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데이트폭력, '연애금지'는 답이 아니다

   
▲ [사진 출처=클립아트 코리아]

데이트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특히 최근에는 20대 초반의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맞아 기절한 채 엘리베이터에서 끌려가고 있는 모습이 찍힌 영상이 세상에 공개돼 엄청난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자녀를 둔 부모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애지중지 키운 자녀가 넘어지기만 해도 속상하니 말이죠. 또 이런 일을 당한 자녀의 부모 심정에 백번 공감이 가면서 함께 마음아파하기도 합니다.

   
▲ 지난 3월, 부산에서 여자친구를 때린 뒤 알몸상태로 엘리베이터에서 질질 끌고 나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돼 충격을 준 부산 데이트폭력사건 [사진 출처=MBN]

데이트폭력은 특정한 누군가에게 찾아오는 일이 아니기에 불안감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요새 학생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심지어 유치원부터도 ‘여자친구’, ‘남자친구’, ‘사귄다’, ‘연애’ 등의 개념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보다 자유롭고 당당하게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주어야 할까요? 연애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가정에서 엄격하게 연애 금지령을 내린다고 해도 부모의 눈을 피해 이성친구를 사귀기도 합니다. 특히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운 사춘기에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해주지 못한다면 아이는 점차 멀어지겠지요.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연애를 ‘잘’하는 것인가입니다.

연애를 할 때 자주 사용하는 문구가 ‘넌 내 거야’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는 결코 달콤한 말이 아닙니다. 데이트폭력 가해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상대방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대로 상대방이 따라주지 않을 때 협박을 하고, 폭력을 가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진짜 사랑은 상대를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아껴주는 것입니다. 존중과 배려가 없다면 사랑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자녀들에게도 누군가 교제를 하는 것은 상대방의 소유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상대를 소유하는 것도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인지시켜야 합니다. 동등한 관계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것이 제대로 된 ‘연애’라는 것을 꼭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이런 의미를 담아 실은 초등잡지 <톡톡> 5월호 콘텐츠를 공개합니다. 자녀와 함께 읽고 부모님과 함께 이성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이하 내용은 초등 잡지 <톡톡> 5월호에 실린 콘텐츠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사랑해♥ 넌 내 거야!”
누구 마음대로요?

“헤어지자”고 말하자 돌변한 남자친구
지난 3월 27일, 부산의 한 여대생 A(21)씨는 데이트 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공개한 CCTV에는 충격적인 모습이 담겼습니다. 남자친구 B에 의해 옷이 벗겨진 채 엘리베이터 밖으로 힘없이 질질 끌려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A씨를 발견했을 때 A씨의 상태는 처참했습니다.

동갑내기 남자친구 B씨의 집착과 소유욕에서 시작된 폭력은 사건 이전에도 이미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화가 나면 집 안에 있는 가구를 부수거나 A씨를 감금하는 일이 있었던 것이죠. 헤어지자는 A씨의 말에 산으로 끌고 가고 목을 조르기도 했습니다.

데이트 폭력
현재는 물론 과거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거나 발생했던 신체적, 정신적, 성적 공격행위.
랑이라는 이름 아래에 상대방을 무차별적으로 망가뜨릴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반복적인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 또한 이를 심각한 문제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데이트폭력으로 인한 사망자 매년 점점 늘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데이트폭력으로 인해 사망한 여성의 수는 233명으로, 살인 혹은 미수에 그친 사건은 460여 건 이상입니다. 데이트폭력으로 검거된 사람의 수는 2014년 6,675건, 2015년 7,692건, 2016년 8,367건, 2017년 1만 303건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그냥 연인 사이의 사랑싸움인데 뭘...’
데이트폭력 신고율 낮아

데이트폭력의 피해자가 매년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은 대체적으로 신고를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생명에 위협이 가해질 정도로 큰 일이 아니면 연인끼리 해결할 가벼운 문제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 신고 접수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면 현장에서 조정·화해 등으로 무마되는 경우가 많고, 검거하더라도 불구속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또한 가해자에 대한 미약한 처벌로 인해 보복을 두려워해 쉽게 신고하지 못하기도 하는데요. A씨의 경우에도 중상을 입었음에도 B의 보복이 두려워 다른 지역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B는 체포된 이후에도 문자를 통해 ‘경찰 진술에서 나에게 유리하게 말하지 않으면 너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내용으로 A씨를 협박했습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면 상대방 ‘존중’해야
데이트폭력을 저지르는 이들은 주로 자신의 행위가 상대방을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질렀던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연인을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폭력이나 기타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집착’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연인을 사랑한다면 자신의 감정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도 소중히 여겨야 해요. 배려와 존중 없이 일방적으로 애정을 요구하고 소유욕 드러내는 것은 상대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신까지 상처 입게 만듭니다.

상대방을 정말 사랑한다고 생각한다면 조금 더 깊게 생각을 해야 합니다. 나의 행동으로 인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든 고통을 받는 것은 아닌지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무서운 데이트폭력은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요.


■ 초등 잡지 <톡톡> 5월호에 실린 해당 콘텐츠 이미지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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