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단 한 번, 칠석날만 만나는 게 말이 되나요?

   
 


지식Q&A

Q.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저희 부부가 아버지께 큰 잘못을 해서 떨어져 살게 됐어요. 게다가 일 년에 단 한 번 음력 7월 7일에만 만나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해도 조금 답이 없다고 느끼는 게 저랑 남편 사이에 은하수가 가로막고 있거든요. 엄청 멀죠... 저는 어떡하면 좋을까요? 답변 부탁드립니다ㅠㅠ

A. 저 까마귀인데요. 혹시 직녀님?
 


먼 거리 혹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사랑을 키워가는 ‘장거리 커플’의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이 커플은 조금 남달라요. 계산하기도 힘들 정도로 우주의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데다가 일 년에 단 하루밖에 만날 수 없는 운명이랍니다. 과연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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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청소년 진로 학습 인문 시사 매거진 <톡톡> 8월호에 수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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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노노! 판타지 ‘설화’
하늘나라에 사는 견우와 직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견우직녀’ 같은 이야기는 ‘설화’라고 부릅니다. 설화는 한 민족 내에 전해오는 신적인 존재에 관한 이야기 ‘신화’, 어느 특정 지역에서 바위나 연못, 고목 등 구체적인 장소나 인물에 얽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야 ‘전설’, 민간에서 전해오는 재미 위주의 이야기 ‘민담’ 등으로 구분됩니다.

설화는 누가 언제 지었는지 모르고 아주 오랜 옛날부터 조상님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이야기예요. 입에서 입을 거쳐서 이야기가 전해지다 보니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 내용을 군데군데 잊어버리거나 자기 마음대로 이야기를 보태기도 해서 처음과 내용이 달라지기도 해요.

설화 속 이야기는 일정한 형식을 가지고 전해졌어요. 일이 일어난 차례대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인물, 사건, 배경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엮어집니다. 그래서 설화가 소설의 토대가 됐다고 하죠.

설화 속에는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허황된 이야기가 많아요.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을 더욱 비범하게 보이게 하거나, 일어난 일을 특별한 일로 만들기 위해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로 꾸몄을 거예요. 또한 설화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원인과 결과가 분명하기보다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많아요. 갑자기 하늘에서 나타나거나 사라지는 식입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설화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전해 내려온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야기의 재미도 있겠지만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느끼고 배우는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설화에는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교훈이 녹아있답니다. 


■ 소설과 설화의 차이점

소설

설화
특정 작가가 있음

특정 작가가 없음
(여러 사람에 의해 지어짐)

글자로 기록됨(기록문학)

입에서 입으로 전해짐(구전문학)
현실적, 필연적 사건

비현실적, 우연적 사건

다양한 내용

권선징악적, 교훈적 내용


 

   
 

견우직녀 설화
견우직녀 설화를 읽기에 앞서 줄거리를 간단하게 소개할게요.

옥황상제의 딸 직녀는 하늘나라에서 비단을 가장 잘 만들기로 유명했어요. 옥황상제는 이런 직녀를 위해 하늘에서 소를 가장 잘 치는 견우라는 멋진 청년과 직녀를 짝지어줍니다. 서로를 본 순간 첫눈에 반한 견우와 직녀는 결혼 후 알콩달콩한 신혼생활을 보냅니다. 하지만 견우와 직녀가 사랑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자신들의 일을 게을리하게 되는데요.

견우와 직녀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옥황상제는 크게 노해 견우와 직녀를 은하수 양쪽에 각각 떨어져 살게 하고, 일 년에 딱 하루, 음력 7월 7일에만 얼굴만 겨우 보일 정도의 먼 거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죠. 그래서 부부는 매년 칠석만 되면 눈물을 펑펑 쏟았어요. 그런데 눈물의 양은 너무나도 많아서 지상에 사는 동물들이 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사태를 해결하고자 모여 회의를 한 동물들 중 까치와 까마귀들이 부부를 돕기 위해 칠석날 하늘로 올라가 부부가 만날 수 있도록 ‘오작교’가 돼 준답니다. 

