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학생의 수도권대학 진학의 사다리' 적성전형 대탐구

   
▲ 가천대에서 열린 ‘2019 적성고사대학 연합 입시설명회’ 모습 [사진=에듀진]

-'중위권 학생의 수도권대학 진학의 사다리' 적성전형 대탐구

가천대 글로벌캠퍼스(성남)에서 6월 17일 열린 ‘2019 적성고사대학 연합 입시설명회’ 회장은 입추의 여지없이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서울에서 찾아온 학부모부터 멀리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과 교사까지 참석자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이번 연합 입시설명회는 6월 9일 한신대를 시작으로 두 번째로 열린 행사다. 가천대가 적성고사 전형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대학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커보였다.

설명회 시작과 함께 11개 대학 입학팀에서 10분씩 각 대학의 적성고사전형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고, 이재진 소장이 적성고사 준비 방법과 지원전략에 대해 강의를 이어갔다. 대학별 1대 1 맞춤 대입 상담 부스 등의 프로그램도 성황리에 운영됐다.

적성전형, 중위권 학생에게 주어진 수도권 대학 진학의 유일한 사다리
적성고사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와 적성고사 점수를 반영해 합격자를 가리는 대입전형으로,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에 속한다. 중위권 학생들이 수도권 주요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적성고사 시험 문항은 대학이 자체적으로 출제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유형의 객관식 시험이다. 난도는 수능의 70~80% 수준이며, 보통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과목만으로 치러진다.

   
▲ 대학미래연구소 이재진 소장 [사진=에듀진]

이재진 소장은 “적성고사가 학종에서 소외된 3~5등급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전형으로, EBS 연계율이 높아 수능과 함께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성 반대론자들이 적성시험이 대학별고사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지만, 수능보다 훨씬 쉽고 주요 과목만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현실에 맞지 않는 비판이다.”라고 지적했다.

충주에서 올라온 고3 수험생은 “내신이 5~6등급인데 수도권 대학을 가고 싶어서 적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적성고사전형으로 가천대와 평택대 유아교육과에 지원할 예정이며, 모의고사 성적은 국·영·수 3·4·4 등급, 탐구는 1등급 정도가 나온다고 했다.

학생은 “우리 학교는 한 반에 30명씩 10개 반이 있는데, 적성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한 반에 최소한 3~4명은 넘는다”며 “적성고사전형이 지금보다 확대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서울에서 온 고3 수험생의 어머니는 “적성고사전형은 내신 3, 4, 5등급 학생이 수능 전에 마지막으로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로, 정시보다 더 나은 학교를 갈 수 있는 기회가 돼 주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적성고사전형을 없애려 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적성고사 시험이 짧은 시간 동안 단편적 지식을 묻고 답을 찾는 식으로 치러지다 보니, 학생의 종합적 학업역량을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종이나 정시로는 수도권 대학 진학이 불안한 3등급 학생들에게 기회가 돼 주고 있기 때문에, 적성이 폐지돼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용인에서 온 또 다른 학부모는 “적성은 수능시험을 망쳤을 경우를 대비해 준비하는 보험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적성전형이 학생의 현 등급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틀림없다.”라고 말했다.

가천대 "적성 입학생이 대학 4학년 성적과 취업률 모두 정시·학종 출신보다 높아"

   
▲ 가천대 김일태 입학팀장 [사진=에듀진]

한편, 가천대 김일태 입학팀장은 적성고사로 가천대에 입학한 학생들의 추적조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김 팀장은 “적성고사 입학생들은 1학년 때 성적이 타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과 비교해 가장 낮았지만, 3~4학년이 되면 우수한 학업성적으로 장학금을 받는 학생 중 대부분이 적성고사 합격생이었다”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1~2학년 때는 수능 정시 출신 학생들의 성적이 높지만, 학과 만족도가 크게 떨어져 3~4학 때 성적이 급락하고 취업에서도 고전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적성 출신 학생들의 양상은 이와 달랐다. 김 팀장은 “적성 출신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더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에, 3~4학년 때는 성적이 급상승했다. 학과 만족도도 높아 취업 실적도 타 전형에 비해 뛰어났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 출신 합격자들은 입학 직후나 졸업 직전 성적에서 모두 하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팀장은 “적성이 단편적 지식을 묻고 빨리 답을 요구한다고 하지만, 그런 논리라면 내신이나 수능이나 적성이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지식을 묻는 적성고사의 방식은 학생의 공부 양을 측정하는 데 유효한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능은 반복적 문제풀이 중심으로 대비해야 하므로 교육 발전을 생각하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제일 객관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능을 치르는 것이며 적성고사 또한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적성고사 시험 문항은 수능 난도의 70~80% 수준에 맞춰져 있어 수능 따로 적성 따로 대비할 필요 없이 동시에 준비할 수 있다.”며 적성전형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을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대입전형은 대학이 위치한 지역이나 지원하는 학생들의 학력 수준에 따라 대학마다 각기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서울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학종 선발 학생의 학업역량이 타 전형 선발 학생보다 뛰어나다고 말한다. 하지만 서울권에서 멀어질수록 학종 선발 학생의 역량은 타 전형 선발 학생보다 낮은 경향을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대학의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의 선발 비율을 강제적으로 결정하려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 가천대 ‘2019 적성고사대학 연합 입시설명회’ 모습 [사진=에듀진]

적성고사 연합 설명회, 평택대, 삼육대, 한국산업기술대, 성결대 등에서 이어져
‘적성고사대학 연합 입시설명회’는 ▲6월 23일 평택대 ▲7월 15일 삼육대 ▲8월 11일 한국산업기술대 ▲8월 19일 성결대 등 총 4회가 남아 있다. 

참가 희망자는 권역별로 진행되는 일정을 참고해 각 대학 입학관련부서 홈페이지에서 사전신청을 통해 참가할 수 있다. 

■ 대학별 적성고사 시험 일정

   
 

 

   
▲ 가천대학교 입학처 https://goo.gl/OAtqq


*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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