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어떤 존재이기에 이렇게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일까

교육가들에 따르면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 중에서 한 명의 친구라도 있었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학교생활을 더 잘 견뎌냈다. 같은 언덕길이라도 친구와 함께 걸으면, 혼자 있을 때보다 경사가 완만하다고 느끼는 실험결과도 있다. 가족이 해줄 수 없는 부분을 친구가 메우는 정서적인 위안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진짜 내 편은 정서적인 위안만이 아니라, 자아 형성과 지적 성장에 커다란 작용을 한다.

관심은 없지만, 친구가 좋아하는 공연 티켓을 구하기 위해 장시간 함께 줄을 서준다. 친구의 생일 파티 준비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자신이 겪은 일이 아닌데 같이 분노하고, 어려움이 생기면 도움을 주려고 애쓴다. 사람들은 아무 대가가 없는데도 친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수고를 감내한다.

친구는 어떤 존재이기에 이렇게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일까.

책 '깊이 있는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실시한 흥미로운 실험을 예로 들며 우정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실험자가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횟수에 따라 일정한 금액을 보상해주면서, 보상받는 사람이 본인, 친척, 친구였을 때 각각 횟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친구가 받을 차례가 되었을 때 가장 열심히 했다. 다른 관계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가 친구에게 가장 헌신적임을 보여준 것이다.

칼린 플로라는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맺는 모든 관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관계는 바로 '우정'이라고 말한다.

사랑에 빠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친구를 보자마자 우리는 본능적으로 서로를 알아보며, 관계를 맺고 난 후에는 서로에게 헌신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유년 시절에 친구를 만나고, 사귀고,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타인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터득한다. 가족, 연인보다 더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사람이 친구였던 것이다.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나와 비슷해서 혹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가진 사람을 보면서 기본적인 언어습관부터 즐겨듣는 음악, 주로 하는 행동을 따라하고 닮아간다.

또 친구는 미래의 목표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친구는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동기를 심어주는 존재다. 그리고 관계가 깊어질수록, 진정성이 있는 사이일수록 더 큰 힘을 주고받는다.

'깊이 있는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친구의 영향력, 진정한 관계의 고찰과 더불어 현대인이 겪는 관계 맺기에 대한 고민을 최신 실험과 사례, 예술·과학계의 에피소드를 통해 친절하게 알려준다. 강유리 옮김, 296쪽, 1만4000원, 웅진지식하우스
 

   
▲ '깊이 있는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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