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보다 무서운 ‘금융맹’ 되는 것을 막아라!

   
 


1. 귀하가 백만 원을 연이율 2%의 비과세 저축성예금에 저축한 후 추가적인 입금과 출금이 없다면 1년 뒤 동 계좌에는 몇 만원이 남아있겠습니까?

답 :

2. 1번 문항의 비과세 예금계좌에 백만 원을 복리이자로 5년 동안 입금해 둔다면 5년 후에 동 예금계좌에는 얼마의 금액이 있겠습니까?

110만원 초과
정확히 110만원
110만원 미만
주어진 정보로는 계산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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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청소년 진로 학습 인문 시사 매거진 <나침반36.5도> 9월호에 수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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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이 문제를 풀 수 있었는가? 위 문제는 경제·금융 교육 방향을 수립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금융이해력을 비교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2016년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실시한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출제됐던 문제다.
 

 
     
▲ 성별·연령별 금융이해력수준
 
   
▲ 금융이해력 최소목표점수 충족 분포비중


만 18~79세 성인 1,820명을 대상으로 총 18개 문항에 대해 조사한 결과, 한국은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66.2점을 획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64.9점보다 소폭 높았으며, 17곳 중 9위에 올라 금융이해력 수준이 중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청년층과 노년층에서 금융이해력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30~50대는 OECD가 설정한 최소목표점수 66.7점을 넘어서는 응답자 분포비중이 최소 50% 이상이지만, 29세 이하는 38.5%, 60대 42.4%, 70대 22.5%에 그쳤기 때문이다.

‘금융’ 모르면 생존 불가능한 시대
금융이해력 조사는, 대출이자·분산투자·원리금 계산 등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보는 ‘금융지식 조사’, 적극적으로 저축하는지, 자신의 상환 능력을 따져본 뒤 물건을 사는지를 가늠해보는 ‘금융행위 조사’,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는지를 보는 ‘금융태도 조사’ 등 세 가지 분야로 이뤄진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성인부터 만 29세까지를 포함하는 20대는 세 가지 조사에서 모두 OECD가 제시한 최소목표점수를 넘어서지 못했다. 목표 점수에 미달한 이들의 비중이 61.5%에 달해 금융이해력이 60대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금융이해력이 낮은 게 무슨 문제가 되는 것일까? 1987년부터 2008년까지 19년 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을 역임하며 세계 경제를 호령한 앨런 그린스펀은 이렇게 말했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문맹보다 더 무섭다.”

‘금융 문맹’이라는 단어는, 1990년대 미국 경제가 사상 최장기 고성장을 지속하는데도 저축률 저하, 민간부채 증가, 개인파산이 급증하면서 사회 문제가 심화됐는데, 이 원인이 돈의 관리 방식을 모르는 데서 문제에서 왔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부터 사용됐다.

그린스펀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원인으로 ‘금융 문맹이 많은 현실’을 꼽기도 했고, 2011년 당시 미 연준 버냉키 의장도 의회에서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근 경제 위기는 금융이해력과 합리적 금융 의사 결정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라고 말했다.

금융 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
문명사회에서 글자를 모르면 상당히 많은 삶의 불편을 떠안아야 한다. 이에 우리는 글을 모르는 이들에게 교육을 해 문맹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금융을 모르는 것을 문제 삼는 이는 드물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당장 오늘 먹을 음식과 잠자리를 구할 수조차 없어, 정말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또한 이제는 명문대를 졸업해도 양질의 일자리를 얻어 돈을 많이 벌고, 권력과 명성을 갖는다는 보장이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성공 루트는 매우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굳이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고시를 치르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삶을 풍요롭고 안락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그러지 않아도 금융이해력이 낮은 상황에서 취업난에 허덕이다 보니 일단 청년들이 필요한 돈을 빌려놓고 제때 갚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학자금대출 이외 다른 대출도 받은 25세 전후 다중채무자의 채무 연체율은 6%대로 높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25세 이하의 채무연체율도 5%로 다른 연령대보다 연체율이 월등히 높다. 20대 때부터 대출을 연체해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계속해서 높은 이자율에 허덕일 수 있다. 신용등급은 한 번 떨어지기는 쉬워도 올려놓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스펙을 쌓기 위해 지금 당장 독서실에서 토익 공부를 하는 것 이상으로 금융과 경제 공부를 필수로 해야만 한다. 이는 우리가 많은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에듀진 기사 원문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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