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스스로 선택한 진로계획, 인정해주고 격려해줘야...

   
▲ 취업상담 중인 동국대 경주캠퍼스 학생들 [사진 제공=동국대 경주캠퍼스]
학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의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 변화로 인해 지금의 자녀들이 성장해 직업을 가질 때쯤에는 예전과 다른 사회가 펼쳐질 것이 예견됩니다. 한치 앞도 짐작이 안 되는 미래를 앞에 둔 자녀들이 직업을 선택하고 진로를 결정할 때 가장 가까이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입니다.

[학부모 상담 Q&A]에서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진로 관련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Q. 저는 아들과 딸 2명의 자녀를 낳아서 키웠습니다. 지금은 두 아이 모두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아들 녀석은 Y대 경영학과 졸업 후 I은행에 입사한 지 3년 차 됐고, 딸 아이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지요. 현재 지금 저의 관심과 걱정은 큰 아이의 결혼 문제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둘째 딸아이가 마음에 놓인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독립해 생활하고 있으니 어떤 말을 한다고 한들 별다른 영향력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남들은 아이들 다 잘 키웠다, 이제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 하지만 돌아보면 그리 좋은 엄마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내 방식대로, 내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아이들이 순종적으로 따라와 주기를 바랐던 그런 엄마였으니까요. 어떻게 자녀를 키워야하는지 잘 몰랐고, 그저 주위에서 듣고 본 것들을 교훈삼아 부지런히 따라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아이
큰아이는 어릴 적부터 유순한 편이고 모범적인 스타일이어서 엄마인 나의 계획과 바람대로 잘 커 주었습니다. 별다른 문제도 없었고 학교에서도 무난히 계속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으며 상경계열이 좋겠다는 남편의 의견에 따라 Y대 경영학과에 어려움 없이 입학했습니다. 학습 스케줄과 사교육 등의 스케줄도 부모인 우리들이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면 그 뜻을 거역하는 일 없이 잘 참여하고 그만큼의 성과를 올려 주었지요.

대학진학도 직업 선택에 있어서도 주도권은 부모인 우리부부에게 있었습니다. 경영을 전공했으니 금융이나 경영기획 관련 회사로의 입사를 권유했고, 큰 아이는 여러 회사에 지원과 실패를 거듭하더니 가고 싶어 하던 금융기관에 입사했습니다. 지금은 회사 홍보 파트에서 업무를 맡고 있지만 잦은 야근과 반복되는 일에 대해 가끔은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직장인이 돼서 이제야 자신과 하고 있는 일이 맞는가를 고민하는 아들을 볼 때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이 혹시나 아이의 진로의사결정에 혼란을 주지는 않았을까 하는 후회스러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엄마 나 그 다음은 뭐 해야해?’ 이렇게 물어볼까 두렵기도 하고요.

반면에 둘째 아이는 학업에는 별다른 흥미가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피아노, 플루트,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루고 노는 것을 좋아해서 작사·작곡을 직접 하는 등 학교 수업과는 동떨어진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습니다. 둘째 아이라서 관심이 덜 가기도 했지만 초등학교 때 조금 그러다 말겠지하는 생각에 여러 악기를 번갈아가며 배우고 익히는 것을 그냥 놔 두었습니다. 가끔씩 음악 연주회도 있어 관람하러 갈 때면 큰 아이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묘한 기쁨도 느낄 수 있었지요.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진학만은 꼭 하면 좋겠다는 부모의 말을 끝까지 거부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음악을 시작하고 싶다고 고집하는 개성과 주관이 뚜렷한 아이입니다. 여자아이라서 그랬을까요? 나중에 결혼까지 생각하니 꼭 대학을 보내야겠다는 제 뜻과 딸아이의 생각은 결국 부모 자식간의 싸움으로까지 번져 서로에게 큰 상처가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딸아이는 어떤 대학도 지원하지 않았고 대학 진학 대신 음악하는 선배들과 작은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광고음악, 작사, 작곡 등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자신의 경제적인 생활도 책임질 줄 아는 당당한 뮤지션이자 사회인으로서 열심히 생활하는 딸아이를 보니 부모인 우리가 져 주길 다행이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해 내며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인생을 사는 작은 아이를 보면서 오히려 큰 아이에게 더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왜 일까요? 자식농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옛말처럼 참 부모 뜻대로 되지않는게 자식인가 봅니다. 어디까지 부모의 역할인지 오늘도 제 마음은 어수선하기만 하네요.

A. 자녀의 진로 계획과 독립성을 인정해 주세요. 자녀의 양육과정에서 자식을 배려하고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부모는 자신이 이해하는 세계관과 가치관으로 자녀를 양육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부모 세대가 살아왔던 세계와 우리의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나가야 할 세상은 너무나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사는 것이 옳고 저렇게 사는 것은 틀렸다는 생각은 위험하기조차 합니다.

부모의 계획에 따라 순종적으로 잘 커주는 아이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준비를 하게 될까요? 청소년기나 청년기에 들어서면서 자신의 진로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독립적으로 삶을 개척하려고 하는 자녀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오히려 부모는 자녀의 진로계획을 인정해 주고 잘 실행해 나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해 주어야 합니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삶을 잘 준비하고 독립적인 주체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출처: 한국고용정보원 상담사례로 보는 학부모 직업진로 가이드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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