본문 읽기


옛날 아주 오랜 옛날, 하늘나라에는 옥황상제와 여러 딸들이 살고 있었어요. 딸들은 하늘나라에서 나오는 예쁜 실로 아름다운 비단을 짜는 일을 했지요. 딸들 중에서는 베를 가장 잘 짜는 직녀(織女)라고 불리는 딸이 있었습니다. 직녀의 베 짜는 솜씨는 따를 사람이 없었어요. 직녀는 성실하고 마음씨 또한 자신이 만든 비단의 결처럼 고왔답니다. ‘찰그락 찰그락’ 직녀는 해가 지는 줄도 날마다 열심히 베를 짰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버지 옥황상제는 성실하고 예쁜 딸 직녀에게 어울리는 사윗감을 구해주기 위해 수소문하고 있던 중이었어요. 그러던 중 옥황상제와 직녀의 마음에 쏙 든 신랑감이 나타났어요. 바로 하늘에서 가장 소를 잘 친다는 견우(牽牛)라는 청년이었습니다. 견우와 직녀는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에게 반해 불꽃같은 사랑을 했습니다. 견우와 직녀는 그렇게 결혼하게 됐고 결혼한 뒤에도 알콩달콩한 신혼생활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

옥황상제는 처음엔 견우와 직녀를 무척 사랑했어요. 하지만 점점 못마땅하게 생각했죠. 직녀는 베짜기도 잊은 채 견우를 따라다니며 놀기 바빴고 견우도 빈둥빈둥 놀며 소를 몰고 대궐 꽃밭을 돌아다녔거든요. 두 사람은 너무 행복한 나머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잊고 게을러지고 만 거예요. 옥황상제가 몇 번이나 주의를 주었으나 둘은 행복에 취한 나머지 다시 게을러지곤 했습니다. 참다못한 옥황상제는 마침내 크게 분노하여 이들을 영원히 떼어놓을 결심을 하게 됩니다.

“여봐라! 견우와 직녀를 멀리 귀양을 보내어라. 견우는 동쪽으로 9만 리, 직녀는 서쪽으로 9만 리 떨어진 곳으로 각각 떠나게 하라! 단, 1년에 한 번 음력 7월 7일에만 서로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볼 수는 있다.”

마지막 이별을 하는 날, 견우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직녀의 손을 잡고 맹세를 했습니다.

“직녀님! 우리가 다시 못 만나게 되어도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저도요.”

직녀도 흐느껴 울며 대답했습니다. 견우는 소를 몰고 서쪽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직녀도 궁궐을 떠나 동쪽으로 힘겹게 발걸음을 뗐습니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져 갈수록 그들의 가슴은 더욱 찢어질 듯 아파왔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은하수라는 깊고 깊은 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살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1년이 지나 7월 7일이 됐습니다. 견우와 직녀는 1년 동안 서로 그리워하다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만나게 되었어요. 그러나 은빛 강물은 너무 깊고 거대했습니다. 견우는 강가에 나와 사랑하는 직녀의 이름을 목이 터져라 불렀습니다.

“직녀님!!!”
견우의 애타는 목소리는 강 건너 직녀의 귀에까지 가늘게 들려왔습니다.

“아! 견우님이다.”
직녀는 미친 듯이 강가로 달려갔습니다.
“견우님!!!”
직녀도 구슬프게 견우를 부르다 그만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가슴에 찬 이야기도 나눌 수 없어 둘은 서로 바라보며 눈물만 흘렸습니다. 이러다 날이 새면 각자 동쪽과 서쪽으로 헤어져야 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들은 이렇게 매년 만날 때마다 폭포수 같은 눈물을 쏟아야 했답니다.

한편, 땅 위에서는 해마다 칠월칠석만 되면 견우와 직녀가 흘린 엄청난 양의 눈물 때문에 짐승들이 살 수 없을 정도의 홍수가 났습니다. 집과 곡식들이 떠내려가고 동물들은 먹이가 없어서 굶어 죽어갔습니다. 참다못한 동물들은 모여 회의를 열었습니다.

“해마다 홍수를 겪으니 괴로워서 못 살겠소. 무슨 대책을 세웁시다.”
“견우님과 직녀님을 만나도록 해 줍시다. 그러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오.”
동물들은 저마다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때 까치가 날개를 퍼덕거리며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우리 까치와 까마귀가 날갯짓을 하며 줄지어 있는 동안, 견우님과 직녀님이 우리들 머리 위를 걸어가게 해서 만나게 하는 거예요.”
“훌륭한 생각이오!”
모든 동물들은 새들의 의견에 동의하며 크게 환호했어요.

