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노숙자 만드는 실리콘 밸리의 씁쓸한 이면

   
▲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

“구글(Google) 나가라!”

전 세계의 첨단 미래를 이끄는 미국의 혁신 도시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 미국이 자랑하는 이 도시에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대거 입주해 있어요.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삼성, SK같은 대기업들도 이곳에 진출해 있습니다. 그래서 IT분야에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도시’로 불리고 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언제부터인가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지역 경제를 이끄는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에게 ‘나가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도대체 실리콘 밸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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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청소년 진로 학습 인문 시사 매거진 <톡톡> 7월호에 수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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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밸리 아마존 건물

기술·혁신의 아이콘, 실리콘 밸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쪽 끝 산호세(San Jose)를 중심으로 퍼져있는 실리콘 밸리는 처음 실리콘 칩 제조 회사들이 많이 모여 만들어진 도시라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었습니다. 1939년 IT회사 HP가 이곳에서 창업된 후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이곳에 발을 들였습니다. 현재는 미국의 첨단산업 도시로 불리며, IT산업과 벤처기업들의 요람으로 명성이 높지요.

이곳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로 ‘스탠퍼드 대학교’가 지목되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들만 모이는 이 학교가 바로 근처라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실리콘 밸리에는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생들이 창업한 IT기업이 많다고 해요.

현재는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인 이베이(ebay), 포토샵·플래시 등으로 유명한 어도비 시스템스(Adobe Systems), 맥북·아이폰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애플(Apple),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Yahoo!)와 구글(Google),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Tesla) 등 수많은 세계적인 기업 본사가 위치해 있는 것으로 매우 유명하지요. 그래서 실리콘 밸리는 전 세계적으로 ‘기술과 혁신’을 상징하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뿔난 시민들, “IT기업 모두 나가주세요!”
이렇게 한 도시에 커다란 기업이 들어서면 보통 그 도시의 주민들은 환영하기 마련입니다. 왜냐고요?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이죠. 일자리가 늘어나면 지역 주민들이 직접 그 기업에서 일을 할 수도 있고, 외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 지역을 찾아오기 때문에 집값이 상승하거나 식당, 편의점 등 상가의 손님이 많아져 매출이 올라갑니다. 그럼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 지역 주민들의 생활수준도 함께 향상되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실리콘 밸리의 주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구글 꺼져라!’, ‘테크(tech)를 쓸어내라!’ 등 거친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말에 열린 시위에서는 실리콘 밸리 직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공유 전기스쿠터를 차도로 끄집어내 바리케이드를 쌓고, 구글·애플 등 IT회사로 들어가는 통근버스를 가로막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왜 이렇게 필사적으로 기업들을 내쫓으려고 하는 것일까요?
 

   
▲ 애플사옥과 노숙자

첨단 미래도시에 ‘노숙자’가 늘고 있다?!
‘지역에 기업이 들어서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된다.’ 우리가 공식처럼 여기는 이 말은 실리콘 밸리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실리콘 밸리에 거대한 기업들이 들어서면서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기는커녕 집을 잃고 노숙자 신세가 되었다고 합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에 따르면 5년 사이에 실리콘 밸리의 노숙자는 35%나 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집값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실리콘 밸리의 연 평균 소득은 13만 1,000달러, 약 1억 4,000만 원으로 미국 평균의 2배에 가깝지만 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집값은 평균 73만 2,800달러, 약 8억 원으로 5년 전보다 75%나 늘었기 때문입니다.
 

   
▲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텐트촌 '더 정글'
   
▲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텐트촌 '더 정글' 철거작업

높은 빌딩 아래 ‘정글’ 탄생의 아이러니
실리콘 밸리의 집값이 폭등한 이유는 바로 IT분야에 종사하는 고소득자들 때문입니다. 실리콘 밸리의 집값과 임대료는 여기로 들어오는 IT전문가, 기술자들의 높은 연봉에 맞춰서 폭등했으니까요.

따라서 택시 운전사나 식당운영 등 IT분야와 관련 없는 일을 하던 평범한 지역 주민들은 살인적으로 상승한 집값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IT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에게 높은 소득을 집중시키고, 애꿎은 주민들만 높아진 물가로 고통을 겪게 된 것이죠.

그래서 주민들은 결국 집을 버리고 거리로 나와 텐트 생활을 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실리콘 밸리의 높고 웅장한 빌딩 아래는 노숙자들의 텐트가 어지럽게 즐비한 텐트촌, ‘더 정글(The Jungle)'이 생겨났습니다.

몰아치는 IT발전의 역풍, ‘테크래시’
눈부신 산업의 발전 뒤에 숨은 어두운 그림자. 그것은 바로 극심한 빈부격차였습니다. 나날이 깊어지는 소득의 불평등이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고, 차가운 바닥에서 잠을 청하도록 한 것이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에 대해 “IT 기업들의 성공 이면에 ‘테크래시(tech-lash·기술을 뜻하는 tech와 역풍을 뜻하는 backlash의 합성어)’가 일어나고 있다”며 “IT 기업들이 일으키는 사회적 불평등에 눈감으면 더 큰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국 정부는 테크래시를 잠재울 뚜렷한 묘안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시에서는 노숙자들이 살아가는 텐트촌을 철거하며 삶의 터전을 빼앗고 있죠. 또 지난 5월에는 실리콘 밸리에 있는 기업들에 대해 직원 1인당 275달러, 약 30만 원의 세금을 걷도록 하고 있지만 이 방법도 역시 실리콘 밸리의 극심한 빈부격차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고소득 전문가들로 인해 하늘 높이 치솟은 물가와 이 때문에 노숙자가 되어 고통 받는 실리콘 밸리의 지역 주민들. 과연 어떻게 해야 이 극심한 빈부격차를 해결하고 모두가 행복한 실리콘 밸리를 만들 수 있을까요?


*사진 출처 : andrewahn.com , siliconvalley.com , voanews.com , hcn.org
*에듀진 기사 원문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837

 

   
▲ 안양대학교 입학처 https://goo.gl/BVZI0W
 
   
▲ 초등 진로 진학 시사 인문 교양지 <톡톡 매거진> www.365c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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