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송유진, "타인에게 자극받기보다 스스로 채찍질하고 고민하세요"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 혹은 공부를 잘 하는 친구를 부러워하며 ‘나는 공부에 재능이 없다’고 실망한 경험이 누구나 한 번 쯤 있을 것이다. 정말 재능이 없어서 공부를 잘 못하는 것일까? 세기의 천재로 불리는 아인슈타인은 1%의 재능과 99%의 노력이 천재를 만든다고 했다. 10%의 노력만 하며 재능을 0.9%만 가지고 태어난 것을 한탄한다면 이 사람에게 더 이상 발전은 없다. 나를 발전시키는 것은 결국 나의 치열한 고민, 그리고 꾸준한 노력이다. 고민과 노력으로 똘똘 뭉친, 자신감 넘치는 송유진 멘토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 성균관대 송유진

A.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인 17학번 송유진입니다. 서울 광문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꿈은 영화 마케터입니다.

Q. 국어국문학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 국어국문학과의 전공수업은 크게 어학과 문학으로 구분돼 있습니다. 어학에서는 언어 그 자체와 문법을, 그리고 문학에서는 우리말로 표현한 작품을 중심으로 배우지요.

국어국문학과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 가장 큰 하나는 ‘국어만 잘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영어나 제 2외국어에 대한 부담 때문에 국어국문학과 진학을 고민하는 친구들도 많죠.


하지만 국어국문학과의 수업은 한자에 대한 이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물론 타과보다 상대적으로 외국어에 대한 부담이 적긴 하지만, 강의 시간에 한문으로 된 소설을 소리 내어 읽게 하는 교수님도 계신답니다. 그러니 한자를 부담스러워 한다면 국어국문학과 진학을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Q. 진로는 어떻게 되나요?
A. 국어국문학과는 국어학 및 국문학 분야의 학문 연구를 담당하게 될 인재를 양성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졸업 후에는 신문·방송계(신문기자, 방송PD, 방송작가 등)나 교육계(중·고등학교 교사), 문화 예술계(소설가, 시인, 비평가, 연극배우), 광고계(카피라이터), 출판계, 일반기업체의 홍보부서, 프리랜서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데, 요즈음에는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등과 관련된 분야에도 많이 진출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저는 영화 배급사에서 영화 홍보를 담당하는 것이 꿈이에요.


나의 고교 학창시절은?
 

   
▲ 모교 앞에서


Q. 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저의 고등학교 시절 추억은 8할 이상이 동아리 활동과 관련됐다고 할 수 있어요. 저는 방송부 부원이었는데 동아리 지도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지요. 자체적으로 뉴스를 제작하거나 영화제를 열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교내에 상영할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당시 조선일보 신춘문예지 소설부문 당선 작가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소장님,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님 등 각계각층의 인사를 인터뷰하기도 했어요. 일반적인 방송부 활동과 다른 특별한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은 단순한 활동으로 그칠 수 있었던 이 시간들을 우리가 고등학생 동안 가능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이끌어주셨던 것 같아요. 또 적극적인 부원들의 참여도 한 몫 했죠. 선생님께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지만, 그 전에 아이디어를 내고 계획을 세우는 것은 온전히 우리들의 몫이었으니까요. 적극적인 친구들과 선생님의 아낌없는 지원 덕분에 영화에 대한 꿈도 계속 키워갈 수 있었어요.

한편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즐거웠던 수업시간을 꼽으라고 하면, 2학년 문학시간 때였던 것 같아요. 우화소설을 현대화해서 직접 써보는 수행평가였어요. 창작보다는 비평을 좋아했던 제게는 하나의 새로운 도전처럼 느껴졌습니다.

