는 거냐고 하니 오히려 큰 소리를 내며 집을 뛰쳐나가더군요. 다 때려 치라고 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믿을 수가 없는 아이를 지원해 주고 싶은 마음도 없었습니다. 새벽에 들어온 아이가 엉엉 울며 상담이라도 받게 해달라 합니다.
 

   
▲ <엄마 잔소리 필요 없는 공신 학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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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각자의 입장 듣기 상담실에 찾아왔을 때 영수는 부모님이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것이 가장 속상하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은 영수가 그동안 거짓말을 해왔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에 영수의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고 하셨지요. 서로가 평행선처럼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는 부모님을 설득하기도 어렵고 영수도 잘 해 낼 수 없을 것입니다. 영수의 잠재력을 살펴보았고, 구체적인 진로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여름방학에 게임캐릭터 공모전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영어로 된 프로그램을 밤새워 번역하여 1주일 만에 완성하였고, 몇 천명이 응시했던 대회에서 10위안에 들었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해서 성취해 본 경험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였고, 미술을 전공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탐색하였습니다. 그림도 좋아하지만 기계를 조립하거나 만들기도 잘했었던 경험을 토대로 자동차 디자이너를 목표로 삼았고, 미대 졸업 후 독일유학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상담의 과정에 부모님께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셨는데, 공모전 참여의 과정에 깜짝 놀라셨습니다. 영수가 번역하여 사용한 프로그램이 실제로 꽤 어려운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지요. 진로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정보를 찾아 발표하는 영수의 모습을 보시고는 진정성을 느끼게 되셨지요.

성공한 자동차 디자이너가 된 이후에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학생들을 위한 미술학교를 설립하여 무료로 교육시켜주겠다는 꿈을 알게 된 부모님은 영수의 적극적인 후원인이 되어 주시기로 약속하였습니다. 현재 영수는 미대에 진학하였고,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출처: 한국고용정보원 '학부모를 위한 직업진로가이드'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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