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슈퍼 그리드’로 하나 되는 아시아

   
 

석탄 및 석유 등 화석 연료의 고갈로 인한 문제는 예전부터 계속 거론돼왔다. 환경학자들은 짧게는 50 년, 길게는 200년 안에 화석연료가 모두 고갈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문제들을 안고 있는 화석 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전 세계는 ‘대체에너지 개발’에 힘쓰고 있다. 더 나아가 대체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만들고 그것을 국가끼리 공유한다는 ‘동북아 슈퍼 그리드’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전력이 부족한 국가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전력을 보충 받고, 반대로 여유 전력이 있는 국가는 그것을 수출함으로써 이득을 창출하는 것이다. 전력망 연계 사업으로 불리는 ‘동북아 슈퍼 그리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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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청소년 진로 학습 인문 시사 매거진 <나침반36.5도> 7월호에 수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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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 슈퍼 그리드 구상

아시아 이을 꿈의 벨트 ‘동북아 슈퍼 그리드’
‘동북아 슈퍼 그리드’란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 동북아 국가들의 전력망을 연결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수급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동북아 슈퍼 그리드의 최종 목적은 아시아 대륙 내 편중된 청정 에너지원을 공동 개발해 국가 간 전력망 연계를 토대로 전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태양광 자원이 풍부한 적도 지역, 풍력 자원이 넘쳐나는 극지 등 청정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은 대부분 전력 수요가 많은 곳으로부터 거리가 멀어 활용도가 떨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만일 슈퍼 그리드가 구축된다면 이처럼 낭비되는 청정에너지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구상 중인 동북아 슈퍼 그리드는 크게 두 개의 축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몽골과 중국의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가로축 연계, 그리고 시베리아와 러시아의 수력과 천연가스, 몽골 고비사막의 신재생에너 지를 이용하는 세로축 연계다. 이곳에서 생산된 전력은 초고압직류송전방식(HVDC)을 통해 전력 소모가 많은 한국, 중국, 일본으로 끌어올 수 있게 된다.

단계별 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1단계 러시아-북한-한국, 2단계 러시아-북한-한국-일본, 3단계 중국-한국을 잇는 순서로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해 동북아 슈퍼 그리드를 이끌고 있는 한국전력(KEPCO)은 사업이 성사될 경우,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슈퍼 그리드(Super Grid) | 정보통신기술과 전력망을 결합해 단일 국가의 경계를 넘어 다수를 연결한 거대한 규모의 전력 공급 체계
초고압직류송전방식(HVDC) | 교류로 생산된 전기를 고압의 직류로 전환해 송전한 다음, 이 전기를 받은 지역에서 다시 교류로 전환해 공급하는 방식
교류(AC) | 시간에 따라 크기와 방향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전류
직류(DC) | 전지의 전류와 같이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전류

 

   
▲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 손정의 회장과 만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전기로 통하는 아시아 구상한 손정의 회장
획기적인 동북아 슈퍼 그리드를 가장 먼저 제안한 사람은 바로 일본 최대 IT 회사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다. 손 회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REI(Renewable Energy Institute)라는 신재생에너지재단을 설립하고, 소프트뱅크 에너지 자회사인 SB에너지를 만들어 일본에 태양광발전소를 짓기 시작했다. 손 회장의 주도 아래 SB에너지는 현재 일본 내에서 32곳의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6곳은 건설 중에 있다.

지속적인 태양광발전 투자를 통해 손 회장은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 연결된 신재생에너지 전력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쏟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우리나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동북아 슈퍼 그리드 사업과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동북아 슈퍼 그리드의 핵심국가는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의 경우 논의 초기에는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자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전략의 일환으로 동북아 슈퍼 그리드에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2016년 푸틴 대통령이 동북아 슈퍼 그리드를 신동방정책 추진전략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정부 간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방대한 양의 신재생에너지를 가진 몽골은 소프트뱅크와 아시아개발은행 등과 협력해 일명 ‘고비텍 사업’이라고 불리는 고비사막에서의 태양열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국 또한 한국전력이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동북아 슈퍼 그리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대일로 |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의미하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현대판 新실크로드
신동방정책 | 러시아의 극동 지역 개발 정책
아시아개발은행 |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개발과 협력을 위해 설립된 국제지역금융기관

사업 최대의 변수는 북한, 일본
동북아 슈퍼 그리드는 친환경 에너지 환경을 구축할 목적을 가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한중일 정상 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슈퍼 그리드 산업을 언급할 만큼 강력한 추진 의사를 표명했다. 관련국가 대부분도 긍정적 의견을 표출했다.

하지만 동북아 슈퍼 그리드의 최대 변수는 바로 ‘북한’이다. 북한이 이 사업에 동의한다면 동북아 슈퍼 그리드의 전력망을 해상이 아닌 육로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력망 구축 시기도 앞당기고, 공사 단가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시간적 금전적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북한 역시 슈퍼 그리드 사업에 동참함으로써 전력공급을 원활히 받아 만성적 문제였던 전력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일본의 경우, 동북아 슈퍼 그리드의 설계자 격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만이 사업 추진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 일 정부와 산업계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동북아 슈퍼 그리드, 메가 프로젝트 되려면?
동북아 슈퍼 그리드는 꽤 오랜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논의 돼 온 사안이기 때문에 참여국들의 정책적 지원이 전제된다면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수의 국가가 참여하는 사업인 만큼 각 국가의 정치, 경제, 외교, 사회적 이해에 따라 다른 이해구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동북아 슈퍼 그리드 구축 전 관련국 간 공동의 발전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북유럽 슈퍼 그리드의 사례처럼 참여국 정부의 정책협력과 관련한 협정을 체결해 전력망 연계사업 추진을 위한 동력이 제공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여러 사항들을 조율할 전력사업자, 금융기관, 연구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전담기구 설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북유럽 슈퍼 그리드 | 2009년 북해 연안 국가(독일, 영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덴마크, 스웨덴, 아일랜드, 노르웨이)들이 2050년까지 3단 계에 걸쳐 추진 중인 슈퍼 그리드 사업 


*사진 출처 : koenergy.co.kr , thestreet.com , 산업통상자원부
*에듀진 기사 원문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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