이윽고 칠석날이 다가왔습니다. 땅에 사는 까치와 까마귀들은 일제히 은하수 강가로 날아들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날개를 맞대어 길고 튼튼한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일 년 동안 애타게 그리워하던 견우와 직녀는 까치와 까마귀가 만들어 놓은 ‘오작교’를 건너 얼싸안았습니다.
“직녀님!”
“견우님!”
두 사람의 눈에 기쁨의 눈물이 맺혀 반짝였습니다.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이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벌써 동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견우와 직녀는 곧 헤어져야 했습니다.
“직녀님 일 년이 지나야 또 만나겠네요. 이대로 함께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견우님 까치와 까마귀들의 도움으로 해마다 한 번씩 만나는 것도 다행한 일이어요.”
견우와 직녀는 까치와 까마귀들에게 거듭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부디 몸조심하세요.”
“그럼 안녕히 가셔요.”
견우와 직녀는 아쉬운 이별을 하고 서로 등을 돌려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두 사람은 자꾸 뒤를 돌아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일이 있고부터 칠석날에는 홍수가 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두 사람이 반가워 흘리는 눈물 때문에 부슬부슬 이슬비만 내리게 되었습니다. 또, 해마다 칠석날이 지나면 까치와 까마귀들의 머리털이 빠지곤 하는데요. 이것은 견우와 직녀가 머리를 밟고 지나갔기 때문이라고 전해지고 있답니다.
 

 

   
 

견우직녀 이야기의 또 다른 버전이 있다?
앞서 말했듯 설화의 가장 큰 특징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구전문학’이라는 점입니다. 바로 옆 친구에게 들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때도 온전한 내용으로 전하지 못할 때가 많은데, 아주 오랜 세월을 거치며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진 이야기가 본래 내용과 완전히 달라지는 일은 당연한 일이죠.

견우직녀 설화도 내용이 조금씩 바뀐 상태로 전해져 왔는데요. 이 설화의 큰 흐름은 ‘견우와 직녀가 사랑에 빠졌으나 벌을 받아 서로 멀리 떨어지는 벌을 받았고, 칠석날 까마귀와 까치가 오작교를 만들어줘서 둘을 만나게 했다’입니다.

하지만 직녀가 옥황상제의 손녀였다든지, 옥황상제의 외동딸이었다는 등 아주 소소하게 바뀌는 것부터 견우가 직녀를 사로잡기 위해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처럼 옷가지를 숨겨두었다거나, 견우와 직녀가 첫눈에 반했지만 집 안의 반대로 결혼하지 못하고 쫓겨나는 등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변모하기도 한답니다.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닌 ‘설화’
하나의 콘텐츠를 가지고 만화, 영화, 드라마, 게임, 음반,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져 부가가치를 무한대로 늘리는 효과를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 OSMU)’라고 부릅니다. 재미있는 웹툰이 드라마로, 영화로,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대표적인 예죠. 그리고 이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바로 옆 나라인 일본입니다.

OSMU를 보면 하나의 중심 이야기, 핵심 아이디어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져오는 지 알 수 있어요. 따라서 문화콘텐츠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콘텐츠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미 아주 많은 설화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 있어요. 이를 우리만의 감성으로 잘 풀어낸다면 대한민국도 세계 속 문화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될 거예요.

변모(變貌) | 모양이나 모습이 달라지거나 바뀜. 또는 그 모양이나 모습
부가가치(附加價値) | 생산 과정에서 새로 덧붙인 가치

 


생각플러스+

1. 오작교의 일원인 까치 한 마리는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그것은 바로 탈모! 일 년에 딱 한번만 머리를 밟고 지나간다고 해서 참여한 건데, 그 때 빠진 머리가 다시 회복되려고 하면 또 밟혀서 빠지고, 빠지고…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점점 대머리가 되어 가는 것 같아서 불안합니다. 까치의 머리가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좋은 방법 어디 없을까요?


2. 견우직녀 설화를 다른 장르로 만든다면? 만들고 싶은 분야에 동그라미를 쳐 보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전개해 나갈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분야: 드라마, 영화, 웹툰, 게임, 기타:
내용 전개 방법:


(예시- 견우직녀 설화를 게임으로 만들 것이다. 게임의 내용은 견우와 직녀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은하수 물을 퍼내는 것이다. 물을 퍼내기 위해서는 각종 퍼즐과 수학문제를 풀어야 한다.)
 




*사진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에듀진 기사 원문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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