Q. 반대로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요?
A. 대학에 진학해 수업을 들으며 느끼는 ‘대학수업’의 가장 좋은 점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많은 학생들이 거리낌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자신의 의견을 나누면서 서로 배우고자 하는, 배움에 대한 진중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많은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이런 풍경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면 튀는 아이가 될까봐, 혹은 자신의 의견이 잘못됐다고 지적받을까봐 걱정하는 것이죠. 심지어 배우고자 하는 의지도 없어 아무 생각 없이 책상에 앉아있는 친구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 현상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의 의견을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수업이든, 학교의 운영이든 정해진 답이 있기 때문이죠. 학교는 굳이 학생들의 의견을 들을 이유가 없고, 학생들은 계속 무시당할 바에야 입을 닫아버립니다. 학생들에게는 선생님이 듣고 싶은 대답은 내 이야기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심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선생님들께서는 그런 저희들에게 ‘인문계 고등학생들의 한계’라고 말씀하시니 속상할 따름이었어요.


대입 전략

   
▲ 캠퍼스에서 학과 친구들과


Q.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잘 하는 편이었나요?
A. 성균관대학교 내신산출 기준 1.83등급이었습니다. 최상위권 학생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잘났다’라는 생각으로 공부한 것 같아요.(웃음) 저는 내신 공부에 있어서는 그 어떤 사교육의 도움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결과가 제 책임이었고, 그래서 더 스스로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제게 맞는 해결책을 빠르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시험결과에 대한 기쁨이나 죄책감은 오로지 저만의 것이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더 잘 됐다고 생각합니다.

Q. 대학에 합격한 논술전형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A.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논술을 시작해서 저보다 먼저 논술한 친구들을 보며 ‘너무 늦은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고, 그것이 제가 논술 전형에서 합격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학종 매칭&튜터링 서비스 <수시레시피>
goo.gl/wvhp9h


저는 논술을 시작한 고3 1월부터 시험 직전까지 매 주 빼먹지 않고 기출문제를 풀고 첨삭을 받았습니다. 사교육에 의지하기 보다는 ebs 강의를 들으며 기출문제를 풀었죠. 사설 모의고사를 몇 번 보기도 했지만 성적이 좋게 나온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고 대학에서 원하는 답과 사설기관의 채점관이 원하는 답의 방향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 시험보기 전까지 대학 기출 분석에 열을 가했습니다.


그 해 성균관대학교에서 배포한 모의논술 시험은 이전과 다르게 통계문제가 삭제됐는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통계 분석 문제를 자주 풀었어요. 그런데 실제 시험에서는 통계 분석 문제가 출제됐죠. 문학 제시문에 대한 철학적 문제는 1,2학년 때 활발히 참여했던 문학토론활동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Q. 논술에서 유의할 점이 있다면?
A. 문과 학생들은 통계 문제가 나오면 수식에 지레 겁먹는 경향이 있는데, 통계에 대한 내용은 배점이 아주 낮을 뿐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이과적 성향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최저 수능 등급을 맞추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제 경우 수능 이후에 논술 시험을 치렀는데 고사장에 오지 않은 학생들이 꽤 많았고 거기서 오는 심리적 안정감도 적지 않았습니다. 긴장하지 않았던 것이 합격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로 선택의 조언

Q. 대학과 학과는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잘 맞나요?
A. 성균관대학교는 학부제이기 때문에 2학년 때 전공을 결정했습니다. 일 년간 다양한 과목을 선택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보니 전공 선택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고, 제게 맞는 전공을 정할 수 있었어요.

   
▲ 대교단 활동


Q. 현재는 진로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활동하고 있나요?
A. 성균관대학교와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함께 모여 영화 잡지를 제작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대학로에서 매년 개최되는 대학로 문화예술제를 기획하는 ‘대학생 문화 네트워크’ 단원으로서 축제를 준비하고 있고,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 기부단’에서 주기적으로 교육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Q. 중·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응원의 메시지가 있다면?
A. 누군가에 의해서 자극받기보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합니다. 타인에 의한 자극은 상처가 될 뿐이에요.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가장 중요한 시기에 흔들리기 쉽습니다. ‘적성에 맞지 않는 과라도 일단 들어가서 전과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아주 위험합니다. 전과를 하려면 좋은 전공 성적이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학창 시절을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노느라 공부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말고, 공부만 하느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고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만 치열하게 고민하세요. 그리고 멋지게 성장한 여러분을 캠퍼스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674

 

   
▲ 진로진학의 고민 <나침반36.5도> 한 권으로 해결! www.365com.co.kr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