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습관 잘못 들인 중학생, 새로운 학업습관이 필요하다

   
▲ 서울 월계고 '독서캠프' [사진 제공=서울교육청]


- 공부습관 잘못 들인 중학생, 새로운 학업습관이 필요하다

중학교에서 중위권의 고만고만한 성적을 보이던 학생이 고등학교에 올라가 상위권으로 치고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안타깝게도 중위권 학생들 중 상당수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역시 중위권을 지키거나 하위권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 가운데는 학업에 의지가 없는 건 아니라서 공부를 한다고는 하는데도 성적이 안 오르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다. 보습학원이나 종합학원을 꾸준이 다닌다는 것이다. 이 학생들은 고등학교에 올라가 내신에서만큼은 3,4등급 정도를 받는다. 하지만 모의고사 성적은 5,6등급대로 뚝 떨어진다.

이보다 더 안타까운 학생들도 있다. 중학교 때는 같은 중위권이었지만 고등학교에서 내신과 모의고사 모두 5,6등급대의 하위권 성적을 받는 학생들이다. 이들은 중학교 때까지는 부모의 잔소리 덕에 시험기간 동안 바짝 공부해 어지간한 성적을 받아왔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같은 전략을 구사하며 벼락치기 공부를 하지만, 부쩍 높아진 학습 난도에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만다.

이 학생들은 대학을 선택할 때도 큰 곤란을 겪는다. 수시에서 내신 성적으로만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은 당연히 꿈도 못 꾼다. 교과·비교과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도 않았을 터라 중위권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는 것도 버겁다. 그렇다고 수능 대비 학습에 올인할 만큼 학습에 의욕을 갖고 있지도 못해 정시전형도 그림의 떡이다.

그런데 가끔은 중학교 때까지 성적이 고만고만했던 학생이 고등학교에 올라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사례를 볼 때가 있다. 이들은 특히 고등학교 첫 모의고사에서부터 괄목할 만한 성적 향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례를 접했을 때 중학생 자녀를 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쟤는 고등학교 가서 정신차리고 열심히 공부했나보다. 내 아이도 정신차리면 잘 될 거야.”라고 쉽게 생각한다. 내 아이만 잘하면 상위권 진입의 기적을 보여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단언컨대 학습 방법에 변화를 주지 않는 한 이런 기대의 목소리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살펴보자.

중학교 ‘암기왕’, 고교 올라와 맥을 못 추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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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공부를 잘했다가 고등학교에 올라가 성적이 떨어진 학생들의 중학교 때 공부습관을 살펴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암기’ 위주로 공부한다는 것이다.

물론 암기는 모든 학습의 기초다. 따라서 암기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이해를 동반하지 않은 단순 암기는 고등학교 성적을 크게 하락시키는 주범이 된다.

특히 중학교 때 우등생들을 살펴보면 ‘암기왕’인 경우가 상당하다. 중학교 때는 무작정 외우기만 하는 것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배운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면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시험문제가 출제돼, 암기 위주의 1차원적인 공부를 해도 성적은 잘 나온다. 게다가 과목과 분량이 많지도 않고 난도도 높지 않다. 시험기간에만 열심히 공부를 해도 공부한 이상의 성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 공부는 다르다. 고등학교에서는 계획성 없는 학습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기는 매우 어렵다. 실제로 중학교 최상위권 학생이 고등학교 첫 모의고사에서 3등급으로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또한 고등학교 내신 공부 역시 암기로 해결하기에는 과목과 분량이 매우 방대하고 내용도 어렵다. 거기다 시험에서는 암기한 것만 가지고는 문제를 풀 수 없는 고차원적인 문제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성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교 우등생 되려면 뭘 잘해야 하나 
고등학교에서 학습은 기본적으로 텍스트에 대한 이해력, 즉 독해력이 필수다. 수학 공식은 달달 외우면서도 막상 어떤 공식을 문제에 대입해 풀어야 할지를 몰라 낭패를 겪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는 단순한 실수로 지나칠 일이 아니다. 독해능력이 떨어져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 이들은 다음 시험에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확률이 대단히 높다.

또한 고교 교과서는 전 학년 교과서나 다른 단원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단원 내용을 단편적으로 외우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사고력과 논리력, 통찰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단순 암기에만 그치는 학습을 하고 있어, 그 결과가 고스란히 성적으로 드러난다.

예를 들면 중학교 때는 한글을 만든 왕이 조선시대의 세종대왕이라는 것만 알면 됐지만, 고등학교 때는 한글 창제의 배경과 과정을 이해하고, 이것이 가지는 사회‧정치‧문화‧경제적 의미까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독해력과 사고력, 논리력,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정답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책 읽기’가 답이다.

초·중학교 때 독서습관이 고교 학업능력 결정한다

     
 

실제로 중학교 때까지 평범한 성적이었다가 고등학교에서 폭발적인 성적 향상을 보이는 학생들에게는 모두 ‘독서’라는 공통의 습관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책을 읽어왔기 때문에 독서 내공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학생들은 습관처럼 해온 독서를 통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독해력과 사고력, 논리력, 통찰력을 자연스럽게 길러왔고, 그 결과가 고교 성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들의 독서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책을 읽되 한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문학, 역사, 철학, 과학, 시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읽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될 때부터는 다양한 분야로 뻗어있는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잡지를 구독하는 경우가 많다. 문학, 역사, 철학, 과학, 시사 등 다양한 분야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망라된 잡지만큼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 학생들은 문학으로 감성과 공감능력을 키우고 철학, 과학책을 통해 논리력과 사고력을 기르며 역사와 시사 관련 독서로 통찰력을 얻는다. 그리고 이 모든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시각을 정립하고, 거기서 창의력도 발현된다. 독서력이 국어뿐 아니라 영어, 수학 등의 다른 교과 성적까지 올려준다는 것도 다 이런 이유다.

어른들은 책 한 권 제대로 안 읽는 학생들에게 ‘깊이 생각하고 다르게 생각하라’고 강요한다. 하지만, 독서라는 밑천이 없는 아이들에게 생각의 힘을 기르라고 하는 것은 사막에 벽돌집을 지으라고 하는 것만큼 어이 없는 요구다.

상위권에 초점 맞춘 학교교육, 5,6등급은 들러리?
이처럼 학습에서 독서의 영향력이 막대한데도 학생들은 과중한 학업과 경쟁에 매몰돼 책 한 권 마음대로 읽지 못하는 환경에 놓여있다. 공교육 현장에서조차 상황은 심각하다.

교육과정과 교육방법이 공고하게 굳어 있고, 그조차 명문대 대학 진학을 노리는 성적 상위권 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학교가 5,6등급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학습방법을 가르칠 것을 기대하는 것조차 사치가 되고 만다. 챙겨야 할 학생들도 많고 해야 할 행정업무도 많은 교사들이 5,6등급 학생들의 학업역량 강화를 위해 독서활동까지 섬세하게 코칭해 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중학교 중위권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중에 대안학교 진학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중학교 중위권 학생들이 결국은 고등학교에 가서 5,6등급이 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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