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학년, 1학기 동안 1년치 분량 사회 교과서 배워야…학교 현장 혼돈
올해 6학년, 1학기 동안 1년치 분량 사회 교과서 배워야…학교 현장 혼돈
  • 한승은 기자
  • 승인 2019.02.27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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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교육교사모임 "새 교육과정, 한 학년씩 적용해야"
   
 

새롭게 개정된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대한 기대가 무색하게 일선 학교에는 시작부터 실망과 혼돈이 가득하다. 2월 중순에 도착해야 할 새 교과서가 2월 말이 돼서야 교사와 학생들에게 전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학습한 5학년 학생들이 6학년이 돼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교과서로 공부하게 되면서, 과거 교육과정과 현재 교육과정 사이의 학습내용에서 중복과 누락이 발생하게 된 점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6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5학년 2학기와 6학년 1학기에 걸쳐 최소 102시간의 한국사를 배우도록 편성돼 있다. 그런데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이것을 한 학기로 축소해 5학년 2학기에 모두 몰아서 배우도록 하고, 6학년 1학기에는 정치와 경제를 배우도록 바꿔 놓았다.

그 결과 2018년 5학년 2학기에 한국사의 전반부만 배운 예비 6학년 학생들은 6학년 1학기에 임진왜란 이후부터 근현대사까지의 한국사 후반부를 배우지 못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해야 할 상황이 됐다. 

6학년 1학기 사회, 졸속 짜깁기에 1년치 분량으로 늘어나
교육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 개정된 6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에 급조한 한국사를 한 단원 끼워 넣어 임시 교과서를 만들어 배포했다. 그 결과 6학년 1학기 사회교과서는 1년치 분량에 가까운 방대한 내용의 교과서가 됐다.

교육부가 제시한 이행 조치는 44차시로 편성된 개정 교과서에 22차시 한국사를 추가해 운영하라는 것이다. 늘어난 22차시 분량에 대해서는 정치 단원에서 3차시를 빼고, 경제 단원에서 8차시를 빼서 11차시를 확보하고, 나머지 11차시는 알아서 조정하라는 식이다.

이에 대해 교사단체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문 한 장으로 할 일을 다 했다는 식의 책임 회피용 이행 조치를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어떻게 임진왜란 이후부터 근현대사까지의 역사를 22차시에 가르치고 배울 수 있나"라고 반발했다.

교육과정 개정 때마다 반복되는 땜질처방
교육과정이 졸속 개정돼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이 5-6학년에 적용된 첫해였던 2015년에도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6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가 5학년 때 배웠던 내용과 삽화, 지문, 질문 등이 40쪽이나 중복돼 재탕 교과서라는 비판을 받았다.

2011년에는 6학년 1학기에 배우던 한국사를 5학년 1학기와 5학년 2학기로 확대 편성하면서 당시 6학년 학생들이 한국사를 전혀 배우지 못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된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교육부는 한국사 관련 내용으로 6학년 1학기 교과서를 급조한 적도 있었다.

이처럼 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중복과 누락에 따른 문제가 지속적으로 초등학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두 학년을 묶어서 현장에 적용하는 방식 때문이다. 즉 1-2학년 동시적용, 3-4학년 동시적용, 5-6학년 동시적용으로 인해 새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첫 해에 짝수 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교육과정 내용의 중복, 누락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새 교육과정이 적용될 때마다 이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는데, 이런 혼란을 야기한 연구자나 실무 담당자 중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새 교육과정, 한 학년씩 적용해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교육부에 시급한 조치를 요구했다. 먼저 정책과 제도의 희생양을 양산하며 무책임한 교육과정 개정을 주도한 교육부 담당자와 사회과 교육과정 개정 책임자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또 새 교육과정을 두 학년씩 묶어서 적용하는 현행 개정 방식을 폐기하고, 한 학년씩 차례로 적용해 이행 조치나 임시교과서가 필요 없는 교육과정을 만들것을 요구했다. 

끝으로 2019학년 6학년 사회 교과서는 기존 교육과정과 교과서로도 수업이 가능하도록 이행 조치를 변경하고,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교육과정위원회에 현장교사의 참여를 대폭 확대할 것을 강조했다.

* 사진 출처: 라온초 한빛나래도서관 [사진 제공=전남교육청]
*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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