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정보로 학부모들 속앓이... 교육부 감사로 시정케 해야

   
▲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사진 출처=theconstitutional.com]

최근 사회적으로 ‘갑질’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항공 사주 일가의 갑질이 주목 받고 있지요. 그런데 모 국제학교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갑질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를 맡긴 죄로 학부모들은 말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보낸 자료입니다.

“Early Decision 관련 의무 사항 Early Decision I 또는 Early Decision II (ED I & II)를 통해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 해당 대학이 학생의 대학 리스트에 있는 대학들 중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입학을 원하는 학교임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ED I 또는 ED II 에 지원한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미국 소재 대학 및 타 국가 소재 대학에 제출했던 모든 입학 지원서를 철회해야 하며 합격한 해당 대학에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ED I 또는 ED II (ED I & II)를 통해 합격한 대학 외에 다른 대학에 발송하기 위해서 학부모 또는 학생이 요청하는 성적 증명서 또는 추천서는 절대 발급되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ED I 또는 ED II 대학 중에서 오직 한 곳에만 지원이 가능합니다.”


이 국제학교의 갑질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1) ED1(조기지원1), ED2(조기지원2) 가운데 하나만 넣게 하는 것, 2) 미국 대학 지원 시 10개 대학만 쓰게 제한하는 것, 3) 대학 리스트를 일찍 제출하도록 강요하고, 그와 동시에 일단 대학 지원 리스트를 제출한 다음에는 지원 대학을 못 바꾸게 하는 것.

이 세 가지 사안은 학생의 대학 합격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학교가 절대로 강요해서는 안 되는 사항입니다.

ED1, ED2 가운데 한 곳만 써야 한다고 엉터리 정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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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도입부에 드린 글은 이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보낸 입시 매뉴얼 겸 가정 통신문입니다.

이 학교는 위의 글을 주면서 ED1과 ED2를 동시에 못 넣는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것은 말이 안 됩니다.

ED1과 ED2는 엄연히 지원 시기가 다르고 ED1에 불합격되면 레귤러 지원 시 한 대학을 정해서 ED2로 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D1은 한국대학으로 말하면 ‘조기전형’으로 하버드, 예일 등 연구중심 대학들은 11월 1일, 포모나 등 학부중심 대학들은 11월 15일에 마감을 합니다. ED1을 넣고 나면 많은 학생들 곧바로 레귤러 지원에 들어갑니다. ED1 합격자 발표를 보고 레귤러를 준비하면 늦기 때문입니다.

ED1의 합격자 발표는12월 15일 경에 나지요. 만일 ED1에서 떨어졌다면 더 서둘러서 레귤러 지원 작업을 하게 됩니다. 만일 ED1에 합격이 됐다면 지원한 레귤러 대학에 지원 취소 메일을 보내면 됩니다.

ED2는 ED1와 달리 지원 시기가 늦지만 합격 후 묶인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레귤러로 지원하면 그 가운데 하나를 택해 ED2로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합격을 하면 꼭 등록을 해야 합니다. 때문에 ED2는 레귤러보다 합격률이 월등히 높지요.

또한 ED2는 원서 마감일이 레귤러와 같습니다. ED1 합격을 하면 레귤러 지원 대학을 비롯해 ED2 대학에 지원 취소 메일을 보내면 됩니다. 아무런 장애나 지장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국제 학교는 ‘학생들은 ED I 또는 ED II 대학 중에서 오직 한 곳에만 지원이 가능합니다.’라고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엉터리 정보를 줘 가면서 학부모들에게 강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사들은 ED1 합격자가 나오기 전, 12월 초에 부모들에게 레귤러 원서 지원을 마무리 지을 것을 강요를 하고 있었습니다. 즉, 12월 15일 이전에 원서 작업을 마무리한 뒤 교사들은 방학에 맞춰 쉬기 위해 이런 꼼수를 쓰는 것입니다. 귀찮다는 것이지요. ED2 결정은 12월 15일 이후에 해야 하는데 이 국제학교는 레귤러 원서 접수를 12월 초에 하도록 하기 때문에 ED2를 지원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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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만 9,000여개 그 어떤 고등학교도 이 국제학교처럼 ED1과 ED2 가운데 한 곳만 쓰도록 학부모를 옥조이고 강요하는 곳은 없습니다. 이것은 분명코 이 국제학교의 갑질입니다. 그것도 엉터리 매뉴얼을 만들어 학부모님들을 속이면서 말입니다.

교육 현장의 이런 부적격자들을 방치해야 할까요? 교육부 감독을 받는 국제학교이니까 감사를 해 시정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원서 20개까지 넣을 수 있는데 10개로 제한
두 번째, 이 국제학교는 지원 대학을 10개로 묶어 놓았습니다. 공통원서(Common Application)를 이용할 경우 한 아이디로 20개까지 쓸 수 있습니다. 아이디를 바꾸면 무한정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국제학교는 학생들에게 10개만 쓸 수 있도록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 또한 귀찮음에 원인이 있습니다.

학생이 원서를 많이 쓰면 성적표를 보내야 하고 추천서를 보내야 하는 일이 늘어나니까 귀찮아서 원서를 10개 이상 더 못쓰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성적이 다소 낮거나 높은 대학만 원서를 제출한 학생들은 대거 불합격 되는 상황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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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학생들은 공통원서에서 한개 아이디로 쓸 수 있는 20개까지 원서를 씁니다.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도 20개를 씁니다. 대부분의 국제학교와 외국인 학교들은 원서 개수에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몇몇 외국인 학교와 국제학교들이 이처럼 개수를 제한합니다. 무슨 권한으로 이를 막는지 모르겠습니다.

마감 시간 많이 남았는데 빨리 원서 내라고 갑질
세 번째, 지원 대학 리스트와 원서를 일찍 제출하라고 강요를 합니다. 이것도 갑질이지요. 때론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드는 때가 있습니다. 대학도 원서를 넣기 전까지 바꿉니다. 그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이 국제학교는 9월 초에 대학 리스트를 내라고 하고 레귤러는 12월 초에 접수하도록 합니다. 뒤늦게 대학 리스트를 바꾸고 싶어도 학교에서 허락을 하지 않으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역시 참을 수 없는 갑질입니다.

학부모 여러분, 이 국제학교는 학부모들이 연간 내는 수 천 만원의 학비로 운영되는 학교입니다. 그런데 이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자녀를 볼모로 이런 엉터리 갑질을 하고 있지요. 이런 갑질을 지적하고 나설 간 큰 학부모가 어디 있을까요? 이런 못된 국제학교의 버릇을 고치지 않는 한, 갑질은 계속될 것이고 학생들의 피해도 계속될 것입니다. 누가 이 문제를 해결 해 주어야 할까요?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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