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사교육비…“원인은 3년 연속된 불수능”
천정부지 사교육비…“원인은 3년 연속된 불수능”
  • 박지향 기자
  • 승인 2019.03.19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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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높을수록 수능 선호
킬러문항·선행학습이 학교교육 망친다
수능 시험을 기다리는 수험생 [사진 제공=경기교육청]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고등학생 사교육비 폭증의 원인이 교육부의 불수능 정책에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부가 2015년 ‘수능 출제오류 개선 및 난이도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며 만점자를 방지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 사교육비 폭증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2016년 이후부터 학교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고난도 문제가 수능에 집중적으로 출제되기 시작했고, 그 여파로 최근 3년간 고등학생의 사교육비가 36%나 증가하는 결과를 맞게 됐다는 것이다. 

앞서 3월 12일 교육부와 통계청은 ‘2018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9.1만원으로, 전년대비 1.9만원이 올라 사교육비가 폭증했음이 확인됐다. 특히 고등학교 급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평균 증가액의 2배에 가까운 3.6만원으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고교 사교육비는 2016년 고교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전년대비 2.6만원 오르면서 폭증하기 시작했다. 당시 고교 사교육비 폭증의 주요 원인은 고교의 수업과 평가를 혁신하지 않은 채 대입에서 고교내신 비중이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박근혜 정부는 정권 초기에 공교육 정상화 및 대입 간소화라는 기조 안에서 학생부를 강화하는 정책을 펼쳤고 학교교육 혁신을 약속하며 교육과정을 개정했다.

하지만 과거 교육과정에 맞춰져 있던 수능과 고교내신 제도는 전혀 손보지 않은 채로 시간만 끈 통에, 제도와 현실이 따로 노는 불합리한 상황이 불거진 것이다. 

실제로 학생부 중심 전형은 2014년도 44%, 2015년 55%, 2016년 57%로 증가했다. 2016년 사교육걱정과 당시 유은혜 국회의원이 공동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학생들이 이용하는 사교육 상품 중 내신 대비 사교육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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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난도와 사교육비 증가율은 비례 
사교육걱정은 “박 정부는 급기야 쉬운 수능 기조를 포기하고 2016학년도부터 불수능을 실시하며 사교육비를 폭증시키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거기에 문재인 정부 역시 이전 정부와 같은 대입정책 기조를 외치고는 있지만, 수능을 옹호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수능전형 비율을 늘리고 불수능 기조와 영어 절대평가 취지를 왜곡하는 수능 출제를 시행해, 역대급 고교 사교육비 폭증 대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교육걱정은 “2018년 고등학교 사교육비가 전년대비 3.6만원이 오른 32.1만원으로 가장 높은 것은 계속된 불수능의 영향에 지난해 8월 확정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가 사교육 유발 요인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사교육걱정은 2011년 이후 수능 난이도 변화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수능의 난도와 사교육비 증가율이 서로 비례 관계에 있음을 통계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영어와 수학의 경우 2016년까지 만점자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사교육비 증가율은 둔화됐으며, 이후 만점자의 비율이 낮아질수록 사교육비 증가율은 높아지는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국어는 2015년까지 사교육비에 큰 폭의 변화가 없다가 2016년 이후 2,400자 이상의 지나치게 길이가 긴 새로운 문제 유형이 등장하면서 만점자 비율이 0.3% 내외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사교육비가 2015년 1.8만원에서 2018년 3.5만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하고, 국어도 사교육이 필요한 과목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영어 사교육비는 절대평가의 도입으로 2017년 증가세가 멈추었다가, 절대평가 도입 취지와는 반대로 2018년 모의고사 및 수능에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해 1등급 비율이 5% 내외로 매우 낮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2018년 다시 급증했다. 

영어 사교육비와 만점자 비율 비교 영어 사교육비 증가율은 전년도 대비 증가율이며 영어 난이도와 비교를 위해 증가율×30으로 보정한 것임[자료출처  통계청
영어 사교육비와 만점자 비율 비교 영어 사교육비 증가율은 전년도 대비 증가율이며 영어 난이도와 비교를 위해 증가율×30으로 보정한 것임 [자료 출처=통계청]

사교육걱정은 이처럼 국영수 주요 과목의 수능 시험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간 이유는 2015년 교육부가 ‘수능 출제오류 개선 및 난이도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만점자 방지의 기조를 내세운 데서 기인한다고 봤다. 

이를 실현하는 방안으로 수능에서 소위 말하는 킬러문항을 출제했기 때문이다. 킬러문항의 등장과 수년째 이어진 불수능으로 인해 사교육비 급증세가 끝없이 이어지게 된 것으로 사교육걱정은 분석했다. 

사교육걱정은 “수능 수학 킬러문항 3~4개는 150분에 6문제를 푸는 일본 동경대 본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며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 때 이 킬러문항을 포함해 100분에 30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교육계에서는 중학생의 사교육비를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이 선행학습에 있다고 보고 있다. 고교에서 1~2학년 때 수학 6과목 진도를 다 나가고, 고3 때는 EBS 수능 연계 교재 두 종류 4권을 푸는 식으로 수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중학생들을 선행학습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사교육걱정은 “고3 2학기 한 과목이라도 수능 시험 범위에서 제외하면 중학생들의 고교 수학 선행학습 수요는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상적인 학교교육에서 대비할 수 없는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게 되면 학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교육이 시장에 맡겨지면 높은 소득을 가진 사람이 유리해 지는 것은 비단 교육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여론조사에 의하면 소득이 높을수록 수능 성적을 대학입학전형 요소로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소득이 낮을수록 사교육으로 대비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인성봉사나 특기적성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 대입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하는 것은?(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

월 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수능을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출처: 한국교육개발원 2018.03 조사

대학서열화로 인한 과도한 입시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입정책마저 수능 확대로 기울고 있는 지금, 시간이 지날수록 사교육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교육계는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와 미래인재 육성이라는 교육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대입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부가 킬러문항과 불수능이라는 오답지를 더 이상 제출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 사진 설명: 수능 시험 시작을 기다리는 수험생 [사진 제공=경기교육청]
*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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