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성의 우등생보다 스마텔리트(SmartElite)

여의도에 있는 모 언론사의 신입사원 공채과정에서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는데요. 지원자의 이력서를 감추고 면접만을 실시해서 채용하기로 하였답니다. 이 언론사의 속사정은 종래처럼 명문대 출신이나 스펙 위주로 선발한 사원들이 입사 이후에는 기대했던 것만큼 업무역량 수준이 높아지지 않아 고민이었다는데요. 그래서 출신학교나 스펙 등의 선입견을 없앤 상태에서 진정으로 회사에 맞는 인재를 변별해보자는 결정을 하였고, 그 채용결과가 초유의 관심거리가 되었답니다. 드디어 면접점수를 종합해서 합격자를 결정한 후 그들의 이력서를 확인하였는데, 놀랍게도 합격자의 3분의 2가 명문대 출신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인사부서에서는 당황하였지만 계획대로 채용을 실시하였고, 이 사건은 직원 모두를 바짝 긴장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 제82회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사진제공=뉴시스>

이제 기업의 채용기준이 확연히 변모하고 있습니다. 과거 해외토픽 뉴스에서나 봄직한 이채로운 채용조건이나 방식들이 국내 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아실 텐데요. 이미 국내 4대 그룹을 중심으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까지 그 변화에 발맞추고자 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채용기준의 큰 변화의 중심은 사회성-감성을 포함한 ‘인성’에 모아져 있습니다.

과거에 채용조건의 중심이 되었던 학력, 학점, 토익점수, 해외연수, 공모전 참여와 봉사활동 등의 스펙이 이제는 중요한 조건에서 멀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113개 주요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가 스펙보다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94.7%가 스펙중심의 서류전형을 줄이고 면접전형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 보니, 선발방식도 외적 조건보다 내적 조건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들도 개발되고 있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 ‘인성’을 키우기 위해 무엇을 감안해야 할까요?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인성’을 또 하나의 공부과목으로 여겨서는 곤란합니다. 스펙이 기업채용의 중요한 요건이었을 때, 구직자들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어디에 활용하는지도 모른 채 무조건적인 외형 갖추기만을 하는 폐단이 많았습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스펙이 좋아도 탈락하는 사람은 대부분 이러한 경우라고 입을 모읍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성’ 또한 학교나 사설기관에서 간접적 윤리교육 시간을 통해 배운 뒤, 시험문제에 답을 다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자칫 공염불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성교육과 관련한 많은 실험과 연구결과에서도 인성교육 실패의 원인이 여기서 발견되고 있
습니다. 인성교육은 실생활을 통해서 직접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여러 과목을 통해서 병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직접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행동을 통해서 학습되어야 하고, 이것은 학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생활습관이나 여가활동 등에서 구체적으로 학습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인성은 말과 신념으로써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으로써만 정의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일부 지도자의 비윤리성의 사례를 말과 행동의 불일치에서 발견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성공적인 인성교육의 방법은 어떤 것일까요? 인성교육 성공의 핵심은 바로 ‘모델 되어주기’입니다. 아이들은 좋은 모범을 보면서 행동을 교정하고 실제 실습을 통해서 배우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가정에서는 부모님이 멘토로서 모범을 보일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인성의 요건을 학습시켜도 곁에 있는 사람의 행동이 그것과 일치하지 않을 때, 인성교육의 특성상 그 자체가 흔들려 의미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성교육은 ‘내가 무엇을 하는가?’ 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라는 문제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가르치는 사람의 행동과 태도가 인성교육 그 자체이기 때문에, 학교의 몇몇 선생님이 책임지는
인성교육과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는 일선의 선생님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또한, 가정에서도 인성교육은 학교의 선생님이 책임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학교에서 아무리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인성교육을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력을 가진 부모님이 협력하지 않는다면 실패에 부딪히게 됩니다. 효과적인 인성교육의 관건이 바로 학교와 가정의 상호협력이라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모범적인 행동에서 더 긍정적인 행동의 강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인성교육은 아이들이 배워야 할 교과목이 아닙니다. 인성교육은 선생님, 부모님 스스로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지 인생의 여러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해답을 찾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바로 나 자신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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